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2018 프로야구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송광민.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완전체가 이렇게 무섭다. 상하위 구분없이 연일 맹타다. 푹 쉬면서 체력을 보충한 영향도 있고 소위 ‘야구할 줄 아는 베테랑’까지 요소요소에서 제 몫을 하니 48일 만의 2위 탈환까지 저절로 따라왔다. 한화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타선 폭발로 3연승을 구가했다.

한화는 6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KBO리그 정규시즌 KT와 원정경기에서 단 6이닝 만에 안타 18개를 몰아치며 8점을 뽑아냈다. 1회부터 예열과정 없이 바로 폭발을 시작해 KT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상하위 타순 구분없이 상대 투수를 질식시키는 파괴력이 돋보였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시즌 재개 후 더그아웃에서 우리 타선을 보는데 묵직한 느낌을 받았다. 부상자가 많을 때에는 군데군데 구멍이 보였는데 지금은 내가 투수여도 주눅이 들 정도”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롯데 외국인 투수 두 명이 그 무게감에 결국 와르르 무너진게 아닌가 싶다”며 은근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포토]김태균, 1점 추가요~
한화 김태균이 10일 대전 넥센전 2-1로 맞선 8회 1사 2루 타석에서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그럴만 하다. 종아리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던 김태균이 중심타선 한 자리를 든든히 채우자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김태균은 지난 4일 대전 롯데전에서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건재함을 알렸고 이성열과 송광민이 릴레이 홈런포로 연승모드를 가동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전통이 그대로 살아났다. 1, 2회 한 점씩 뽑았지만 잔루 5개를 남겨 아쉬운 표정을 짓던 한화는 4회초 1사 만루에서 송광민이 좌중간을 꿰뚫는 주자일소 2루타로 막혔던 혈을 뚫어냈다. 전날 만루에서 롯데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린 기세를 잇는데 성공했다. 이어 타석에 나선 제라드 호잉은 김태균 타석 때 2루를 훔쳐 20홈런 20도루를 달성했다. 올시즌 1호이자 한화 소속으로는 2008년 더그 클락(22홈런 25도루) 이후 10년 만의 20-20클럽 멤버가 됐다. 8번타순에 배치된 최재훈도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힘을 보태는 등 2연속경기 선발전원 안타에 올시즌 팀 최다인 23안타를 폭발했다.

한 감독은 타선 폭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그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말그대로 휴식에 집중했다. 매년 7, 8월에 체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끊기위해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훈련 일정을 잡았다. 호잉은 휴식기 이전과 달리 얼굴에 살이 붙었더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또 한 가지 원인은 완전체 구축이다. 한 감독은 “(김)태균이가 복귀한 영향도 있지만 베테랑들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야구를 하고 있다. 경기 흐름을 읽고 끌어 오는 힘이 과연 베테랑이라는 찬사를 보낼 정도로 빼어나다. 덕분에 요즘은 베테랑들 칭찬하느라 시간이 부족할 정도”라며 웃었다. 김태균, 정근우 등 국가대표 터줏대감으로 수 년동안 활약한 베테랑들의 진면목이 치열한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시즌 후반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포토] 한화 호잉, 린드블럼~ 공 좋던데?
한화 이글스 호잉이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상대팀에 인사하며 퇴장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지난 7월 21일 대구 삼성전 이후 2위 탈환에 성공했지만 한 감독은 “목표를 정해놓지는 않았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잔치 참가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축제를 만끽하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다. 양대리그로 진행된 1999년 매직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한화는 당시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단일리그 체제에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것은 1991년이 마지막이다. ‘완전체’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전통을 되찾은 독수리 군단이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야구팬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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