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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대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지난해부터 각오는 했는데….”

29일 원정 경기를 위해 대구로 이동한 전북 최강희 감독은 킥오프 전 취재진을 만나 이재성 얘기를 잔뜩 들어야 했다. 당연했다. 2014년 전북에 입단한 새내기를 소중하게 키워 유럽에 보냈으니 이재성 없는 전북의 첫 경기 때 그가 화제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재성 없이 경기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독일에 갔으니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잘할 것”이라며 이날 새 팀 홀슈타인 킬에서 친선전에 출격한 제자의 건투를 기원했다.

최 감독에게도 숙제가 주어졌다. 4년 6개월간 붙박이 주전으로 뛴 이재성 공백을 어떻게 메우는가다. 이재성은 공격과 수비, 중앙과 측면을 다재다능하게 소화할 수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일단 최 감독은 대구전에서 이승기와 임선영을 전진 배치하고 신형민을 뒤에 세우는 4-1-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지난해까지 광주에서 뛰던 임선영은 올해 전북에 온 뒤 기량이 확실히 늘었다. 최 감독은 “이승기도 원래 가운데서 잘 하던 아이였는데…”라며 이재성의 빈 칸을 메우기 해법을 제시했다.

전북의 미션은 나름대로 잘 됐다. 우선 임선영은 전반 24분 ‘월드컵 스타’ 이용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넣으며 0-0 균형을 깨는 선제골로 완성했다. 이승기는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을 올려 한교원 머리를 거친 김신욱의 헤딩 결승골로 이어졌다. 다만 전북은 이기긴 했으나 폭염 속에서 경기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전반 추가시간 김신욱의 골과 함께 2-0으로 달아난 전북은 후반 홈팀의 거센 저항에 밀려 한희훈에 추격골을 내줬다. 후반 39분 이용의 도움에 이은 한교원의 헤딩 쐐기골이 터져 3-1로 이겼으나 중원에서 이재성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플레이메이커 발굴하는 일은 당분간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날 5경기 만에 K리그1에서 실점한 전북은 16승2무2패로 승점 50 고지에 오르며 2위 경남(승점 36)과의 간격을 14점으로 유지했다. 대구(승점 14)는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최 감독은 “좋은 내용을 요구하기 미안할 정도로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잘 극복하고 있다”며 “둘 나름대로 특징이 있고 장점 많다. 임선영은 높이와 볼키핑이 된다. 이재성 공백 메우도록 장점들을 극대화시키겠다”고 했다.

전북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골키퍼 송범근과 센터백 김민재, 미드필더 장윤호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보낸다. 이 중 송범근과 김민재는 핵심 멤버다. 다음달 4일부터 9월2일까지 K리그1을 비롯해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등 9경기를 주중~주말로 연속 소화하는 상황에서 전북의 위력이 어디까지 상승할 지 궁금하게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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