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나름 잘 먹네', '나름 봐줄 만하네'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나름(예명·24)은 다소 차별화된 먹방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먹방 유튜버입니다. 유튜버로 활동을 시작한 지 약 8개월 만에 구독자 수 3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먹방 유튜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요즘, 이는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김나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수많은 구독자들의 마음을 매료시킨 거죠.


대중이 접하는 먹방 속 유튜버들은 보통 실내 한 공간에서만 음식을 펼쳐놓고 먹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김나름은 일반적인 먹방과 더불어, 다양한 맛집을 직접 찾아다니며 생동감 있게 이른바 '야외 먹방'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다녀간 맛집은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몰고 옵니다. 또한 깜찍한 외모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면모는 더욱 눈길이 가게 하죠.


회사원에서 1인 방송인으로 변신한 김나름의 이야기를 서울 강남의 샌드박스 네트워크에서 만나 들어봤습니다.


Q : 어떤 계기로 1인 방송인으로 활동하게 된 건가요?


제가 원래 직장인이었어요. 퇴근하면 오후 5시 30분 정도 됐는데 특별히 할 것이 없었어요. 회사가 산업단지 쪽에 있어서 더욱 그랬죠. 주변에 BJ로 활동하는 분이 1인 방송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해서 지난해부터 시작하게 됐어요.


Q : 2017년 4월 아프리카TV로 방송을 시작했어요. 현재와 방송 초반을 비교하자면 어떤 소회가 드나요?


처음 아프리카TV로 방송을 시작했을 때는 라이브 방송 위주로 했어요. 라이브는 특성상 시청자가 나가고 들어오는 게 눈에 보여서 이런 부분이 신경 쓰였어요. 사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벽보고 얘기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시청해주시는 분들이 많아도 알아보는 분이 많지는 않았고요.


그런데 지난해 12월 유튜버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부끄럽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커요. 시청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져서 그런 것 같고, 아프리카TV에서부터 제 방송을 봐주신 분들이 계속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Q : 1인 방송인이 된 지 1년이 조금 넘었네요. 위기가 있었나요?


회사를 관둘 때 부모님과 마찰이 있었어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잘 다니는 회사를 왜 그만두려고 하냐" 싶으신 거죠. 저는 회사에 갇혀있는 것이 좋지 않았고 방송의 묘미도 느낀 상태였고요. 부모님을 열심히 설득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제가 방송 초반에는 일반 먹방이 아니라 푸드파이터라고 해서, 제한 시간 내에 무언가를 빨리 먹는 콘텐츠를 진행했어요. 막상 하고 보니 저와 스타일이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일반 먹방으로 변경을 했죠. 그렇게 푸드파이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니, 1000명이 넘었던 시청자 수가 20명으로 확 떨어졌어요. 너무 힘들었지만 남아있는 20명은, 제가 어떤 모습이든지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그분들에게 힘을 얻어서 유튜브도 시작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Q : 반대하셨던 부모님의 요즘 반응은 어떤가요?


이제는 부모님 눈에 제가 열심히 하고 또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세요. 이왕 이렇게 시작한 거니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주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가끔 제 콘텐츠에 출연도 하고 있어요.


Q : 먹는 양에 비해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있어요. 원래 식성이 좋았던 건지,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는건지 궁금해요.


원래 라면을 한 개도 다 못 먹었는데 20대가 되면서 식성이 달라졌어요. 학교나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음식으로 풀게 된 거죠. 먹는 양도 많이 늘어나서 먹는 것도 좋아하게 되다 보니, 먹방도 선택하게 됐어요.


몸매 관리는 제가 먹방이라는 콘텐츠를 계속하려면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최근 댄스학원에 등록했어요. 제가 춤추는 걸 좋아해서요. 구독 이벤트 일환으로 커버 댄스도 보여드릴 생각도 갖고 있어요.



Q : '김나름'이라는 예명, 어떤 뜻이 있나요?


