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파나마와 무승부... 무패 행진 계속 [포토]
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경기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2018. 10. 16 천안|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천안=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벤투호’가 올해 한국 축구 마지막 안방 A매치에서 완승을 통한 화려한 피날레를 기대했지만 아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에 박주호와 황인범이 연속골을 넣으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수비 집중력 부재로 인해 2골을 내주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독일과의 대결에서 2-0 승리를 거둔 이후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이어가게 됐고, 벤투호는 출범 이후 4경기에서 2승2무를 기록했다. 파나마전에서는 2만5556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면서 A매치 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파나마전에서 직전 우루과이전 베스트11에서 5명을 바꿨다. 이 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벤투호는 최전방에 석현준, 더블볼란치에 황인범, 포백라인에 박주호와 김민재, GK에 조현우를 투입하면서 우루과이전과 다른 선수 구성을 시도했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 지휘봉을 잡은 이후 경기마다 최소한의 변화를 추구해 온 벤투 감독에게는 과감한 결단이었다.

새 얼굴들은 공격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 특히 박주호와 황인범은 파나마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대표팀 내에서 득점 기여도가 높지 않은 박주호와 황인범이 자신에게 온 골 찬스를 침착하게 살려낸 점은 칭찬받을 만했다. 박주호는 전반 4분 공격진영 오른쪽을 돌파한 황희찬이 연결해 준 땅볼 크로스를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앞선 전반 32분에는 선제골 장면과 비슷하게 이번에는 손흥민이 돌파를 통해 어시스트를 내줬고 황인범이 오른발 슛으로 깔끔하게 추가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일찌감치 승리를 잡은 듯한 이 날 경기의 옥의 티는 실점 장면에서 나왔다. 대표팀은 벤투호 출범 이후 한 경기 최다인 2실점을 기록했다. 파나마는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구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로 벤투호의 평가전 상대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됐다. 파나마는 전반 중반까지만해도 태극전사들의 압박과 빠른 공격 템포에 당황한 듯 제대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진 한국 수비진은 파나마에게 2골을 내주면서 상대의 기를 살려준 꼴이 됐다. 전반 44분 첫번째 실점은 세트피스에서 나왔고 후반 4분 두번째 실점은 치명적인 실수에서 비롯됐다. 두 실점 장면 모두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면서 주지 않아도 될 골을 내준 것은 치명적이었다. 첫 실점에서는 세트피스에서 맨투맨 수비를 펼쳐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상대 공격수를 놓치면서 아브디엘 아로요가 손쉽게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두번째 실점에서는 남태희가 수비진영에서 황인범에게 연결한 백패스가 빗나갔고 결국 상대 공격수 롤란도 블랙번에게 연결되면서 어이없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 날 실점의 원인은 수비라인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벤투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선발 포백라인과 더블볼란치를 같은 선수로 구성했다. 포백에는 홍철~김영권~장현수~이용으로 고정됐고 그 위를 받치는 두 명의 미드필더에는 기성용과 정우영이 중용돼 왔다. 하지만 파나마전에서는 오른쪽 풀백에 박주호, 중앙수비에 장현수 대신 김민재를 세웠다. 또한 더블볼란치에는 기성용의 파트너로 황인범이 선발출전했다.

박주호, 김민재, 황인범은 파나마전을 통해 ‘벤투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사실상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수비라인은 전반 막판까지 무난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하지만 첫 실점 이후부터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 풀백 김문환이 교체 투입되면서 거센 상대 공격에 잦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예상치 못한 득점이 이어지자 4일 전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완패했던 파나마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감이 붙은 플레이로 한국 골문을 매섭게 노렸다.

후반 막판에도 팬들의 가슴을 쓸어 내릴만한 실점 위기가 두차례나 나왔다. 다행히 상대 공격수의 실수와 GK 조현우의 선방으로 역전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 것은 곱씹어봐야한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벤투호는 남은 기간 동안 수비라인 B플랜의 안정화와 수비 불안의 숙제를 안게 됐다.

doku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