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PSV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PSV 홈구장인 필립스스타디움 VIP 구역에 실린 지난 2005년 박지성의 AC밀란전 장면. 에인트호번 | 장영민통신원

[에인트호번=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한국에서 왔어요? 나 박지성 알아요!”

지난 2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만난 한 보안 요원은 매우 반가워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3차전 토트넘과 PSV에인트호번의 경기가 열린 이날, 손흥민 출전으로 여러 한국 미디어가 에인트호번을 찾았다. 현지 교민 일부도 필립스스타디움을 찾았는데, 모처럼다수 한국인이 경기장에 등장하면서 관계자들이 반가워하는 분위기였다. 이 역시 구단의 또다른 레전드 중 한 명인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의 덕분 아니겠는가.

박 본부장은 국내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듯 PSV에서 유럽 신화의 디딤돌을 놓았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발판삼아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PSV에 입단했고,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보란듯이 정상급 선수로 거듭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까지 입었다. 또다른 경기장 관계자도 “박지성~ 굿 플레이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문득 챔피언스리그가 열린 날이어서 더 박지성이 그리웠을 법했다. PSV가 챔피언스리그 무대 단골 손님이긴 하나 조별리그를 통과한 게 오래 전일이다. 1988년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있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가장 돋보였던 기억은 바로 박 본부장이 이영표, 판 봄멜, 필립 코쿠 등과 어우러져 뛴 2004~2005시즌 4강이다. 당시 AC밀란과 4강 2차전 전반 9분 만에 나온 박 본부장의 천금같은 선제골은 모두에게 진한 추억이 된듯하다. 당시 PSV는 안방에서 3-1 완승했으나 1차전 0-2 패배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밀려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장 내 VIP 구역에 구단의 지난 역사 하이라이트를 모은 자료를 내걸었는데, 당시 박 본부장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또 외곽에도 PSV 유니폼을 입은 박 본부장의 얼굴과 함께 ‘PSV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한국어 환영 문구가 적혀 있다. 그렇게 박 본부장의 흔적은 여전히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두린
PSV 오랜 팬으로 박지성을 추억한 두린.

PSV 오랜 팬이라고 밝힌 두린(47)씨도 박 본부장 얘기를 꺼냈다. 그는 “처음 박지성을 경기장에서 봤을 때 놀랐다. 당시 우리는 한국 축구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히딩크 감독을 믿었고, (AC밀란전을 경기장에서 관전했는데) 나 뿐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 그 장면(박지성의 골)을 잊지 못한다”고 웃었다.

박 본부장을 추억하는 분위기에서 PSV 벤치엔 당시 동료였던 판 봄멜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PSV 팬들에게도 국내 팬들에게도 여전히 기분 좋은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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