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축구대표팀 황인범이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공을 잡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주세종
주세종이 지난 6월23일 러시아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상대 공을 쫓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눈빛만 봐도 통하는 ‘중원 콤비’ 황인범(대전)과 주세종(아산)이 우즈베키스탄(우즈벡)전 필승 카드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출 것인가.

황인범과 주세종은 20일 오후 7시(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QSAC 경기장에서 열리는 우즈벡전 출격을 노린다. 사흘 전 1-1로 비긴 호주와 경기에서 초반 상대 전방 압박에 고전한 ‘벤투호’의 공수 조직력이 후반에 한결 살아난데는 둘의 시너지가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에서 심장과 같은 구실을 하는 게 중앙 미드필더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짝을 이룬 기성용과 정우영이 벤투호 출범 이후에도 중원 콤비로 나섰는데 이번 ‘벤투호 3기’엔 모두 빠졌다. 호주전에서 이들의 대체자로 나선 건 지난달 16일 파나마전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 골 맛을 본 황인범과 ‘베테랑 유럽파’ 구자철이었다. 둘의 호흡은 기대 이하였다. 둘 다 전진 성향이 강한 편인데 황인범이 안정적인 볼 소유로 공격의 활로를 뚫고 구자철이 탈압박으로 시너지를 내고자 했으나 다소 동선이 겹치고 원활하게 볼 배달이 되지 않았다. 벤투호 1~2기에 부름을 받았던 황인범이 나름대로 감독의 축구 철학을 구현하려 노력했지만 상대적으로 처음으로 벤투 체제에 합류한 구자철이 겉도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구자철 대신 주세종이 투입된 후반은 경기 흐름 자체가 한결 나았다. 둘은 올해 K리그2(2부)아산(경찰청)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그러다가 황인범이 지난 여름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뛰면서 군 면제 혜택을 받아 조기 전역했다. 아산에서 남은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주세종은 러시아 월드컵 당시 독일전 손흥민의 쐐기골을 돕는 활약으로 한결 자신감을 쌓았다. 이들의 시너지는 벤투호에서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기성용과 정우영이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으나 이번 호주 2연전이 이들에겐 증명의 무대인 셈이다.

황인범은 주세종과 호흡을 맞춘 호주전 후반에 소속팀에서 했던 것 처럼 원활하게 위치를 바꿔가며 전반에 비해 한결 수월하게 공격적인 드리블을 펼쳤다. 후반 움직임이 살아난 황인범은 호주전에서 볼 터치 73회, 패스 58회로 한국 선수 중 이 부문에서 최다를 기록했다. 주세종은 황인범이 전진했을 때 후방을 지켰고 프리킥 기회에서는 골과 다름없는 위협적인 오른발 슛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황인범도 경기 후 “후반에 호흡을 맞춘 세종이 형은 아산에서 함께 뛰었던 터라 호흡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구자철이 부상으로 소속팀에 복귀한 가운데 둘은 우즈벡전 중원을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엔 한결 더 경쟁력 있는 활약을 펼치려는 의욕이 크다. ‘스포츠매틱스’에 따르면 황인범은 20m 이내 패스 비율이 전체 74%를 차지했다. 반면 중원에서 공격 방향전환은 2회에 불과했는데 우즈벡전에서는 주세종이 공수 방향을 잡아주고 황인범이 조금 더 공격진영에서 자신의 장기인 패스와 슛을 자주 시도하는 게 이상적이다. 아시안컵 본선 같은 메이저 대회는 변수가 워낙 많다. 대표팀 중원을 오로지 기성용과 정우영에게만 의지할 수 없다. 황인범과 주세종의 성장은 그만큼 벤투 감독이 더욱 다채로운 빌드업 축구를 펼칠 수 있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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