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717413895292351301000309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지상파의 예능 주도권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 지상파가 주도했던 예능 주도권이 이제 tvN과 JTBC에 이어 TV조선과 채널A에게마저 넘어가고 있다.

과거 보도 관련 분야에만 편성이 치중 됐던 종합편성채널은 지난해 재허가와 재승인 과정을 거치며 단기간에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예능 콘텐츠에 힘을 쏟았고, 실제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TV조선과 채널A는 지상파 출신의 검증된 제작 인프라 확보하거나 그 동안 자체적으로 키워낸 인력을 통해 기획력과 출연진 그리고 완성도 면에서 지상파와 견주어도 못지 않은 콘텐츠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채널A가 ‘도시어부’를 통해 채널 이미지를 새롭게 어필하는 등 쏠쏠한 재미를 봤다면 올해는 TV조선의 맛시리즈(아내의 맛, 연애의 맛)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SBS 출신의 서혜진 국장이 선보이는 맛시리즈 중 ‘연애의 맛’은 시청률 6%(닐슨코리아 유로방송가구 수도권 기준)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화제성 면에서도 지상파 유명 프로그램 못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물론 몇몇 콘텐츠의 성공으로 섣불리 흐름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아직 채널A와 TV조선이 새로운 시청층을 발굴하기보다는 기존 지상파나 tvN, JTBC 시청자를 유입, 흡수에 그치고 있다.

대신 지상파보다 좀 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젊은 세대로 시청층을 확대해 나가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미 드라마 시장에서는 지상파와 타 채널간 균형이 무너지 상황에서 예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지상파에서 담당했던 새로운 예능 캐릭터 발굴이라는 역할까지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이 조금씩 맡아가며 영향력을 점차 넓혀 나가고 있다.

한 종합편성채널 관계자는 “종합편성채널에서 예능에 집중하며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상파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많은 단계를 거치고 제약이 존재한다.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종편에서 과거와 달리 참신하고 퀼리티 높은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방송관계자는 “여전히 지상파에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확보한 간판 예능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와 포맷의 예능 콘텐츠도 시도하고 있고 MBC의 경우에는 ‘몰래카메라’, ‘양심냉장고’, ‘나는 가수다’ 등을 통해 ‘쌀집 아저씨’로 익숙한 김영희 전 PD를 콘텐츠 총괄 부사장에 임명하는 등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사실 채널과 편성이 가진 힘보다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는 시청자가 많다. 채널간의 경계와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 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