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는 벤투 감독[포토]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23일 고양시 한 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양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고양=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이 된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은 “월드컵 16강 진출한 경우가 적어 한국을 맡았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23일 고양시 한 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다가올 아시안컵(우승)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통과가 목표다.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팀이고 훌륭한 선수들이 있다”며 “한국은 지난 9차례 월드컵 중 2번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게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됐다”고 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의 내달 평가전 차출에 대해선 “기성용은 소집될 것이며 구자철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나중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취임 소감은.

장기 프로젝트를 맡겨주신 대한축구협회와 협회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또 미팅에서 목표를 야심차고 명확하게 설명해준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에게도 감사드린다.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가 한국으로 오게 된 큰 이유다. 다가올 아시안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통과가 목표다.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팀이고 훌륭한 선수들이 있다. 야심차고 확실한 목표를 이룰 기회다.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 뿐아니라 미래 주축이 될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부여하겠다. 내달 평가전은 선수들과 첫 만남이 될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코칭스태프는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다. 평가전엔 러시아 월드컵 멤버가 다수 포함될 것이다.

-한국 축구를 어떻게 바라봤는가.

한국 감독이 된 뒤 한 것은 월드컵 본선과 예선을 본 것이었다. 어제 K리그 경기를 하나 관전했다. 어제 한 경기만으로 모든 것을 알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한국 축구는 수준이 있다고 봤다. 어제 느낀 것은 경기의 강도나 경쟁심을 봤을 때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02년 월드컵은 한국 축구가 포르투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한국은 항상 본선에 진출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한국에겐 2002년 월드컵이 역사적인 시기였고 한국인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됐다고 생각한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감독의 평균 재임기간이 1년 반에 불과하다.

한국 팬들의 기대치가 높다는 것은 알고 있다. 지난 32년간 9번의 월드컵 본선을 나갔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9차례 중 2번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게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됐다. 모두의 기대가 있고 믿음이 있고 수준이 있다. 내가 온 뒤 실력이나 월드컵 진출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지난 기간 여러 명의 감독이 갔던 것도 알고 있다. 오늘날 축구는 결과만을 따진다. 김 위원장이 우리의 목표가 장기 프로젝트임을 설명했다. 또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했다.

-기성용, 구자철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대표팀에서 아직 영향력이 큰 선수라고 생각한다. 확실한 결정은 나지 않았으나 좋은 결과를 갖고 오도록 선수들과 대화하겠다. 기성용은 소집될 예정이다. 주장을 넘어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라서 이번 소집은 중요하다. 구자철은 지금 대표팀에 소집될 몸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통화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우린 4년을 더 가야 한다. 둘은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입국하는 날 아시안게임 한국-키르기스스탄전이 있었는데 봤나. 아시아 무대에선 상대 밀집수비에 고전하는데.

키르기스스탄전을 봤다. 다음 라운드를 넘어가기 위해선 합당한 결과로 간주된다. 그러나 우린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아시안컵에서도 우리와 붙을 때 수비적으로 나올 팀들이 많을 텐데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첫 소집부터 11월까지 6번의 경기에서 우리팀 스타일과 전술을 만들겠다. 여러 가지를 실험해보겠다.

-선호하는 축구,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선 어떤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감독마다 철학이 있고, 스타일이 있다. 빠른 시간 내 우리 팀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목표 중 하나는 볼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고 찬스를 만드는 경기를 하고 싶다. 수비에선 언제 어디서 과감하게 압박하고 수비할지 잘 생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팀이 주도권을 잡고 위험을 줄이며 야망 아래서 공격적인 경기를 했으면 한다. 전체적으론 90분간 뛰며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

-대표팀의 최종예선, 본선 8경기를 봤다고 하는데 그 경기들의 기복이 심했다. 벤투 감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는데.

난 어려서부터 존중을 많이 하는 편이다. 존중은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 선수들, 스태프들이 중요한 요인들이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로 존중한다. 선발하고 결정하는 게 내 역할이다. 모든 감독들은 언론에 항상 노출돼 있다. 이런 기자회견 자리는 감독을 맡게 되면 자연스럽게 부딪힐 자리다.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는데 이강인도 포함되나.

이번 프로젝트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스포츠적으로 봤을 때 첫 번째 목표지만 어린 선수들을 발탁하고 기회주는 것도 역할이라고 본다. 연령대 감독들과 최대한 교류를 통해 정보를 많이 얻고 유능한 선수 정보를 얻으려고 할 것이다. 이강인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난 더 많은 선수들이 연령대 대표팀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A매치가 2002년 월드컵 한국전이었다. 그리고 다시 왔는데.

16년 전과 비교하긴 힘들다. 지금 온지 며칠 안 됐다. 2002년엔 훈련하고 경기 뛰어 잘 몰랐다. 이젠 여러 가지를 보고 싶고 알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 온지 며칠 되지 않았으나 날 도와줄 사람들이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다고 판단된다.

-2002년과 비교해 한국 대표팀의 변화는 뭐라고 보는가.

2002년 축구와 지금 축구를 비교하는 게 쉽지 않다. 10년은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는 시간이다. 기억에 남는 한국의 2002년 대표팀은 조직력이 좋고 압박이 굉장히 강했다. 지금의 한국 대표팀을 관찰한 바에 따르면 성격이나 스타일은 바뀌지 않았으나 강도는 달라졌다. 조직력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총 5명이 팀으로 왔다.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나.

이번 프로젝트가 감독 선임과 다른 것이 코칭스태프 전체가 한국에 온 것이다. 5명이 모두 온 것이 협회와 김 위원장의 절대적인 믿음을 보여준다. 코칭스태프 4명은 모든 기획, 준비, 관찰을 함께할 것이다.

-충칭 리판 감독하면서 아시아 축구의 무엇을 배웠나. 실패라고 생각한다면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나.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 게 중국에선 내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에선 환경이 상당히 달랐고 어려웠다. 한국에 오니까 환경이 어떻게 다른가를 깨닫게 됐다. 그 때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한 번도 하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었다. 말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구단에서 내가 준 목표는 1부리그 잔류였다. 그리고 1부리그에 잔류하고 있었다. 시즌 중 한 번도 강등권에 내려간 적이 없다. 불행하게도 그 결정을 지난지 몇 주가 지났고, 이런 사실을 봤을 때 실패라고 보긴 어렵다. 충칭은 얼마든지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영입된 것은 아닐 텐데 냉정하게 본 한국 축구의 수준과 향후 전망은.

답하긴 이르다고 본다. 한국 축구 수준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으나 어디까지 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직접 본 경기는 어제 K리그 한 경기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 경기, 최종예선은 (영상으로 보고)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드컵 땐 충칭에서 일하고 있었다. 한국을 맡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이유는 영상을 보고 긍정적인 것을 봤기 때문이다. 한국은 매우 조직적이고, 역습을 잘 활용하는 팀으로 봤다. 어떤 시점에선 좋은 수비 조직력을 보여줬다. 볼을 잃었을 때 빠른 반응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우린 한국 대표팀을 맡아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어 팬들이 기대해도 좋다. 아주 전문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달성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 열정과 야망을 갖고 열심히 임할 것이다. 모든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경기 내용을 보여주도록 노력할 것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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