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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아르차마닉 스타디움에서 공식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반둥 | 정다워기자

[반둥=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분명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다. 대회 첫 경기인만큼 중요하다. 산뜻하게 시작해야 좋은 흐름으로 금메달을 향해 전진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손흥민과 황희찬, 이승우, 조현우, 김민재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아 상대 입장에서 분석하기 쉽지만, 이에 반해 바레인은 알려진 게 많지 않다. A대표팀이 아닌데다 선수들이 무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전력을 갖춘 팀이지 알기 어렵다. 그나마 최근에는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각 나라 경기 영상을 구할 수 있어 김 감독은 바레인의 최근 경기 영상을 분석해 선수들에게 장단점을 설명했다. 14일 훈련을 앞두고 김민재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좋다. 공격수들이 빨라 위협적”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바레인은 최근 북한을 4-1로 대파하고, 우즈베키스탄과는 3-3 무승부를 거뒀다. 두 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는 막강한 화력을 선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13위로 57위인 한국에 비해 훨씬 낮지만 절대 쉽게 볼 수는 없다.

바레인은 이번 대회를 전원 21세 이하 선수들로 꾸렸다. 23세 초과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대부분이 1997~1999년생으로 구성된 어린 팀이다. 최연소 선수는 아흐메드 알셰루키로 2000년생이다. 만으로 18세에 불과하다. 와일드카드로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 등 20대 중반을 넘은 선수들이 포함된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 경기 하루 전 아르차마닉 스타디움에서 만난 바레인의 올림픽팀 매니저 셰이크 아흐메드 알칼리파는 “바레인은 이번 대회에 어린 선수들을 참가시켰다. 미래를 보는 준비 과정”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선수들을 키우려고 한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성과보다 성장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바레인에서 주의할 선수는 중앙 미드필더인 모함메드 알 하르단이다. 1997년생으로 현재 덴마크 1부 리그의 바일레 소속이다. 팀의 유일한 유럽파로 신장 183㎝, 몸무게 73kg의 탄탄한 체격을 자랑한다. 지난해 여름 바레인 클럽 알 무하라크를 떠나 바일레로 이적한 그는 후반기 15경기에 출전해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2부 리그 우승 및 승격을 견인했다. 아직 어리지만 프로 경험이 있는 선수라 무시할 수 없다. 알칼리파는 “모함메드는 팀의 핵심 선수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한국전에서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이 경기를 쉽게 풀어가려면 모함메드의 발 끝에서 시작하는 패스를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레인을 한국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알칼리파는 “한국에는 손흥민이 있다.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골키퍼와 이탈리아에서 뛰는 선수도 있다. 좋은 팀”라고 치켜세웠다. 2018 러시아월드컵 스타 조현우와 헬라스 베로나에서 뛰는 이승우를 아는 눈치였다. 이어 그는 “한국이 내일 못 이겨도 남은 두 경기를 이겨 토너먼트에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을 띄우면서도 쉽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내포된 발언이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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