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골 황의조 \'또 넣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황의조가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2018. 8. 15.반둥(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반둥=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황의조(26·감바오사카)가 ‘인맥축구’ 논란을 한 방에 잠재웠다.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황의조는 1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17분과 36분, 43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황의조의 맹활약 끝에 한국은 6-0 대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향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로 평가했던 바레인과의 첫 경기를 완벽한 다득점 승리로 장식하며 조 선두에 등극해 순조롭게 대회를 시작했다.

바레인의 어린 선수들은 물오른 황의조를 막을 수 없었다. 황의조는 전반 17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문환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36분에는 페널티라인 왼쪽에서 나상호가 밀어준 패스를 받아 유연하게 돌아선 후 골대 구석으로 땅볼 슛을 시도해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7분 후에는 박스 내에서 상대 수비수가 실수한 틈을 놓치지 않고 골키퍼를 따돌리는 여유로운 마무리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황의조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전반에만 5골을 터뜨린 한국은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논란을 깨끗하게 잠재우는 해트트릭이었다. 황의조는 이번 U-23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일부 팬들의 근거 없는 비난에 휩싸였다. 과거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과 황의조가 성남FC에서 사제지간으로 지냈다는 이유로 ‘인맥 축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김 감독이 황의조를 선발한 배경은 명확했다. 황의조는 올시즌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J리그에서만 9골을 터뜨려 득점 5위에 올라 있다. 컵대회에서도 5골을 터뜨렸다. 시즌 전체 일정의 절반 정도가 지난 시점에 두 자릿수 득점을 훌쩍 넘었다. 유럽파가 뒤늦게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도 황의조를 발탁한 배경이었다. 손흥민이 대회 직전 팀에 합류하고 황희찬, 이승우도 국내에서 충분히 호흡을 맞추지 못하는 만큼 최전방에서 팀을 지탱할 노련한 공격수가 필요했다.

[포토] 황의조 \'헤트트릭 달성\'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황의조가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2018. 8. 15.반둥(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 감독은 손흥민과 황희찬, 이승우 등 유럽파 공격수들을 바레인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황의조와 나상호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그만큼 황의조에 대한 믿음이 컸다. 김 감독의 신뢰에 황의조는 결과로 응답했다. 바레인은 2020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와일드카드 없이 1997~1999년생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황의조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바레인 수비수들을 여유롭게 상대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터치와 움직임, 몸싸움 등 수준이 다른 실력을 보여줬다. 특유의 템포 빠른 슛도 일품이었다. 바레인은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세 팀 중 가장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북한을 4-1로 대파했고 우즈베키스탄과 3-3 무승부를 거뒀다. 2경기에서 7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중동 특유의 거친 플레이와 조직력, 끈끈함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황의조가 이른 시간에 골을 넣으면서 U-23 대표팀은 탄력을 받았고 전반에만 5골을 터뜨리며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향후 상대할 말레이시아, 키르키스스탄의 전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할 때 U-23 대표팀은 쉽게 토너먼트 라운드에 안착할 전망이다.

황의조의 활약이 고무적인 이유는 또 있다. 손흥민의 짐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 중에서 가장 돋보인다. 아시아 최고의 축구선수로 매 경기 집중 견제를 받을 게 분명하다. 공격 쪽에서 손흥민과 역할을 분담할 선수가 필요한데 바레인전만 보면 황의조가 적임자다. 황희찬이나 이승우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김 감독도 측면에 배치할 계획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황의조가 손흥민과 함께 득점을 책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팀 입장에선 까다롭다. 손흥민만 막는다고 한국의 공격을 봉쇄할 수 없게 됐다.

황의조는 후반 13분 이승우와 교체돼 벤치로 향했다. 김 감독은 담담하게 황의조와 악수를 나눴다.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U-23 대표팀의 목표는 바레인전 승리가 아니라 금메달 획득이다. 최고의 출발을 보였으니 지금 분위기를 이어가면 된다. 황의조의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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