[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모델 이현이, 배우 박재민, CEO 및 방송인 정재호 세 명의 DJ가 함께하는 '킹스스피치' 팟캐스트 방송이 '말'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킹스스피치'는 아이스 브레이킹 고수되기, 면접 꿀팁, 연애 코칭 등 상황별 효과적인 스피치 솔루션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팟캐스트 팟빵과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다양한 사연, 여기에 세 사람의 재치있는 진행이 더해져 청취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만난 이현이, 박재민, 정재호는 말 잘하기로 소문난 이들답게 차분하면서도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갔다.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건 새로운 일을 전혀 시도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다." 정재호가 자신의 좌우명으로 꼽은 우디 앨런의 말처럼, 세 사람은 모두 새로운 도전 앞에 주저함이 없었다. 개인적인 도전과 고민, 그리고 '킹스스피치'로 이루고 싶은 포부까지.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 이현이 #톱모델 #이대 엄친딸 #워킹맘 #"그럴 수도 있지"


"23세에 모델로 데뷔한 게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그전까진 스스로 갇힌 사회에 살았던 거 같아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모델이 되면서 시야가 확 넓어졌어요."


깔끔한 진행 실력뿐 아니라 많은 지식으로 각종 토크쇼에서 MC로 활약 중인 이현이. 슈퍼모델로 데뷔해 세계 시장에서 활동하며 대한민국 톱모델로 우뚝 선 그는 결혼 이후에는 예능으로 활동범위를 확장, 방송을 종횡무진하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인터뷰 내내 이현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는 특유의 차분함과 여유로움이 묻어 나왔다. '그럴 수도 있지.' 그의 좌우명 역시 이현이와 닮아 있었다. "그래서 별로 화나는 일이 없어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죠."


학창시절 '모델'과는 전혀 거리가 먼 모범생이었다던 그는 이화여대 경제학과 출신 엄친딸이기도 하다. 대학시절, 우연히 신청한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상을 하게 되며 모델로 데뷔, 국내에서 모델로서 성공한 이현이는 해외 컬렉션에도 진출하게 됐다.


아무도 몰라주는 해외 무대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이현이는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인종차별'을 이야기했다. "언어 때문에 힘들 거라 생각하지만 전문적인 게 아닌 일상 대화 정도라 큰 무리는 없었어요. 다만 당시만 해도 유럽에서 인종차별이 굉장히 심했어요. 오디션을 위해 2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렸는데, 캐스팅 디렉터가 나와서 'No, Asian(아시아인은 안돼)'이라며 돌려보낸 적도 있어요. 또 저를 앞에 세워놓고 이탈리아어, 프랑스어로 험담하기도 했죠.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데, 솔직히 기분이 상했죠."


외형을 중요시하는 모델에게는 결혼과 출산이 직업적인 측면에서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현이는 결혼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수의 뷰티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 MC로 활약 중인 그에게 본인의 매력이 뭐라 생각하냐고 묻자 "대본을 틀리지 않고 잘 읽어서?"라는 겸손한 반응이 돌아왔다.


이현이에게도 '워킹맘'으로서 고충은 있었다. "체력, 시간 같이 물리적인 제약보다 부모로서 책임감같은 정신적인 제약이 더 힘들 때가 많아요. 전 생각도 행동도 굉장히 자유로운 사람인데 워킹맘이 되다 보니 '내가 엄마로서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지, 이런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방송을 선택할 때도 '엄마로서 이런 프로그램은 하지 말아야지' 스스로 검열하는 게 많아졌어요."


◇ 박재민 #해설전문가 #데뷔 10년 #만능 엔터테이너 #서울대 #진짜사나이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다. 뛰어난 운동실력과 말솜씨는 물론 성악과 연기, 비보잉까지. 정말 다양한 재능과 끼를 갖춘 박재민. 최근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경기 해설로도 화제를 모았다. 서울시 스노보드 선수로도 활약했고, F.I.S 국제스노보드연맹 국제심판 자격증을 가진 박재민은 평창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전종목 해설을 맡아 맹활약했다. 전문적인 지식과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재치 넘치는 입담과 에너지, 그리고 귀에 쏙쏙 박히는 경기 해설을 선보이며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그는 '킹스스피치' 첫 방송에서 "대표작이 올림픽인 배우 박재민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청취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올해 데뷔 10년 차인 그에게도 평창 동계올림픽은 특별했다. "스스로 약간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시기였어요. '더 이상 난 보여줄 게 없나 보다' '내 한계인가'란 생각이 들 때 올림픽 중계를 통해 저도 몰랐던 가능성을 발견하고 놀랐어요. 더 개발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근 MBC'진짜사나이300' 백골부대 편에 출연해 강철 체력으로 단숨에 에이스에 등극한 그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4년 전 KBS2'출발 드림팀'에서 육군3사관학교를 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저랑 마지막까지 결승전에서 대결했던 친구가 있는데, 그분이 백골 부대 소대장으로 와있더라고요. 세상 진짜 좁지 않나요?"라며 웃었다.


