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시상식...말컹, 눈물의 소감 [포토]
2018 K리그 시상식이 3일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렸다. MVP에 선정된 말컹이 눈물을 흘리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 12. 3 홍은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K리그 시상식...말컹, 키스를 [포토]
2018 K리그 시상식이 3일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렸다. MVP 말컹이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2018. 12. 3 홍은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괴물 공격수’ 말컹이(24·경남)이 사상 처음으로 1,2부리그 MVP를 차지했다.

말컹은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 어워즈 2018에서 MVP를 차지했다. 한 시즌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 트로피를 챙기며 K리그 최고의 선수로 공인 받았다. 동시에 득점상, 베스트11까지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이번 시상식의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컹은 이용(전북)과 제리치(강원), 주니오(울산) 등과 함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랐다. 당초 우승팀 전북의 이용과 치열하게 경합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용은 우승팀 선수인데다 국가대표 프리미엄까지 있어 말컹의 수상이 쉽지 않아 보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말컹의 득표가 압도적이었다. 말컹은 미디어 투표에서 84대37로 이용의 두 배 이상을 득표했다. 감독-선수 투표에서는 총 11표(감독 4 선수 7)를 받아 8표(감독 5 선수 3)에 그친 이용을 앞섰다. 집계 결과 말컹은 총 55.04%의 득표율로 32.13%에 그친 이용을 가볍게 제치고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말컹은 1년 전 2부리그 시상식에서도 주인공이었다. 당시 말컹은 32경기에서 22골3도움을 기록하며 경남의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을 이끌었다. 말컹은 196㎝의 장신으로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한다. 키에 맞게 제공권이 탁월한데 순발력까지 좋아 K리그에 빠르게 적응했다. 말컹은 18세까지 농구를 했다. 축구로 종목을 바꾼지는 만으로 6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경남 입단 첫 해까지만 해도 김종부 경남 감독에게 기본기를 배울 정도로 투박한 점이 많았다. 당시 김 감독은 “1부리그에서도 통하려면 더 발전해야 한다. 다이어트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라며 말컹을 채찍질 했다. 말컹은 김 감독의 주문대로 체중관리를 무난하게 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유지했다.

[포토] 경남 말컹,
경남FC 말컹이 3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진행된 K리그1 2018 3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공을 몰고있다. 2018.09.30. 인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그래도 개막 전엔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1,2부리그에는 분명 수준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은 틀렸다. 1부리그에 입성한 말컹은 시즌 개막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일시적인 활약이 아니었다. 말컹은 올시즌 31경기에 출전해 26골5도움을 기록했다. 최다득점, 최다공격포인트로 경기당 1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2부리그뿐 아니라 1부리그에서도 통하는 것을 넘어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사실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말컹의 활약 속에 경남은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승격 첫 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며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시도민구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K리그 성적을 통해 ACL에 나가는 팀이 됐다. 김 감독과 다른 선수들의 공도 크지만 말컹 없이는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말컹이 넣은 26골은 경남이 올시즌 기록한 59골의 40%에 육박한다. 득점에서만큼은 말컹 의존도가 높았다는 뜻이다.

K리그에서 1,2부리그 연속 MVP를 석권한 선수는 말컹이 처음이다. 2015년 2부리그 MVP가 된 후 수원삼성으로 이적한 조나탄의 경우 2017년 말컹처럼 득점왕에 올랐으나 전북의 우승공신 이재성에게 밀려 수상이 좌절됐다. 이번에도 당시와 비슷하게 외국인 선수 득점왕과 우승팀 국내선수의 맞대결로 압축됐는데 결과는 상이했다. 말컹은 조나탄과 달리 1부리그 입성 첫 해에 MVP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동시에 미디어, 감독-선수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결과도 말컹의 압도적인 면을 보여준다.

말컹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이미 중국 복수의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과 마음을 모아 경남에 잔류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뤘다. 말컹은 올시즌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과 중동에서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제시하며 말컹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소 이적료가 500만 유로(약 63억원)라 경남 처지에선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말컹은 최고의 기억을 안고 한국을 떠날 수 있게 됐다. 말컹은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자신을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소감을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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