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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래퍼 도끼와 산이가 자신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에 랩으로 대응했다. 래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대응방식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랩 안에 담긴 내용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도끼는 지난 3일 오후 신곡 ‘말조심’을 통해 최근 불거진 빚 논란을 언급했다. 지난달 도끼 어머니가 외환위기 직후 동창에게 1000여만 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도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를 반박했고, 이 과정에서 “1000만원은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이라고 말해 질타 받았다.

판결문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도끼를 세무조사해달라는 글까지 올라오자 도끼는 피해자에게 채무를 상환하고 사과했다.

도끼는 ‘말조심’ 가사에서 ‘날 만나본 적도 없는 니가 내 인성을 논해/ 난 디스하고 바로 사과하는 놈들처럼 되기 싫어 그냥 지켰지 내 태도 힙합’이라며 ‘가십으로 또 왈가왈부 X소리들 말구/ 달구니 뜨거워진 냄비 근성/ 1000만 원 내 밥값 한 달 no cap/ 말조심 난 니들 머리 위에 있어’라고 말했다.

산이 또한 같은 날 ‘웅앵웅’을 발표하고 ‘여성 혐오 한적이 없다. 메갈은 사회악, 진짜 여성은 안다’는 가사로 논란에 대응했다. 그는 지난달 이수역 남녀 폭행 사건을 계기로 쓴 ‘페미니스트’란 곡을 발표하며 여론의 질타를 받은 뒤 지난 2일 ‘브랜뉴뮤직 2018’ 콘서트에서 관중들의 욕설과 비방이 적힌 인형 등을 받은 후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로 맞대응한 바 있다.

산이는 노래에서 자신을 여성혐오로 몰아가는 세력에 대해 ‘야 뭐래 웅앵웅, 악한자가 약 한척하며 가짜 만든 정의뿐, 범죄 혐오충 신은 문젤 잘못냈어 얘네는 답이 없어. 메갈은 사회악, 우월주의 넘어 혐오’라고 대응했다. 메갈은 여성 회원이 주축인 온라인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지칭한다.

한 힙합 레이블 관계자는 “힙합은 어느 음악 장르보다 가사가 중요하다. 그게 힙합의 특징이기도 하다. 래퍼가 할 말을 랩으로 풀어내는 것을 보는 것은 좋다. 도끼와 산이의 이번 노래에 대한 힙합 팬들의 반응도 괜찮은 편 ”고 밝혔지만 도끼와 산이가 발표한 노래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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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사진 | 산이 소셜미디어

이 관계자는 “도끼의 경우 실언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 말해온 방식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산이의 곡에 대해서는 “사실 그가 주장하는 내용이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는 힘들 것 같다. 남녀차별은 분명 존재해 왔고, 존재하고 있는데 남자가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라며 “산이는 오랫동안 힙합 커뮤니티 등에서 실력이 저평가된 측면이 있는데 이번 사태 이후 그를 지지하는 일부 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혹시 그런 일부 리스너의 피드백에 고무된 게 아닌가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도끼와 산이의 대응 방식에 대해 “래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산이의 대처에 대해서는 “산이는 ‘페미니스트’란 곡을 통해 비판받을 수 있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런데 이후 행보를 보면 자신이 공격, 비난받는 현상만 생각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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