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최강희 감독-이동국, 눈물 젖은...마지막 인사...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18 K리그1(클래식)’ 최종전 경남FC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이동국을 껴안으며 선수단과 고별인사를 하고있다. 2018.12.02. 전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과의 올시즌 K리그1 최종전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최 감독은 올시즌을 끝으로 전북을 떠난다. 2019년엔 중국의 톈진취안젠의 사령탑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최 감독은 전북의 역사다. 2005년 최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전북은 만년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이었다. 그런데 부임 첫 해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섰다. 두 번의 우승을 통해 모기업은 과감하게 투자하기 시작했고, 수준급 선수들을 수급해 2009년 역사적인 첫 K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최 감독이 재임한 14년간 전북은 K리그에서 6회, ACL에서 2회 우승을 차지했다. FA컵까지 포함하면 총 9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최 감독은 ‘봉동이장’, ‘강희대제’ 등 여러 별명을 얻으며 전북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감독 수명이 짧은 K리그에서 장기집권하며 ‘전북 왕조’를 구축했다.

[포토] 최강희 감독, 눈물 보이지 않으려 했건만...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18 K리그1(클래식)’ 최종전 경남FC와의 경기를 마친 뒤 홈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앞두고 눈물을 쏟고있다. 2018.12.02. 전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팀의 기둥이 떠나는 만큼 전주성은 슬픈 분위기였다. 경기 전 최 감독은 “눈물을 흘릴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우려대로 최 감독의 고별식은 눈물바다가 됐다.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최 감독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말을 잇지 못한 채 띄엄띄엄 “팬들에게 감사하다. 전북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 말하며 간신히 문장을 마무리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팀의 최고참 이동국은 최 감독과 포옹을 하다 오열했다. 이동국은 “간신히 눈물을 참았는데 감독님의 눈물을 보니 감정이 복잡해졌다. 지금까지 감독님과 해왔던 모든 순간이 생각나서 그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 외에도 구단 관계자, 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슬픈 마음을 정리했다. 10대, 20대 젊은 팬들부터 50대, 60대 올드팬들까지 같은 표정이었다. 눈에 눈물이 고이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였다. 2005년부터 최 감독과 함께한 최철순은 “감독님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라며 저도 겨우 참았다. 슬프지만 잘 돼서 가시는 것이니 기쁘게 보내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2005년 최 감독 부임 당시 전북 사무국에서 일했던 백승권 단장도 “눈물이 쏟아져 혼났다”라며 “저는 최 감독을 영웅이라 표현하고 싶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춘 최 감독이 중국에서도 반드시 성공하시길 빈다. 전북 팬들의 지원이 있으니 꼭 잘 될 것이라 믿는다”라는 덕담을 남겼다.

최 감독과 전북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최 감독은 ‘감독의 무덤’이라 불리는 중국 무대에서 한국 지도자의 자존심을 건 도전에 나선다. 최 감독은 “책임감이 있다. 당연히 갖고 가야 한다. 아직 시작은 안 했지만 분명히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제가 어떤 결정을 하면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지금 톈진은 전북의 2005년 환경과 비교하면 훨씬 낫다.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전북도 이제 최 감독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전북은 최근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했다.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지도자다. 이동국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새로운 지도자의 철학, 스타일, 방향을 잘 따라가야 한다. 지금의 전북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제가 없더라도 선수들이 잘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팬들이 지금처럼 성원해주시면 전북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팀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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