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하정우가 연기, 그림 그리고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전했다.

하정우는 배우 뿐 아니라 화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 2010년 이후 10회 이상 개인전을 열고 다양한 국내 및 국제 아트페어에 참여한 하정우는 하와이, 로마, LA 등 자신이 찾은 도시에서 느꼈던 자유로움을 화풍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또한 하정우의 작품 최고가가 1800만원이 넘고, 지난 2015년 뉴욕에서 전시된 작품은 모두 완판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정우의 실제 작품 가격은 중견급 화가 수준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하정우는 그림과 연기, 그리고 연출 및 작품 제작까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어느 한 곳에도 소홀하지 않으며 자신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신과함께2)에서도 전편에 이어 저승차사 강림 역으로 돌아와 묵직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신과함께2’에서는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나오는 만큼 강림의 분량이 독보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그렇게 살아와진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한 하정우는 “저는 배우지만 감독이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 온 사람이기도 해서 감사하게도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많다.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분량보다는 좋은 작품을 통해 저라는 배우를 계속 담아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어떤 선배가 ‘주연 배우는 있는 그대로 노출되는 것보다 덜 보여주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했다. ‘더 테러 라이브’나 ‘터널’에는 계속 제가 나온다. 그 이후에는 저를 덜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있다. 어쩌면 지루한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제 성향일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변주해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강림 역시 3, 4편에서는 어떻게 소개될지 모르는 것이다”고 연기관을 덧붙였다.

하정우 작품
배우 하정우의 작품. 사진 | 표갤러리 제공

그런 하정우에게 있어 연기와 그림, 두 가지의 ‘예술’ 사이에는 어떤 교점이 존재하는 지도 궁금했다. 하정우는 “연기를 하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이 연결돼있다. 그림에서 사람을 읽어내는 것과 연기를 통해 읽고 느껴지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예술 표현에 있어 테크닉도 필요한데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다. 과감하게 그림을 그리려 시도하며 모호한 연기도 확실하게 되더라.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깊게 생각하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림 작업을 통해 배우 하정우가 배우고 깨닫게 된다. 화가 하정우는 배우 하정우의 유명세를 빌려 개인전을 열지만 화가 하정우는 배우 하정우에게 접근하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그림과 연기의 깊은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하정우

이처럼 예술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하정우는 유머러스한 배우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자신의 “거친 외모 속 귀여움이 숨어있다”는 발언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그럼요!”라 답하며 “늘 귀엽고, 그런 귀여움을 표현할 때가 가장 귀엽다”고 능청스럽게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진지함부터 유머까지 갖춘 배우 하정우를 향한 주변의 기대도 많을 터다. 그는 기대에 대해 “어려운 것 같다. 저는 어떤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것이 안되더라. 어떻게 살아야 될까 고민도 했는데 의식하지 않는 일상에서 건강한 육체를 갖고 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주어진 일에 사랑과 열정을 갖고 임하면 케미가 나오는 것 같다. 사람 혹은 강림 혹은 일과의 케미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또한 “하는 일을 귀하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해서 관객을 만난다면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기대의 부응하는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정우다운’ 담백하지만 깊은 이야기를 덧붙였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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