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유튜버 주영스트(26)는 팝페라를 주 콘텐츠로 삼고 있는 1인 방송인입니다. 동시에 셀리아 킴이라는 활동명으로 팝페라 가수로도 존재감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주영스트는 소신이 분명한 크리에이터였습니다. 당장 눈앞의 인기에 집중하기보다 목표를 두고 꾸준히 걸어나가고자 하는 확고한 주관을 피력해 보였습니다. 그에게 각각 다른 질문들이 주어졌지만 이러한 신념은 모든 답변에 녹아있었습니다.


사실 1인 방송인 세계에서 조회수는 무시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입과 직결되는 부분인데다 자신의 인기와 역량을 수치화시킨 것이라고도 볼 수 있죠. 하지만 주영스트는 높은 조회수에만 집중하기보다, 자신과 팝페라의 장점을 살린 콘텐츠를 만드는데 열정을 쏟았습니다. 최근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회사도 설립했고, 단독 콘서트와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스스로를 브랜드화 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1인 방송인으로 활동한 지 2년 만에 일군 결과입니다.


주영스트는 남들처럼 혹은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택하지 않고, 조금은 느리지만 신념을 갖고 임해도 이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젠 1인 방송인, 팝페라 계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그를 만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본인 소개와 함께 유튜브 채널도 소개해주세요.


저는 최초의 팝페라 유튜버입니다. 가끔 팝페라 관련 영상 올리시는 분은 있지만, 저는 유일하게 채널을 유지하며 활동 중입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팝페라 가수나 팝페라에 대해 "행사용 성악가", "성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런 인식을 제 콘텐츠를 통해 "팝페라는 아직 발전 되어가고 있는 장르이며 이제 시작이다"는 메시지를 드리고자 해요. 팝페라는 오페라와 팝을 넘나드는 장르예요. 그래서 가요, 뮤지컬, 애니메이션-드라마 OST, 팝 등 다양한 음악을 성악을 기반으로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성악 같은 것"이 아니라 팝페라의 정체성을 느끼실 수 있도록 구성한 채널이에요.


Q. 주영스트, 셀리아 킴. 두 가지 이름으로 불려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유튜버나 온라인 상에서는 주영스트, 팝페라 가수일 때는 셀리아 킴으로 불립니다. 주영스트는 제가 만들어 가고 싶은 브랜드 이름이고 셀리아킴은 활동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주영스트는 중학교 영어시간에 최상급을 배울 때 'st'를 붙이라는 선생님 말씀에 제가 제 이름 김주영에 '스트'를 붙이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된 별명이예요. 그래서 닉네임을 결정할 때 주영스트가 가장 많이 떠올라 사용하게 됐어요.


셀리아 킴 탄생 배경에도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어요. 대학 시절 교수님이 제가 팝페라 가수로 활동할 때도 주영스트라는 이름을 쓰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1인 방송인과 팝페라 가수로 활동할 땐 이름을 구별하는게 좋지 않겠냐고 하시면서 셀리아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Q. 1인 방송인 뿐만이 아니라 팝페라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저는 성악을 전공했어요. 어느날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시기에 팝페라 가수로 활동하는 지인이 "너도 이런거 해볼래?"라며 제 목소리와 어울리는 뮤지컬 곡들을 추천해주더라고요. 이를 계기로 저 자신만의 음악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가능성에 팝페라 가수로 활동하고자 다짐했어요.


그렇게 꿈을 꾸게 됐지만 팝페라 가수 세계에 두터운 인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충격에 빠졌어요. 절대 모든 팝페라 가수분들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이에 대해 교수님이 "지조를 가지고 어떤 것을 할지 분명히 정하면 된다"는 말씀으로 응원해주셨어요.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인맥도 별로 없고 가진 게 많아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를 브랜드화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좋은 길이 1인 방송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1인 방송을 시작하게 됐어요.


Q. 팝페라를 콘텐츠로 활동하는 1인 방송인은 거의 없잖아요. 방송 초기 반응이 어땠나요?


아프리카TV에서 제 이미지가 신선한 캐릭터로 구축됐어요. 저같이 팝페라 음악을 하는 1인 방송인이 없어서 당시 상황들이 잘 맞아떨어진거죠. 그리고 제게 앳된 모습이 있는데 노래를 하면 풍부한 성량을 뽐내니, 이런 점이 많은 분들에게 반전 매력으로 다가간 것 같아요.


Q. 최근 이름을 내건 회사를 설립했네요.


어느 순간 광고 요청이 들어오고 행사 섭외도 많이 들어오니 제가 제 자신에게 인맥, 스폰서가 돼주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단독콘서트도 지금까지 여덟 차례 했어요. 사실 어느 팝페라 가수도 스폰서나 회사를 끼지 않고 콘서트를 하는 건 쉽지 않거든요. 제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에요. 콘서트도 하고 앨범도 발매하다보니 수입이 높아지면서 회사도 차리게 됐어요. 기분 좋게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Q. 노래나 방송이 힘들 때 슬럼프 극복은 어떻게 하나요?


저는 스스로 고민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시간이 싫어요. 그래서 우울해서 집 안에 있기 보다는 더 밖에 나가는 편이예요. 예를 들면 행사가 잘 안들어와서 수익적으로 잘 안풀린다면 저는 일부러 모아놓은 돈을 다 투자해서라도 공연을 열어요. 제 자신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공연하면서 "슬럼프 아니야. 괜찮아"라고 스스로 위로하죠.


