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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목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조현우 열풍’이 FA컵에도 불어닥쳤다. 월드컵 스타인 그의 출현에 인구 25만 목포시의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꽉 채웠다.

대구FC 수문장 조현우는 3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 내셔널리그 목포시청과의 원정 경기에서 대구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경기 전 국제축구센터로 들어가는 도로가 꽉 막혀 차들이 움직이지 않을 만큼 열기가 꽉찼다. 가운데 장내 아나운서가 원정팀 출전 선수 중 “조현우”를 외치자 함성이 크게 울리기도 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조현우 보러 왔어요”를 외쳤다. 물론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엔 홈팀 목포시청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구단 관계자는 “내셔널리그 개막전 때는 의례적으로 꽉 들어차지만 FA컵에 이렇게 많은 관중이 오긴 처음”이라며 “2015년 광주가 유니버시아드 개최 관계로 프로 홈 경기를 여기서 치를 때도 이런 인파는 없었다”고 했다. 이날 관중은 4988명을 기록했다. 대회 규정에 따라 공짜표 없이 성인은 2000원, 학생은 1000원의 입장료를 냈다.

대구는 1부리그에서 6강을 다투는 다크호스다. 반면 목포시청은 3부 격인 내셔널리그 소속이다. 실력 차가 날 것 같았지만 32강에서 안양(2부), 16강에서 인천(1부)를 누르고 올라온 목포시청의 실력은 대구를 맞아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조현우의 선방쇼도 빛났고, 경기도 박진감 넘쳤다. 대구는 전반 20분 에드가의 어시스트를 받은 공격수 전현철의 슛이 홈팀 골키퍼 남윤창 다리 사이로 빠져 들어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상훈 감독이 이끄는 목포시청은 굴하지 않고 받아쳤다. 그러더니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된 김상욱이 그라운드에 들어간 지 2분 만에 동점포를 터트려 국제축구센터를 뜨거운 분위기로 몰고 갔다. 조현우의 슈퍼세이브를 뚫어 더 짜릿한 골이 됐다. 일본인 공격수 타츠의 슛을 조현우가 걷어내자 김영욱이 재차 슛을 시도했으나 조현우가 또 걷어내 볼은 크로스바 맡고 안으로 떨어졌다. 이를 김상욱이 침착하게 오른발 발리슛으로 차 넣어 1-1을 만든 것이다. 목포시청은 이후에도 전혀 밀리지 않고 역전을 노렸으나 대구의 뒷공간 돌파에 실점하고 땅을 쳤다. 대구는 21살 김대원이 롱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받은 뒤 사각에서 침착하게 골로 연결, 2-1로 다시 달아났다. 목포시청은 후반 36분 첫 골 주인공 김상욱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대구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대구는 이날 승리로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FA컵 4강에 올랐다. 경기 끝난 뒤 많은 어린 팬들이 조현우 사인을 받기 위해 국제축구센터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조현우는 “(아시안게임 부상에 따른)몸상태는 회복이 됐고, 지금은 90%”라고 밝힌 뒤 “목포의 축구 열기가 뜨거워 기분 좋았다. 경기장에 가면 내 이름이 많이 들리기도 하고 평상시에도 알아봐주신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날 알아봐주실 때가 더 좋다”며 팬들이 꾸준히 축구장에 와주길 부탁했다. 그는 이어 “K리그도 중요하지만 FA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선수들과 이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러면서 좋은 선방도 나왔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브라질 공격수 주니오가 후반 교체로 들어가 멀티골을 터뜨린 울산 현대가 내셔널리그 김해시청의 도전을 뿌리치고 FA컵 4강에 합류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이날 울산문수경기장에서 FA컵 8강전에서 주니오의 연속골로 김해시청을 2-0으로 눌렀다. 지난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2년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하며 2연패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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