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연설 방탄소년단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방탄소년단이 추석 연휴를 더욱 훈훈하게 하고 있다.

그간 미국 빌보드 등 세계 최고의 무대를 누비며 정상을 휩쓰는 소식들로 눈길을 모은 방탄소년단이 이번에는 신기록의 기쁨이 아니라 감동의 연설로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관통했다.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한 한국의 보이그룹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눈길이 또 한 번 바뀔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 참석, 유엔총회 연설에 나섰다. 한국 가수로서는 최초로, 전세계 젊은 세대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됐다. 제73차 유엔총회를 맞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들이 뉴욕에 집결한 시점과 맞물려 대표적인 케이팝 그룹이 초청된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날 행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청년(Youth) 2030’ 프로그램 중 교육부문 파트너십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로, 청년들이 기성세대에 기대기보다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권한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또한,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역할을 하는 방탄소년단이 이 자리에 있다”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소개로 회의장 단상 앞에 나선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스타이자 젊은 팬들의 우상이 아닌 진솔한 목소리를 내며 의미 있는 자리를 더욱 뜻깊게 했다.

마이크를 잡은 리더 RM은 유려한 영어로 자신만의 스토리로 7분여간 풀어내며 좌중을 집중했다. 특히 포기 하고 싶었던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담을 들려주며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는 연설이 감동으로 이어지게 했다.

“서울 근처의 일산이라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지만 열살 무렵부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잃게 됐다고 고백한 RM은 “별을 보면서 꿈꾸지 말고 실천해보자고 생각했다. 내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저에게는 음악이라는 안식처가 있었다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이어서 “사람들이 ‘BTS는 희망이 없다’고 말할 때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는 그는 “수백만장의 앨범이 팔리고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가 됐지만 여전히 스물네살의 평범한 청년”이라면서 “멤버들이 있고 ‘아미’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프와 손잡고 세계 아동·청소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시작한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알리고 있는 중인 사실을 상기시킨 RM은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 앨범을 발매하고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전세계 팬들로부터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데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제는 전세계 젊은 세대들이 나를 사랑하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달라(Speak Yourself)”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나는 방탄소년단의 RM, 김남준입니다. 한국의 아이돌이자 아티스트이지만, 다른 사람처럼 실수도 하고 단점도 있다. 하지만 제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 여러분 목소리를 내달라. 여러분의 스토리를 얘기해달라”라고 말한 RM의 연설은 큰 감동을 주며 좌중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더불어 전세계 팬들의 마음은 물론이고 전세계 정상들의 이목까지 집중시킨 방탄소년단의 연설 소식이 추석 연휴를 맞은 국내팬들에게 닿으며 감동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훈훈한 연설의 감동이 한가위에 더없이 어울리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게 하고 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유니세프 제공·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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