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8강 진출 손흥민, 주먹 불끈
23일 인도네시아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경기장에서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한국과 이란의 경기가 열렸다. 손흥민이 경기 후 주먹을 쥐고 환호하고 있다. 2018. 8. 23.치카랑(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내가 수비로 내려갈게!”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진야(21·인천)는 25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라판간 바베크에서 열린 공식 훈련를 앞두고 선수단 대표로 인터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진야는 지난 23일 이란과의 16강전에서 나온 일화를 소개했다. 김진야는 후반 막판 상대와 충돌해 무릎에 고통을 호소했다. 순간적인 통증이 심해 절뚝이며 아파하자 이를 지켜보던 주장 손흥민이 김진야에게 “내가 수비로 내려가겠다”라고 말했다. 뛰기 어려워 보이는 후배를 대신해 같이 왼쪽에서 뛰는 자신이 수비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김진야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끝까지 뛰기는 했지만 흥민이 형이 그렇게 말을 해줘 감사했다”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한국은 2골 차로 앞서 있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지만 손흥민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은 것이다. 손흥민의 솔선수범하면서도 방심하지 않는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다.김진야는 이어 “흥민이 형이 이란전이 끝난 후에 고맙다는 말을 했다. 또 이 순간부터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며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늘 축구 생각만 하는 모습을 정말 배울 만하다”라며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진야는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왕성한 활동량, 폭발적인 스피드로 한국의 왼쪽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김진야는 “아직 힘들지 않다”라며 “앞만 보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어 “윙백으로 뛰든, 풀백으로 뛰는 체력에 큰 차이는 없다”라며 포지션에 관계 없이 체력적으로 준비됐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김진야는 원래 오른발잡이라 왼쪽에 서면 불편함을 느낀다. 그는 “왼쪽에 서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제 장점을 이용하면 된다.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거나 왼쪽으로 파고들 수도 있다. 여러 시도를 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라며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27일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을 치른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서 한국을 1-4로 잡은 강호다. 당시 김진야는 출전하지 않았다. 김진야는 “그때 출전했던 형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개인기가 좋고 거칠어 1대1 싸움에서 절대 밀리면 안 된다고 했다”라며 “우즈베키스탄이 우승후보라고 하지만 8강에서 만난 게 잘됐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동의한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더 자신감을 갖고 남은 경기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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