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청용, 으쌰~!
이청용이 지난 5월24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진행된 월드컵 최종소집 훈련에서 몸을 풀고 있다. 파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무적 신분이 된 이청용(30)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올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와 계약이 종료돼 자유의 몸이 된 이청용은 러시아 월드컵 출전 불발 이후 새 둥지 찾기에 전념해왔다. 이청용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잉글랜드 또는 유럽리그 잔류를 최우선으로 뒀으나 7월 들어 K리그 복귀를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볼턴에 입단한 뒤 10년 가까이 타지 생활을 한 이청용은 아내, 딸과 한국에 오래 머무르며 편안함을 느꼈다. 유럽 무대에 미련이 남긴 했으나 국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K리그 구단과 협상은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연봉 등 세부 조건이 맞지 않았다. 친정 팀 FC서울을 비롯해 울산 현대, 강원FC 등이 이청용 대리인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원하는 수준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청용의 기량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우리 뿐 아니라 대부분 구단이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여서 선수단 재구성을 완료했을 뿐더러, 이적 자금을 거의 다 쓴 상태”라고 말했다. 또 “무리해서라도 이청용을 데려오기엔 어쨌거나 그가 최근 몇 년간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상황이어서 내부에서 (투자 대비 효율을 두고)견해가 엇갈린 것도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이상 잉글랜드 잔류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잉글랜드 내 워크퍼밋(취업허가서) 규정이 까다로워졌다. 현재 잉글랜드 워크퍼밋은 선수가 속한 국가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0위 이내여야 발급할 수 있다. 한국은 현재 57위다. 50위 밖 국가 선수는 특례심사 등을 통해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이청용 측 관계자는 “챔피언십(2부) 볼턴도 이청용에 대한 관심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나마 다른 유럽 국가 팀에서 이청용에게 관심을 보여서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청용이 ‘뛸 수 있는’ 타 유럽 리그 팀에 들어가려면 연봉 삭감 등을 감수해야 한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독일이나 스페인 등 이청용이 원하는 수준 리그의 팀은 K리그와 다르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이적시장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선수단 구성을 대부분 마친 상태여서 이청용이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팀을 찾는 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계제로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청용의 새 둥지 찾기가 어려움에 빠진 건 이적 범위를 최근에서야 결심한 것도 있다. 한참 이적 시장이 활발할 때 이청용은 잉글랜드 잔류 또는 특정 리그 이적에 몰두했다. 뒤늦게 국내 유턴 등을 고려했으나 타이밍이 늦었다. 지난 겨울에도 벨기에 주필러리그 생트뤼덴스가 이청용 영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이청용이 거절했다. 결론적으로 이청용이 어느 정도까지 세부조건을 양보하느냐가 막판 새 둥지 찾기의 핵심이 됐다. 이청용 측 관계자는 “유럽 팀과 협상이 잘 이뤄지면 1~2주 안에 결정이 날 것”이라며 “차선책으로 일본 J리그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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