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용수기자] 댄스팀 웨이브야(아리‧미유)는 2011년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등극했을 당시, 섹시한 커버댄스 영상으로 유튜브 조회수 1억7000만뷰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보여지는 숫자와 달리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춤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고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웨이브야에게는 항상 불편한 시선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노출이 심한 의상과 선정적인 춤 등은 국내와 해외에서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마음껏 무대 위에서 펼칠 공연 기회를 막는 공연.기획 분야의 숨은 이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리(본명 장은영)와 미유(본명 장유선) 두 자매는 '웨이브야'라는 이름으로 춤을 향한 열정을 놓지 않고 정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춤을 향한 불편한 시선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활동하겠다는 두 자매는 채널 총 조회 수 '10억 뷰'라는 수식어 뒤에 숨은 진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웨이브야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들을 둘러싼 편견의 시선을 깨보시죠.


Q :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함께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웨이브야의 시작은 언제였나요?


아리 : 동생은 학업성적이 좋았어요. 전교 1등이었는데 집안 환경이 어려워 대학교 진학을 하지 않았어요. 미술을 전공했던 저는 담임선생님이 미대 1년 치 학비 지원까지 제안했지만 포기했어요. 그냥 그때는 춤 아니면 죽겠다 싶은 젊은 열정으로 도전했어요.


미유 : 그때 당시 기획사에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지금 돌아보면 '미투' 해도 될 정도로 이상한 연락도 왔어요. '암흑의 손길'이라고 하죠. 그래도 저는 그쪽을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우리끼리 하자고 다짐했어요.


Q : 암흑의 손길이요? 자매가 둘이서 활동하기 쉽지 않았겠어요.


아리 : 공연기획사부터 연예인까지 다양하게 암흑의 손길을 뻗었어요. 한 연예인은 '내가 키워주겠다'며 접근하기도 했고요. 만약 혼자였다면 흔들렸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동생과 함께하니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웨이브야의 활동이 점점 줄어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죠. 저희는 관리해주는 회사나 매니저가 없어 행사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고 일거리를 찾았어요. 그러다 보니 고위관계자들을 만나는 술자리도 함께 했고, 술을 따르라고 시키는 일이 다반사였죠. 그럴 때마다 거절했는데 '영업 못 한다'며 성희롱적인 소리까지 들으니 학을 떼게 되더라고요. 저희는 순수하게 춤이 정말 좋아 무대에 서려는 건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회의감이 들어서 행사를 끊었어요. 하지만 저나 동생은 이 선택이 전혀 아쉽지 않아요. 오히려 잘했다고 생각해요.



Q : 당당하게 팀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겠네요.


아리 : 미팅 가면 '술 좋아한다더라' '줄담배 피운다더라' '남자 많다더라' 이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하지만 이건 결백한 문제예요. 저희는 체질적으로 몸에서 그런 것들이 안 받아요. 심지어 제 동생은 남자를 만난 적도 없는걸요. 저 역시도 8년 넘게 남자친구가 없어요. 진짜 춤과 일에만 빠져 살고 있어요.


Q : 역시 편견의 문제였네요. 웨이브야의 의상을 두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어요.


아리, 미유 : 어릴 때부터 브리트니 스피어스, 비욘세 등 세계적인 팝가수를 보고 자랐어요. 그분들의 의상이 절대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잖아요. 보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보느냐에 따라 다른 건데, 춤에서 도덕을 찾는 점이 아쉬울 뿐이죠. 외국에서는 '웨이브야는 한국에서 제일 섹시한 댄서들이다. 코리아에 이런 애들이 있었어?'라고 평가해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나라 망신이다'라는 등 악성댓글에 시달리는 게 현실이죠.


Q : 생각의 차이라서 아쉬운 부분이 있네요. 그래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잖아요.


아리 : 하루 연습해서 공개했던 영상이에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평소 연습한 영상을 올리듯 게재했어요. 그런데 그 반응을 우리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어요.

미유 : 해외 팬들의 응원 메시지, 사업 제안, 앨범 제안, 해외 진출 등 하루에만 이메일도 엄청 많이 와서 읽을 수도 없었어요. 당시 댓글을 보면 전 세계에서 반응을 보였어요.


아리 : 솔직히 '강남스타일'로 주목받기 전부터 경험한 것들 때문에 믿을 수 없었어요. 그 당시 영상을 이용한 사업을 전문적으로 제안하는 사람도 드물었고 우리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만 많았죠. 어떻게 보면 영상 초기 세대로서 상처받은 게 무서워지더라고요.


