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진종오가 10일 오전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현장 관계자의 미숙한 대처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사격의 신’ 진종오(39·KT)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은 진한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진종오는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10m 공기권총 결승에서 총점 178.4점으로 전체 5위를 기록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는 등 사격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룬 진종오는 마지막 남은 퍼즐인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결국 목에 걸지 못했다. 사실상 이번 대회가 마지막 아시안게임 출전이라고 밝힌 만큼 진종오의 최종 이력서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적히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주종목인 50m 권총과 단체전이 이번 대회부터 폐지되면서 진종오가 참가할 수 있는 종목 수가 확 줄었다. 결국 이번 대회에는 10m 공기권총 한 종목에만 출전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이대명(30·경기도청)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동반 메달을 따길 바랐다. 예선에서 584점을 기록하며 인도의 차우다리 사우라브(586점)에 이어 2위로 상위 8명이 진출하는 결승에 도달하며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좋은 컨디션으로 결승에 안착했지만 시작부터 암초에 부딫혔다. 본 경기에 들어가기전 시험 사격을 하는데 진종오의 모니터에 탄착이 보이지 않았다. 진종오는 즉각 현장에 있던 관계자에게 항의를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진종오가 시사 마지막발을 쐈는데 모니터에 탄착이 안보였다. 보통 모니터를 고치고 무제한 시사를 줘야하는데, 대회 운영 미숙으로 한발밖에 안줬다. 운용의 미가 부족해서 진종오가 초반부터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진종오는 본 경기에 들어가기전 심호흡을 크게 하며 심리적으로 흔들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시작 전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딫혔지만 진종오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5발을 쏘는 첫 번째 시리즈에서 5위에 머물렀지만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2발씩 쏴 최하위 선수가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라운드에서 좀처럼 10점대를 쏘지 못하면서 순위가 떨어졌고, 결국 최종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였다.

사격은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과 심리 상태가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다. 물론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있는 관계자가 발빠르고 정확한 대처로 선수들의 심리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종오의 집중력은 경기 전 조직위의 미숙한 대처로 인해 흐트러졌다. 올바른 대처로 안정을 찾고 초반 고득점을 올렸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진종오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결과였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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