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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오승환(36. 토론토)이 콜로라도의 가을야구를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다. ‘투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생존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았지만 올시즌 활약을 이어간다면 빅리그 커리어를 연장할 수 있다. ‘하이 리스트 하이 리턴’과 직면한 오승환이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에슬레틱의 로버트 머레이 기자는 26일(한국시간) “토론토와 콜로라도의 트레이드가 확정됐다. 오승환이 트레이드를 통해 콜로라도로 간다”고 밝혔다. 트레이드 내역은 다음과 같다. 토론토는 불펜 필승조 오승환을 콜로라도로 보내고 콜로라도는 야수 유망주 2명을 토론토로 보낸다. 1루수 채드 스팬버거(23)와 1루외 외야를 두루 소화하는 션 보차드(22)가 오승환의 반대급부로 토론토 유니폼을 입게 됐다. 메이저리그(ML)에서 흔하디 흔한 즉시 전력감과 유망주의 트레이드가 성립된 것이다.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콜로라도는 오승환을 영입해 불펜진을 업그레이드하고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낮은 토론토는 유망주들을 받아 미래를 바라본다. 콜로라도는 25일까지 시즌 전적 53승 47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자리하고 있다. 1위 LA 다저스와는 2.5경기 차이,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 애틀랜타와 2경기 차이로 가을야구 문이 열려있다.
콜로라도는 지난겨울부터 우승을 바라보며 불펜진 강화에 심혈을 기울었다. 1억600만 달러를 투자해 특급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를 비롯해 브라이언 쇼, 제이크 맥기를 나란히 영입했다. 2017시즌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철벽 뒷문을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쇼와 맥기가 각각 방어율 6.98, 5.97로 부진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28세이브로 내셔널리그 세이브 부문 2위에 올라있지만 네 차례 블론세이브를 범했고 방어율도 4.81로 높다. 방어율 1.52로 활약 중인 셋업맨 아담 오타비노와 함께 불펜진을 단단히 만들 투수가 절실했고 오승환에게 임무를 맡기기로 결심했다.
올시즌 오승환은 48경기에 출장해 47이닝 4승 3패 2세이브 13홀드 방어율 2.68로 부활에 성공했다. 2016시즌 세인트루이스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특히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168, 피출루율 0.190의 괴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바라보는 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부담 없는 계약도 오승환의 인기를 상승시킨 요인이 됐다. 오승환은 올시즌에 앞서 토론토와 1+1년 계약을 맺었다. 올시즌 최대 350만 달러를 받는데 +1년은 구단 옵션이다. 오승환이 70경기 이상을 뛰면 +1년 옵션이 자연스레 발동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구단의 선택에 따라 2019시즌 계약이 실행된다.
만일 오승환이 콜로라도서도 활약을 이어가면 콜로라도는 부담 없이 오승환과 2019시즌도 함께 할 것이다. 오승환의 2019시즌 연봉도 250만 달러 보장, 보너스 최대 150만 달러로 규모가 크지 않다. 무엇보다 오승환의 계약은 활약한 만큼 연봉 규모와 계약기간이 결정된다. 구단 입장에선 ‘로우 리스트 하이 리턴’ 계약이다. 올시즌 데이비스의 연봉은 1600만 달러, 쇼는 750만 달러, 맥기는 700만 달러다. 오승환의 연봉은 인센티브를 다 받아도 쇼나 맥기의 절반 수준 밖에 안 된다.
이제 오승환의 과제는 홈구장이 된 쿠어스 필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일단 콜로라도는 7회 오승환, 8회 오타비노, 9회 데이비스로 불펜 필승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공기저항이 적고 장타가 많이 나오는 쿠어스 필드에선 어느 구장보다 삼진을 잡는 능력이 중요하다. 올시즌 오승환의 9이닝당 삼진율은 10.5개인데 이 수치를 앞으로도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올시즌 새로운 삼진공식이 된 하이 패스트볼-바깥쪽 슬라이더 조합이 쿠어스 필드서도 빛을 낸다면 ‘투수 무덤’서도 생존한 진정한 ‘끝판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한편 과거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은 코리안 빅리거로는 김병현과 김선우가 있다. 김병헌은 2005시즌부터 2007시즌 중반까지 콜로라도에서 주로 선발투수로 뛰었다. 콜로라도에서 2년 반 동안 70경기 중 50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309이닝 14승 26패 방어율 5.33을 기록했다. 김선우는 2005년 8월부터 2006년 9월까지 콜로라도에서 18경기 60.1이닝 5승 1패 방어율 5.97을 기록했다. 2005년 9월 25일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에서 완봉승을 달성하는 대업을 이뤘지만 이듬해까지 활약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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