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저는 시골에서 일하는 농부이기 때문에 어떤 교육도 받지 못했어요."


마치 '중국판 산골소녀 영자 씨'를 보는 듯하다. 사진 속 소녀는 중국 쓰촨성 러산시의 한 시골마을에 사는 1996년생 지에 구 액싱(22)이다.


구 액싱은 어릴 때부터 필연적으로 농사일을 배우며 자랐다. 그의 가난한 집안 탓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10년여 전 석탄 공장에서 일하다 오른발을 다치는 사고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다. 어머니 또한 오랜기간 류머티즘을 앓으면서 실질적으로 노동할 수 있는 건 집안의 맏이 구 액싱 밖에 없었다.


이제 막 꾸미기 좋아하고 배우고 싶은 게 많을 나이지만 구 액싱은 집안의 가장으로서 여동생과 남동생의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나무를 자르기, 벽돌 나르기, 지푸라기 자르기 등 허드렛일의 연속인 그의 하루는 농부의 삶 그 자체였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쉼 없이 일하던 구 액싱은 지난해 10월 우연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70만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180도 달라진 인생을 살고 있다.


그의 모습을 SNS로 접한 많은 이들이 후원금을 전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갑작스러운 관심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0년 7월 방송된 KBS2 '인간극장'을 통해 산속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산골소녀 영자 씨의 이야기가 전파를탔다.


당시 영자 씨는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아버지와 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사진 작가에 의해 사진 한 장이 찍히면서 '인간극장'을 찍게 됐고 그의 이야기가 전파를 타면서 영자 씨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영자 씨는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산속에서 나와 검정고시를 보는 등 문명을 접했다. 하지만 1년 뒤 영자 씨에게 전해지는 후원금과 광고 모델료를 노린 강도에 의해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말았다.


영자 씨는 이 일에 대한 충격으로 속세를 뒤로하고 승려의 길을 택했다. 그는 '도혜'라는 법명을 받고 강원도 삼척의 한 암자에서 학문에 정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urin@sportsseoul.com


사진 |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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