사실 이름을 어떻게 지어야 될지 고민이 많았어요. 저는 다른 먹방 유튜버들에 비해 탁월하게 예쁘지도 않고 귀엽지도 않아요. 엄청 많이 먹지도 못하죠. 그래서 나름 괜찮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나름'이라고 지었어요. '나름 잘 먹네', '나름 봐줄 만하네'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Q : 영상을 만들고 업로드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요. 초반보다 여유를 찾았나요?


초창기부터 6개월 동안은 잠자는 시간이 하루에 세 시간밖에 되지 않았어요. 아프리카TV와 유튜브를 병행해서 수면 시간이 더 부족했죠. 저녁 9시쯤 일어나서 새벽 3시까지 라이브 방송을 하고, 그때부터 두 시간 동안은 또 유튜브 촬영을 했어요. 그 후엔 영상 편집 작업을 했고 완성된 영상을 다시 체크했어요. 휴방도 단 한 번도 안 했어요.


이렇게 이어가다가 구독자수가 10만 명을 넘어서 부터는, 1주일에 한 번씩 휴방도 하고 여유도 생겨 3시간 이상 수면중이에요. 한번은 제가 방송에서 '너무 힘들어서 자고 싶다'고 말하면서 울기도 했었어요.


Q : 먹방 유튜버들이 많은데, 돋보일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초반에 먹방을 찍었을 때는 먹으면서 "저는 부산 살아요", "저는 스물 네 살이에요" 등을 말하니 먹는 흐름이 끊어졌어요. 그래서 정말 오로지 먹기만 하는 영상을 촬영해서 별도로 찍어서 올리고 있어요. 그리고 보통 집안에서 많이들 드시는데 저는 야외 촬영을 자주 나가는 편이에요. 음식을 사 오는게 아니고 직접 매장에 가서 먹고, 매장도 카메라에 담고 사장님들과 대화도 나누죠.


Q : 아무리 방송이라도 많이 먹기 힘들 때가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먹는 양이 어떤 날은 양이 많을 때가 있고 적을 때도 있어요. 짜장 라면을 아홉 개를 먹을 때도 있지만, 어떤 영상에서는 두 개만 먹기도 하죠. 먹기 싫으면 안 먹는 편이에요. 영상 찍는다고 과식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 먹으려고 해요. 보시는 분들도 제가 억지로 먹는게 안 좋게 보일 수 있으니 제가 행복하다고 느낄 정도로 먹고 있습니다.


Q : 인상 깊었던 구독자의 댓글이나 반응이 있었나요?


초창기에 구독자가 누구든 적잖아요. 1만 명이 안 됐을 때였어요. 저와 함께 방송을 했던 분이 올린 동영상에 악플이 달린 적이 있어요. 제 외모를 비하하면서 "많이 못 먹으니 분명 못 뜰 거다"라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그 밑에 대댓글로 "얘는 잘 될 거니까 두고 봐라"라며 제 편을 들어주는 분이 있었어요.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그 말이 큰 힘이 됐어요. 무엇보다 "내가 진짜 그분을 위해서라도 잘 돼야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Q : 부산에 거주하는 만큼 콘텐츠에 부산 맛집이 많네요. 다른 지역 먹방도 도전해볼 계획이 있나요? 또 부산에서 주목받고 있는 음식도 소개해주세요.


제 영상을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성장한다면, 멀리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가장 가까운 대구부터 시작해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먹방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어요. 요즘 부산에서는 앙꼬 절편과 랍스터 와플이 인기가 많더라고요.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Q : 어떤 유튜버로 성장하고 싶은가요?


전 무엇보다 거부감이 들지 않는 유튜버가 되고 싶어요.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지쳐있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제가 밝은 에너지를 넣어드리고 싶어요. "김나름 영상은 전혀 불편하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네"라는 생각이 드시게끔 하는 게 제 목표예요. 누가 봐도 편하게 느끼실 수 있는 유튜버로 발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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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이게은 기자 eun5468@sportsseoul.com, 김나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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