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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아시안게임과 A매치 소집을 마치고 토트넘으로 돌아간 뒤 훈련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출처 | 토트넘 인스타

[런던=스포츠서울 고건우통신원]토트넘 손흥민은 살아 있다.

손흥민이 강행군에 따른 전세계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복귀 뒤 첫 경기에서 조커로 맹활약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토트넘 주전 경쟁도 문제 없이 펼칠 수 있음을 알렸다. 손흥민은 15일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0-2로 뒤진 후반 32분 교체로 들어가 추가시간 포함 18분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경기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따른 구단의 특별상까지 받아 웸블리 9만 관중의 축하를 한 몸에 받은 그는 아시안게임처럼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홈팀 추격의 중심이 됐다. 토트넘은 주전 골키퍼인 프랑스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부상 및 음주운전 처벌 등으로 결장해 후보인 미셸 포름이 골문을 지켰다. 리버풀은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포름과 수비라인을 집중 공략해 전반 39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후반 9분 로베르투 피르미누가 연속골을 뽑았다.

수비가 좋은 해리 윙크스 대신 들어간 손흥민은 월드컵~ICC컵~프리미어리그 개막전~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의 피로를 잊은 듯 헌신적인 플레이로 토트넘의 플레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국 토트넘은 후반 47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신 에리크 라멜라의 추격골로 뒤늦게 승점 확보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2분 뒤 아쉬운 장면이 지나갔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 컨트롤하던 손흥민이 수비에 가담한 상대 공격수 사디오 마네의 태클에 왼 발목을 채어 넘어진 것이다.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자 손흥민은 두 팔을 들어 살짝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결국 토트넘은 한 골 차로 패했다. 3연승 뒤 2연패를 기록한 토트넘은 6위로 떨어졌다. 리버풀은 5연승과 함께 첼시에 골득실에서 뒤진 2위가 됐다.

마네가 손흥민에게 가한 거친 플레이는 해설자들도 “페널티킥이 맞다”고 할 정도였다. 잉글랜드 축구의 레전드 앨런 시어러는 국영방송 BBC의 ‘매치 오브 더 데이’에 나와 “주심이 최적의 시야를 확보하지 못했다. 명백한 페널티킥”이라며 “손흥민을 선발로 넣었어야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고 상승세를 타는 중이었다”고 했다. 국내에서 중계하던 SPOTV 장지현 해설위원도 “페널티킥이 맞다”고 했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토트넘이 더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한 것을 자책했다. 손흥민은 리버풀전 직후 현지 한국 취재진과 만나 “내가 봐도 페널티킥이 맞다. 승점이 걸려 있었기 때문에 많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심판도 사람이니까 실수를 한다. 존중해야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는 그렇게 가지 않게 더 좋은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페널티킥 유무를 떠나 손흥민의 복귀전 활약은 앞으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컵 등 3개 대회를 동시 소화해야 하는 토트넘 내에서 그의 경쟁력이 변함 없음을 입증한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데 원톱 해리 케인과 공격형 미드필더 델레 알리, 오른쪽 날개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주전 입지를 확고하게 굳히고 있다. 왼쪽 날개가 손흥민의 자리였으나 그가 아시안게임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브라질 출신 루카스 모우라가 프리미어리그 ‘8월의 선수’에 뽑힐 만큼 잘 했고, 라멜라도 이날 리버풀전에서 추격골을 넣는 등 활약했다. 그러나 5~9월 강행군을 통해 해결사는 물론 특급 도우미로 축구에 눈을 뜬 손흥민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모우라와 라멜라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손흥민은 혹사 논란에 대해 “잠도 잘 자고 있다. 이런 상황이 사실 재미있다. 힘들 수 있지만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고 웃으며 오히려 정신적으로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구단의 특별상에 대해선 “너무 감사하다. 자리를 오래 비워 팬과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이렇게 환영받을 줄 몰랐다.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오는 19일 오전 1시55분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경기장 산 시로에서 벌어지는 인테르 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통해 이번 시즌 토트넘의 공식 경기 첫 선발 및 마수걸이 골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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