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장현수, 수비라인...정비!
축구대표팀의 장현수가 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수비 라인을 조율하고있다. 2018.10.16. 천안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축구대표팀 주전 수비수 장현수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뒤 수행해야 하는 봉사활동 확인서를 허위 조작했다고 시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를 내달 예정된 두 차례 A매치 명단에서 일단 제외하기로 했다. 장현수는 거짓말 의혹까지 사고 있어 추가 징계도 예고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바른미래당)은 28일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거짓된 봉사활동 증빙 자료를 제출해 논란을 빚은 장현수가 조작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장현수 측은 지난 26일 체육요원 봉사활동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유선 연락을 취해 봉사활동 실적을 부풀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현수는 지난 2015년 6월30일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체육 요원으로 편입됐다.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체육 분야에서 34개월간 근무하며 특기를 활용한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장현수는 지난 해 겨울 모교 축구부를 지도했다며 사진 등의 확인 서류를 제출했으나 이 중엔 조작이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각기 다른 날 훈련했다고 주장한 사진 두 장의 옷과 구름 모양이 같았다. 하 의원은 “장현수가 봉사활동을 했다고 주장한 날 중엔 폭설로 훈련이 불가능한 날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 10일 한 방송국 보도로 이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병무청으로 보낸 자료에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하던 장현수 측은 결국 들통이 나 조작을 시인하고 말았다. 하 의원 측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병역법에 따라 봉사활동 실적을 허위로 증빙한 장현수에게 1회당 의무 복무기간이 5일 연장되는 ‘경고 처분’을 하겠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에도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병역 관련 사고는 국민 정서에 가장 반하는 일이다. 장현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장기 복무를 피해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사회봉사를 게을리 한 탓에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여론은 장현수를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난리다. 대한축구협회는 일단 그를 내달 17일 호주전, 20일 우즈베키스탄전 등 두 번의 원정 A매치 명단에 제외하기로 했다. 협회에 따르면 장현수는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에게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선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힘들다. 11월 명단에서 제외해달라”는 요청은 지난 16일 파나마전 직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현수의 요청을 협회가 수용했다는 뜻이다. 협회 관계자는 “11월 평가전 외에 장현수의 별도 징계를 검토 중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최종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장현수는 협회를 통해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고 있다. 11월 A매치 기간과 시즌 종료 후 휴식 기간에 봉사활동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병역 혜택이란 큰 이익을 취한 선수들이 그에 수반되는 사회적 책임까지 무시했다는 점에서 축구계, 더 나아가 체육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회나 구단, 축구계가 장현수 문제를 선수 개인의 일탈로 보지 말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표팀 전력 약화로 연결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축구의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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