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용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6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LG 선발투수 장진용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곤지암=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 참가했습니다.”

17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 위치한 팀업 캠퍼스 야구장에서는 호주프로야구리그(ABL)에 참가할 질롱 코리아팀 선수들을 선발하는 트라이아웃이 열렸다. 170명의 선수들이 현장을 찾아 뜨거운 열기를 내뿜은 가운데 낯익은 얼굴이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LG에서 뛰었던 투수 장진용(32)이었다.

장진용은 LG의 아픈 손가락이다. 2004년 1차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지만 프로 무대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14년 동안 LG에서 뛰면서 1군 통산 기록은 44경기 3승 7패, 방어율 7.15다. 퓨처스리그에서 펄펄 날며 3년 연속 방어율왕을 차지하기도 해 ‘2군 매덕스’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1군에만 올라오면 2군에서 보여줬던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장진용은 지난 시즌 LG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장진용
장진용이 17일 열린 ABL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곤지암 |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하지만 장진용은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개인 훈련에 매진하며 몸을 만들었고,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LG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마운드에 올라간 장진용은 힘차게 공을 뿌렸다. 테스트 이후 현장에서 만난 장진용은 “몸은 아무 문제 없다. 오늘은 경기할때만큼의 피칭을 하진 못했다. 잘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장진용이 호주행을 결심한 이유는 그만큼 야구를 계속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장진용은 “프로 시절이 너무 아쉬웠다. LG에서 14년을 뛰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너무 아쉽다. 그동안 야구만 해왔고 야구를 너무 하고 싶어서 트라이아웃에 지원하게 됐다. 내가 여기서 나이가 가장 많더라. 그래도 좋은 기회가 왔기에 놓칠 수 없었다. 박충식 단장님과 구대성 감독님 밑에서 야구를 배워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장진용의 목표는 호주 리그를 발판삼아 다시 KBO리그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는 “최고의 목표는 일단 트라이아웃에 합격하는 것이다. 이후 호주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호주 리그가 끝날 시점은 KBO리그 팀들이 전지훈련을 가는 시점이다. 호주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용히 참여하고 싶어 LG 선수들에게 트라이아웃 참가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는 장진용은 스파이크 끈을 동여매고 다시 야구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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