Q. 팝페라는 아직 대중화돼있지 않아요. 콘텐츠 만들 때 여러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그렇죠. 팝페라는 대중에게 신선할 수 있지만 익숙한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방송 초반에는 어떤 노래를 하든 더욱 성악 느낌이 나도록 부르려고 노력했는데 이젠 욕심을 덜었어요. 보다 부드럽게 부르면 호감을 가지며 들을 수 있지 않을지 깨달았어요. 그래서 친근감을 줄 수 있는 발성을 연구중이에요.


노래 선정도 사실 최신 유행하는 가요를 부르면 조회 수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저는 이 부분에 대한 욕심도 버렸어요. 예전 노래라도 제가 더 잘 들려드릴 수 있는, 거부감을 느낄 수 없는 곡을 선택하자는 마음에 애니메이션 OST, 한국풍이 나는 사극 노래, 현대 가곡 등을 위주로 부르고 있습니다.


Q. 곡 선정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프리카TV 방송은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올라오니까 이것도 보고 댓글도 참고해요. 함께 일하는 음악감독님이 곡을 추천해주기도 하고요. 곡 선정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게 잘 어울리는 곡을 선택해 높은 퀄리티를 만들어나가는 거예요. 인기를 누리는 것에 대해 급하게 따라가려고 하지 않으려고 해요. 제 전략이 당장 구독자가 적고 조회수가 잘 나오지 않아도, 제가 생각하는 퀄리티로 만들어나가는 거라 노래 선정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Q. 노래를 잘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비법을 전수해준다면요?


전 트레이닝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비용도 들고, 직장인 분들은 시간이 없잖아요. 이런 상황이거나 트레이닝을 받을 정도로 하고 싶은 건 아니라면, 잘 부르고 싶은 곡을 선정해서 연습하돼 그 가수를 따라가려고 모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연습하고자 하는 노래가 자신이 소화할 수 없는 음역대일 경우, 키를 조금 낮춰서라도 자신만의 노래 스타일을 찾아가는 게 중요해요. 무조건 고음만 잘 낸다고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두 각자에게 맞는 키가 있어요.


Q. 목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저는 목관리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목이 더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약도 최대한 안 먹으려고 해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평소에 비타민, 영양제를 많이 챙겨 먹어요. 물도 하루에 2L를 마시는 것이 목표인데 사실 2L를 마시지 못하지만 1L 이상은 먹게 되더라고요. 최대한 신경을 안쓰는 게 제 관리법입니다.



Q. 버스킹 공연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버스킹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2주에 한번 꼴로 버스킹을 하고 있어요. 사실 클래식을 전공해서 그런지 버스킹을 왜 하는지 의문을 품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기회가 돼 버스킹을 했는데 바로 매력을 느껴버렸죠. 많은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과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제게 있을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저를 매료시켰어요. 그래서 팝페라 버스킹을 최초로 해보자고 다짐했죠.


Q. 음악과 관련이 없는 일반 BJ들과도 버스킹을 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버스킹의 매력은 노래를 반드시 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물론 노래를 잘하는 사람과 같이 하는 것도 좋지만 음악과 관련 없는 사람과 공연하는 것 또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노래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을 얼마든지 붙잡을 수 있죠. 반면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 막상 떨지 않고 잘하는 모습이 포착된다면, 이 또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죠.


Q.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대학 시절 국방부에서 하는 군악대 연주를 보러 간 적이 있어요. 1년에 한 번씩 하는 공연인데 조수미 선생님, 그룹 비스트 양요섭 님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친구에게 "나도 꼭 저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그 무대에 실제로 오르게 됐어요. 또 대학 시절 교수님과 함께 섭외가 돼 영광이었고 더욱 뿌듯했어요.


Q. 다양한 사람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했는데 꼭 해보고 싶은 셀럽이 있다면요?


가수 크러쉬요. 제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데 그분도 그렇더라고요. 멋지다는 생각이 들면서 팬이 됐어요. 함께 노래하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도끼의 팬이기도 한데, 신기하게도 곧 하게 될 행사에서 저의 뒤 순서가 도끼더라고요. 크러쉬도 제가 열심히 하다 보면 함께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Q. 유기견 사료 후원을 위한 콘서트를 진행했어요. 유기견 보호에 앞장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펫샵과 강아지 공장의 실태를 알고 난 후 그런 마음이 생겼어요. 또 강아지를 좋아하게 되면서부터 더욱 관심이 생겼죠. 어렸을 때는 강아지를 너무 무서워했지만, 우연한 기회로 2년 전부터 강아지를 키우게 됐어요. 하지만 강아지가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먹지도 못해서 병원 신세를 졌어요.


치료하는 과정에서 제가 엄마가 돼가고 있다는 걸 느꼈고, 어느 날 강아지가 사료를 잘 먹는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깨끗한 영혼을 만난 느낌이 들었어요. 그 후 한 유기견 봉사단체 SNS에서 '후원도 봉사다'라는 글귀를 발견했어요.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고 사료를 후원할 수 있는 콘서트를 열어보자고 다짐했어요. 콘서트를 통해 총 1200kg의 사료를 모아 3월에 한 유기견 보호 단체에 기부했습니다.


Q. 최근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대단해요. 이런 시류를 보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이제 TV를 보는 사람들보다 휴대전화를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시대잖아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크리에이터가 가장 특화된 직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BJ 감스트님이 축구 중계를 넘어 MBC '진짜 사나이' 출연 소식도 알렸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인 방송인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죠. 같은 크리에이터로서 기분 좋은 현상이라고 여겨져요.


Q.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팝페라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어요. 제 유튜브 채널도 더 키우고 팝페라 가수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요. 그러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최대한 혼자 해내고 싶어요. 스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 끝이 어디일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이게은 기자 eun5468@sportsseoul.com, '주영스트' 유튜브 캡처

영상 편집ㅣ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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