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한화 박종훈(왼쪽) 단장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한화 한용덕 감독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미야자키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미야자키=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리빌딩? 주전을 바꾸는 게 아니라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것이다.”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기반으로 팀의 체질개선에 앞장선 한화 박종훈(59) 단장이 리빌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한화는 올시즌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신·구 조화를 통해 정규시즌 3위로 11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시즌 전만 해도 한화는 하위권 후보로 꼽혔지만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며 기적같은 성공을 거뒀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고 있는 박 단장은 “강한 팀이라고 하면 에이스, (국내 선수)4번타자가 있고, 그 큰 기둥을 축으로 해서 마운드와 타선을 세운다. 그런데 올해 우리는 에이스와 4번타자 없이 그런 성적을 냈다. 그래서 주위에서 기적이라고 말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한화는 올시즌 세대교체에 가속도를 붙여 미래를 기약했다. 마운드에서 박상원(24)과 김범수(23), 김성훈(20), 박주홍(19), 서균(26) 등 새얼굴을 수확했고, 야수 중에는 강경학(26), 정은원(18), 김태연(21), 지성준(24) 등도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다. 베테랑이 다치거나 부진할 때 젊은 선수들의 그 자리를 잘 메우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한화 한용덕 감독과 박 단장이 추구한 부분이 맞아떨어졌다.

박 단장은 “리빌딩이라고 하면 주전을 나이든 선수에서 젊은 선수로 바꾸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난 좀 다르게 본다.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면 자연스럽게 경쟁구도가 된다. 실력이 더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게 당연하다”면서 “포지션별로 베테랑과 어린 선수가 경쟁을 하면서 주전과 백업 모두 좋아진다. 그러면 선수층은 더 두꺼워진다. 뎁스(Depth)가 더 깊어지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김태균과 정근우(이상 36), 권혁(35), 송은범(34) 등 투타에서 적지 않은 베테랑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대비하고 있다. 박 단장이 생각하는 리빌딩은 나이 든 선수를 그냥 밀어내는 게 아니다. 어린 선수와의 경쟁을 통해 팀 전력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리빌딩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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