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후랭코프 \'수비 좋았어\'
2018 KBO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두산 선발투수 후랭코프가 2회 투구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허경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 11. 5.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봉중근객원기자] 세스 후랭코프(30)가 더할 나위 없는 투구를 했다. 이렇게 뛰어난 투수였나 싶을 정도로 완벽했다. 한국시리즈(KS)와 같은 큰 무대에서 다양한 구종을 몸쪽, 바깥쪽으로 마음껏 구사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SK 타자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투구로 두산 팀 전체에 희망을 안겼다. 앞으로 등판하는 두산 선발투수들은 후랭코프의 KS 2차전 투구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나설 것이다. KS 2차전은 후랭코프의 날이었다. 후랭코프의 호투로 두산의 반격이 시작됐다.

경기 초반부터 양팀 선발투수의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후랭코프가 뛰어난 컨디션을 앞세워 여유 있게 경기를 운용한 반면 문승원은 마치 불펜투수처럼 전력을 다해 던졌다. 1회에도 후랭코프는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고 위기를 넘겼다. 문승원도 전력투구를 하면서 플레이오프(PO) 때보다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문승원이 1회부터 모든 구종을 다 보여주면서 SK가 어떻게 마운드 운용 전략을 세웠는지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SK는 경기 중반까지 접전이었다면 메릴 켈리까지 투입시켰을 것이다. 리드하거나 근소하게 지고 있으면 총력전을 펼치고 두산이 리드하면 잠실에서 1승 1패에 만족하고 인천에서 승부를 거는 게 SK의 전략으로 보인다. 1승 1패를 해도 인천에서 열리는 3, 4차전에서 켈리와 김광현이 나오기 때문에 시리즈 우위를 바라볼 수 있다.

경기 전체적으로는 두산 선수들의 여유가 눈에 들어왔다. 1차전에서 졌음에도 두산 선수들에게서는 조급한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나이만 많다고 베테랑이 되는 게 아니다. 두산 선수들처럼 20대 후반, 30대 초반이라고 해도 큰 경기 경험이 많으면 베테랑이 된다. 타자들도 달라진 게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 매 타석 1, 2구부터 적극적으로 휘둘렀다. 투수 입장에서 두산 타자들이 가장 무서운 게 바로 이런 부분이다. 특별히 계산을 하지 않으면서도 강하고 정확한 타격을 한다. 이러면 투수가 약점을 공략할 수가 없다. 위협구를 각오하고 승부를 펼쳐야 승산이 있다. 두산이 정말 무서운 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포토] 8회 적시타 친 양의지 \'메롱~\'
2018 KBO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두산 양의지가 8회말 무사 1,3루 1타점 중전안타를 친 후 로맥을 놀리고 있다.2018. 11. 5.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양의지는 역시 공수에서 돋보였다. 양의지는 여우처럼 플레이하다가도 갑자기 독사가 된다. 4회초 박정권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주심이 몸쪽 높은 공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자 후랭코프에게 몸쪽 공만 요구해 삼진을 만들었다. 타석에선 전혀 긴장하지 않고 투수가 던진 공을 고스란히 방향대로 쳐서 적시타를 기록했다. 최주환은 1차전에 이어 뛰어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4회말 최주환이 친 투런포는 문승원 입장에선 영원히 잊지 못할 홈런이 될 것이다. 2구 직구가 이재원의 리드와 달리 가운데로 몰리면서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재원이 너무 성급하게 직구를 요구한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계속 최주환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이재원은 이 순간을 꼭 돌아봐야 한다.

[포토] SK 김강민, 희생타로 추격의 신호탄!
SK 와이번스의 김강민이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0-4로 뒤진 5회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희생타를 쳐내고있다. 2018.11.05.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SK가 비록 졌지만 KS 첫 2경기에서 두산을 잘 괴롭혔다. 2차전 1패에 어떤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남은 시리즈 방향이 결정된다. 문학으로 돌아오면 SK가 자신감을 갖고 두산을 상대할 것이라 생각한다. 선발투수 매치업에서도 우위에 있다. 최강팀 두산에도 물론 박수를 보내지만 경기 내내 멋진 장면을 보여준 SK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치고 싶다. 특히 김강민의 이번 포스트시즌 활약은 얼마 전까지 베테랑 선수였던 내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문학에서도 양팀이 멋진 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전 국가대표. LG 트윈스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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