Q : 그래도 당시 영상이 1억 뷰를 돌파하면서 국내 유수 소속사에서 연락이 많이 왔을 텐데요.


미유 : 중소형 소속사에서 연락이 오긴 왔어요. 하지만 일단 연습생 생활을 한 뒤에 데뷔하자는 제안들이었죠.


아리 : 우리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상황이라 바로 데뷔를 시키는 것보다 트레이닝을 거치려는 그림이 보이더라고요. 당시 저희는 어려움도 겪었고 유명해진 것도 스스로 힘으로 이뤄낸 것이기에 '웨이브야'라는 이름을 지키고 싶었어요. 그 중 한 곳은 우리를 트로트로 데뷔시킬 생각도 있었어요. 그래서 거절했죠.



Q : 댄스 영상 크리에이터로만 계속 활동한 건데 수익적인 측면에서 만족스러웠던 건가요?


아리 : 아니요, 사실 그렇지 않았어요. '강남스타일'이 1억 뷰를 넘었을 때 주변에서 1억원은 벌었을 거라고 부럽게 바라보더라고요. 하지만 저희는 유튜브의 수익 분배 시스템을 몰랐던터라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몰랐어요. 우리가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건 기록과 팀 홍보를 위해서였거든요.


미유 : 다른 크리에이터를 만나면 저희 전체 조회 수가 10억 뷰를 넘었으니 '10억원 넘게 벌었느냐?'고 물어요. 그럼 저희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죠. 이에 '그럼 반 정도 되겠네요?'라고 물으면 '그렇지도 않아요'라고 말해요. 또 '반의 반 정도도 아니에요?'라고 재차 물으면 '그것도 안 돼요'라고 사실대로 말했죠. 그러니까 그 뒤로 안 물어보시더라고요.


아리 : 또 어떤 블로그에는 저희 수익이 7억원이라고 올라왔더라고요. 제가 그날 이틀 앓아누웠어요. 사실이 아니니까 헛웃음만 나왔죠.


미유 : 저희 수입을 알면 다른 사람들은 며칠 하다가 그만 둘 거예요. 저희는 의상, 화장, 장소 대여, 촬영, 편집 등까지 전부 둘이서 해결해요. 적은 수입에 많은 품이 들다 보니 쉽지 않아요.


Q :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아쉽겠어요.


아리 : 이런 부분 때문에 저희 앨범을 내고 영상을 올리자고 제안한 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회사에서 요구하는 건 다 똑같더라고요. 우리가 바라지 않는 걸 하려고 했어요.


미유 : 아니면 나쁜 쪽으로 이용하려 했어요. 제안자가 2주 일정으로 중국을 가는데 '함께 가 달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언니와 제게 각자 따로 물어봤어요. 한 명씩 함께 가자고.


아리 : 저희는 그냥 팀이 아닌 자매니까 이런 내용을 모두 공유해요. 덕분에 나쁜 일은 당하지 않았죠. 자매니까 속 터놓고 얘기하니 나쁜 일은 사전에 막을 수 있었어요.



Q : 제안 중에 괜찮은 것들도 있었나요.


아리 : 지난 2012년에는 미국 애니메이션 축제 '아니메 마츠리' 행사에 초청돼 미국에 간 적이 있어요. 회장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와서 가게 됐죠. 당시 3만~5만명이 몰린 행사였는데 2012년과 2013년 2번 다녀왔어요.


미유 : 세 번째도 갔는데 입국을 하지 못했어요. 당시 핑크색인 언니 머리 때문에 미국 출입국관리소에서 오해를 하더라고요. 우리가 영어를 잘 못하니까 해명도 못하고 그대로 귀국했죠. 그때 무서웠던 기억 때문에 이후 또 초청받았지만 사양했어요.


아리 : 당시 덜덜 떨다 온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살면서 제일 행복했던 기억을 꼽으라면 미국 공연이었어요. 사람들이 정말 좋았어요. 우리가 국내에서 계속 상처받았잖아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우리가 스타가 된 듯 반응이 좋았어요. 당시 300여명 정도 되는 팬미팅 자리도 마련해줬어요.


Q : 해외에도 진출하고 왕성하게 활동했는데 2015년 이후에는 활동이 뜸했어요.


아리 : 그 당시 멤버들이 전부 나가고 저와 동생만 남았어요. 둘이 시작해서 7명까지 늘었지만 다시 둘만 남게 된 거죠. 당시 황당하게 그만두는 일도 생겨서 상처받기도 했죠. 그래서 상처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유튜브뿐이라는 생각에 영상만 찍어 올렸어요.