서울대학교에서 체육 교육학을 전공, 남다른 운동신경을 겸비한 박재민이지만 그도 건강 문제로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다. "제가 스물한 살 때 다리 수술을 크게 한 적이 있어요.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될 수도 있는 상황까지 왔었죠. 세상에서 제일 건강하다고 믿었던 난데 한쪽 다리 없이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받아들이질 못했어요.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지만 그때 중환자실에 누워서 혼자 눈물을 흘리며 '삶'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연기자 박재민'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본인의 이름보다 극 중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기하다 보면 '내가 남을 것이냐, 극 중 인물이 남을 것이냐' 두 가지 기로에 서는 거 같아요. 인간 박재민보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남겨 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길에서 누군가가 저를 봤을 때 '박재민이다' 말고 캐릭터 이름으로 불려보고 싶어요. 연기자로서 최고의 순간이 아닐까요."


◇ 정재호 #'하시2' 착한 관종 #T.M.T #UC버클리 조기졸업 #유튜버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채널A '하트시그널2'에서 특유의 친절한 매너와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정재호는 방송 이후 IT기업의 젊은 CEO로서 활약할 뿐 아니라 최근 에스팀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대중들 앞에 서게 된 지금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 말하는 정재호. 사업가이자 방송인으로서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충실히 하고자 잠을 줄여가며 꿈을 펼치고 있다는 그의 표정에선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제일 먼저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는 '예능'입니다. 그중에서도 tvN'문제적 남자' '대탈출'처럼 문제풀이를 해야 하는 예능들이요.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최근 단편 드라마 형식의 광고를 하나 찍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하트시그널2' 방송 출연 이후 갑작스럽게 쏟아진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그는 "저보단 가족들이 더 걱정을 많이 했죠. 방송이 나간 후 욕먹으면 어떡하나…. 결론적으로, 나가길 정말 잘한 거 같아요"라며 스스로를 '착한 관종' 'T.M.T(투 머치 토커)'라 칭하기도 했다.


미국 UC버클리에서 경영과학과 산업공학을 조기 졸업한 재원인 정재호는 꾸준히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 또한 진행해 오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해주냐는 물음에 그는 "무모한 도전을 많이 해보라고 해요.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건 새로운 일을 전혀 시도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에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걸 해봤으면 좋겠어요. 어리니까 용서되는 게 있잖아요"라고 답했다.


사실 정재호에게도 '방송인'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아버지께서 교수님이셔서, 집안 자체가 학구열이 강한 편이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으로 대학을 갔죠. 그때 LA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SBS'K팝스타' 오디션을 보게 된 거예요. 비록 떨어졌지만 운이 좋게 한 소속사에서 연락이 와서 1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드디어 꿈을 잡을 수 있는 때가 왔다고 생각해 아버지를 설득, 휴학까지 하고 보컬과 춤 연습에 매진했죠."


당시 소속사에서는 UC버클리를 자퇴하고 연습생 생활을 할 것을 제안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결국 입대, 서울경찰홍보단에 있으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연예인의 꿈을 펼쳤다. 대학 졸업 후에는 '세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새로운 포부를 안고 스타트업을 시작한 정재호. 그러나 방송인으로서의 꿈은 여전히 포기할 수가 없었다. "'하트시그널2' 출연 제의를 받고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어요. 아직 대중의 관심을 받은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방송 쪽 일은 정말 뭘 해도 행복해요."


정재호는 '아스테라' 라는 IT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촉망 받는 청년 사업가이기도 하다. '아스테라'는 생체데이터를 측정한 사용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강증진 플랫폼. 그는 스타트업에 도전하려는 청년들에게 "본인이 느끼는 세상의 불편함이 있고, 그 불편함을 공감해줄 사람들이 충분하다면(시장이 있다면) 그 불편함을 견디지 말고 직접 해결해보세요! 그게 스타트업이, 그리고 여러분이 해야 할 일입니다"라며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SNS를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을 해오고 있는 정재호는 '유튜버'로서의 욕심도 드러냈다. "아직 유튜브 채널을 열진 않았지만 '상담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어 계획 중이에요. 정답은 못 주더라도 힐링이 되는 말들을 해줌으로써 마음이 편해지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벌써 사연들도 많이 받았어요. 기대 많이 해주세요."


끝으로 그는 그룹 레드벨벳에 대한 남다른 팬심을 전하기도 했다. "정말 팬이에요. 에스팀에 들어오면서 레드벨벳의 실물을 영접하는 꿈에 한걸음 가까워진 느낌이에요.(웃음)"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정하은기자 jayee212@sportsseoul.com , 에스팀 제공

영상 편집ㅣ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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