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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가운데) 감독과 이영진(왼쪽) 코치, 배명호 코치가 기자회견에 응하고 있다. 파주 | 정다워기자

[파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매직’의 다음 목표는 동남아시아 챔피언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17일 입국해 경기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11월부터 시작되는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대회인 스즈키컵을 대비하는 일정이다. 총 30명의 선수들이 30일까지 이어지는 훈련에서 테스트를 받는다. 스즈키컵에는 23명만 나갈 수 있어 7명은 엔트리에서 탈락한다. 박 감독은 인천, 서울, 서울이랜드 등 K리그 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선발할 전망이다.

베트남이 전지훈련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수준 높은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18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은 한국과 일본, 태국에 대한 징크스가 있다. 선수들이 상대를 하기 전부터 부담을 갖는다”라며 “한국 팀을 상대하는 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시즌 막바지라 주전급이 뛰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고 있다. 1.5군 정도라도 좋다”라고 말했다. 이영진 코치도 “생각보다 추워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더 나은 팀에게 시달려보면 스즈키컵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스즈키컵 우승은 베트남의 숙원이다. 2008년 이후 10년간 정상에 서지 못했다. 박 감독은 지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아시안게임서 각각 준우승, 4강을 이끌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전국민적인 기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기대치가 높다. 그만큼 관심도 많다. 스트레스를 당연히 받는다. 이(영진) 코치가 편하게 하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경험 상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면 악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코치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결정하려고 한다. 저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재미있게 도전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박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결정해야 한다. 30명 중 14명은 챔피언십, 아시안게임에서 함께한 선수들이다. 나머지 16명은 A대표팀 소속이다. 박 감독을 비롯한 이 코치, 배명호 코치는 이 선수들을 관찰하기 위해 주말마다 수천㎞를 비행했다. 수도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는 비행기로 두 시간 이상 걸린다. 육로로는 1700㎞ 이상을 이동할 정도로 멀다. 왕복이면 3000㎞가 넘는다. 박 감독은 “우리 3명이 베트남 리그를 전부 관전해서 판단해야 한다. 어려운 면이 있다. 넓은 지역을 셋이 커버해야 한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이 코치는 “금~일은 녹초가 되게 선수들을 관찰했다. 그런 노력들이 두 대회에서의 성공 원인이라고 본다. 이번에도 선발하는 데 최대한 많이 보고 뽑았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원팀’에 어울리는 선수를 뽑겠다고 했다. 그는 “23세 이하 선수들에 대해서는 90% 이상 안다. 팀 규칙을 잘 아는 선수들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우리 팀원이 될 수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코치는 “감독님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사회성이다. 팀에 들어왔을 때 동료, 팀을 위해 얼마나 희생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 선발했다”라고 설명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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