Q : 그런 와중에도 제안은 꾸준히 들어왔다고요?


아리, 미유 : 올해 초에도 큰 회사에서 사업적인 제안이 들어오는데 이전 기억 때문에 돌다리도 두드리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최근에는 다이아(DIA) TV와 계약했어요.


Q : 다이아 TV는 영상 콘텐츠만 관리하는 건가요?


미유 : 최근 대도서관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에게 시상자로 나갔잖아요? 그런 출연 관리라든가 JTBC '랜선 라이프' 등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관리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 그런 자리가 없어서 아쉬울 뿐이에요. 저희는 열심히 일할 준비가 돼 있거든요.



Q : 만약 '랜선 라이프'에 나가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아리, 미유 : 저희는 재미없게 살아요. 집순이죠. 춤추는 모습과 180도 달라요. 보기와 달리 놀 줄도 몰라요. 공연 때도 대기실에만 있어요. 저희는 술도 먹지 않고요. 일례를 말하자면 중국 공연에서 행사 고위 관계자가 무대 올라가기 5분 전 양주를 내밀더라고요. 한잔하고 올라가라고. 중국은 권유하면 먹는 게 예의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희가 술을 못 먹기에 정중히 거절하고 공연을 하고 내려왔죠. 그런데 나중에는 얼굴을 붉히면서 화내더라고요. 그 당시 그런 상황이 오면 공연 못 할까봐 전전긍긍하기만 했어요.


Q : 보기와 완전히 다른데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네요.


아리 : 춤추는 모습으로 어떻게 인성을 비롯한 모든 면을 보여줄 수 있겠어요. 동생이 엉덩이를 흔드는 춤인 '트월킹' 전문이에요. 걸그룹 와썹이 하기 전부터 영상을 통해 먼저 선보인 게 동생이에요. 오죽하면 동생은 '모태 솔로'인데도 '창녀냐'라는 소리를 듣기까지 해요. 동생도 사람인데 울어요. 남자를 만나 본 적도, 안아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겠어요.


Q : 춤으로만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아리 : 동생의 트월킹 덕분에 벨기에 감독이 한국에 와서 'B 클래식'이라는 뮤직비디어를 찍어 영국 BBC 미국 CNN 뉴스에 나간 적도 있어요.


미유 : 우리나라에서는 성적인 것만 보지만 해외에서는 클래식과 조합해 현대인도 신나게 클래식을 듣자는 의미로 기획하기도 해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조금은 생각의 전환이 있었으면 해요. 사람들의 악성댓글이 많은데 안 바뀔 거냐고 물어보세요. 하지만 저희가 바뀔 일은 없어요.


아리 : 지금을 유지하면 나이가 더 들어 우리 다음 세대가 활동하기 수월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Q : 최근에는 팻TV도 운영하고 있어요.


아리 : 지난 2014년 집 앞에 버려진 고양이 6마리를 구조한 적 있어요. 갓 태어난 새끼들이더라고요. 초유를 사다가 2시간씩 자면서 먹이고, 두 달을 동물병원에 들락거리며 살았어요. 제게 모성애를 처음 발견한 부분이기도 했죠.


미유 : 팻을 기르더라도 다른 것 같아요. 내가 구매해서 기르는 것과 구조해서 기르는 건 다르잖아요.


아리 : 아이들이 크면서 아프면 울고, 엄마처럼 뛰어다녔어요. 진짜 내 아이를 키우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유기묘를 돌보면서 관심이 많아졌고 영상으로도 찍게 됐어요.


미유 : 유기묘를 돌본다고 싫어하는 분도 많아요. 웬만하면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밤 12시 넘어서 나가요. 그러다 보니 변태나 취객들을 많이 만나기도 해요. 그런데도 포기할 수 없어요. 지금도 한 달에 20㎏ 사료 4번을 사거든요. 생활에 여유가 없어 마음껏 사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에요.


Q : 끝으로 웨이브야의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리 : 내년부터 구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제는 한국 구독자들의 관심을 더 끌고 싶어요.


미유 : 더 좋은 콘텐츠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너무 어렸을 때부터 관심도 받고 신기해서 계속 한 일이지만 이젠 업으로 삼고 있잖아요. 사람들 기억 속에 웨이브야가 멋있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시행착오를 겪긴 해도 잘못한 일은 없거든요. 이상한 일을 한 적도 없고요.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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