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김대령기자]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한창이던 지난 8월, 우리 남자축구 대표팀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의 4강전 맞대결은 전 국민적 관심사였다. 그리고 경기 후 채 식지 않은 이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여성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판 투이 티엔(21). 경기 직후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와 진행한 1분이 채 되지 않는 인터뷰에서 뽐낸 미모가 엄청난 화제를 낳으면서 단숨에 SNS 스타에 등극했다. 영상에서 그의 인터뷰 장면을 딴 '짤'이 '베트남 응원녀'라는 이름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100만 뷰를 넘긴 해당 영상의 댓글은 온통 그의 이야기로 도배됐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후 다시 한 번 '슛포러브'에 출연해 이름과 직업을 밝힌 것 정도가 전부였다.


월드컵이 끝난지 두달 후, 태풍이 지나가면서 거짓말처럼 하늘이 개고 화려한 불꽃이 서울 하늘을 수놓았던 지난 6일, 투이 티엔이 한국을 찾았다. 서울 청담동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투이 티엔의 방한 소식은 빠르게 화제가 됐다. 한국에 도착한 후 SNS에 올린 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터넷 매체들을 통해 공유되면서 다시 한국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투이 티엔은 유창한 영어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으며 인터뷰에 임했다. 한국에 처음 왔다는 그는 "태풍이 왔다는 소식은 들었어요. 인스타그램에 한국에 간다는 소식을 올렸는데 많은 분이 걱정해주셨거든요"라며 "마침 도착하는 시간에 딱 날이 개고 화창해졌어요. 그리고 밤에는 불꽃축제도 봤어요. 저를 위한 성대한 환영식이라고 생각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 영상으로 화제가 된 그에게 당시 상황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일각에선 미리 섭외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투이 티엔은 "미리 이야기된 건 전혀 없었고 정말 우연이었어요. 인터뷰어가 누구인지도, 어느 방송에서 촬영하는지도 몰랐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만큼 한국에서의 뜨거운 반응도 갑작스러웠다. 그는 "SNS로 수많은 메시지가 날아들었고, 한국 매체에서 저의 이야기가 보도된 것도 봤어요. 이렇게 큰 반응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 했어요"라며 "그날 이후로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죠"라고 열렬한 성원을 보내준 한국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그는 수많은 메시지 중 무례한 내용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다며 "모두 저를 칭찬하거나 응원하는 메시지였어요"라고 덧붙였다.


당시 "오빠 파이팅"이라는 깜짝 한국어로 남심을 녹였던 투이 티엔은 "인터뷰 전에도 한국 음식과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라며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등의 한국어를 선보였다. 한국 드라마와 가수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그는 "SBS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소지섭을 좋아해요. 가수 중에는 지드래곤 팬이에요. 리듬체조 선수 출신인 신수지도 알고 있어요"라며 남다른 한국 사랑을 과시했다.


베일에 싸인 자신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도 가감 없이 공개했다. "베트남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요. 지금도 촬영 중인 영화가 있고요"라고 직업과 근황을 전한 투이 티엔은 "뷰티숍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해요. 다만 본업은 배우죠"라고 덧붙였다.


비록 '응원녀'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됐지만 연기를 하는 배우인 만큼 투이 티엔의 꿈은 배우로서의 성공이다. 특히 애정을 갖고 있는 한국 무대로의 진출은 그가 예전부터 품고 있는 소망 중 하나다. 이미지에 걸맞는 귀엽고 순수한 캐릭터부터 액션 연기까지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는 "좋은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한국에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롤모델은 배우 케이트 블란쳇, 니콜 키드먼 등이다. 그는 "모두 훌륭한 배우들이지만 누구를 벤치마킹하기보다는 저만의 스타일로 저만의 길을 걷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깜짝 스타가 된 후 한국 매체와의 첫 인터뷰였지만 영상 촬영까지 능숙하게 마무리한 그는 "한국에서의 열렬한 성원에 감사드린다"라고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 후 "기다려주세요"라며 자신의 꿈을 함축한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daeryeong@sportsseoul.com


영상 편집ㅣ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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