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1루수 골든글러브 차자한 박병호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히어로즈 박병호가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히어로즈 박병호(32)가 타격폼을 바꿔 홈런왕 탈환에 나선다.

박병호는 “스탠스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민했는데 스탠스를 조금 열어 놓고 타격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겨울 개인훈련 때 수정해서 내년 스프링캠프가 끝나기 전까지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KBO리그로 돌아온 박병호는 종아리 부상 등으로 113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4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명불허전임을 과시했다. 부상없이 전경기 출장했다면 55개의 아치를 그려낼 수 있는 폭발적인 페이스였다.

크로스 스탠스에서 왼팔을 몸에 최대한 밀착한 상태로 몸쪽 공을 공략하는 특유의 몸통스윙은 박병호의 전매특허였다. 히어로즈로 이적한 2011년 66경기에서 13홈런을 때려낸 뒤 풀타임으로 전환한 2012년부터 5시즌 동안 216개의 아치를 그려낸 동력이기도 했다. 타고난 힘이 워낙 좋고 배트 스피드가 뒷받침된 몸통스윙은 몸쪽 꽉 찬 공도 홈런으로 연결할 수 있는 괴력을 만들어줬다. 그런데 박병호는 전매특허였던 몸통스윙에 과감히 손을 대겠다고 밝혔다.

[포토] 박병호 \'너무 떴어\'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박병호가 7회말 2사3루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박병호는 “기존의 스윙은 몸쪽 꽉 찬 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너무 많은 약점을 노출했다. 상체를 뒤로 젖히지 않아도 양질의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그동안 너무 어려운 방법으로 스윙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40홈런 이상 때려낸 2014년부터 세 시즌 동안 417개의 삼진을 당했다. 홈런타자는 필연적으로 삼진이 많다는 베이브 루스의 격언이 있지만 박병호는 “홈런을 많이 때려내도 결정적인 찬스에서 삼진으로 돌아서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점은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타격폼에 대해 연구하던 도중 왼발을 조금 열어 놓고 타격하면 상체가 뒤로 젖혀지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오픈스탠스인지 스퀘어에 가까운 크로스스탠스인지는 타격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는 “앞 발을 조금 열어 놓고 타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스 변화는 공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른팔이 빠져나올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에 홈플레이트를 커버할 수 있는 스윙 궤도도 넓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바깥쪽에서 떨어지거나 흘러나가는 공에 배트 접점을 찾기 수월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박병호는 “성패 여부는 실전을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변화를 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안타왕 박용택(LG)이나 국민타자 이승엽(전 삼성)도 수 많은 타격폼을 장착하며 진화했다. 박병호도 안주를 버리고 도전을 선택해 KBO리그 홈런왕 역사를 새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포토] 박병호, 4차전... 방망이에 불을 붙여라~!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박병호는 “그렇다고 몸통스윙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할 것 같다. 워낙 오래 해오던 타격폼이라 순간적으로 이런 모습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쉽게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편안한 자세로 타격할 수 있도록, 그래서 히어로즈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홈런왕의 겨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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