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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퇴장당한 대구 골키퍼 조현우.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월드컵 스타’ 조현우(대구FC)가 프로 데뷔 이후 첫 레드카드를 받았다.

조현우는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9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37분 퇴장당했다. 최근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그는 이날 차상광 코치가 보는 앞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뜻밖에 상황을 맞았다. 울산 공격수 주니오가 동료의 침투 패스 때 절묘하게 대구 수비라인을 허문 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조현우가 재빠르게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 주니오가 슛 자세를 취하자 조현우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태클을 시도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주니오의 오른발을 떠난 공이 조현우의 왼손에 맞고 흘렀다. 이동준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조현우는 억울해하며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현우는 막는 동작에서 자연스럽게 공이 손에 닿았다고 주장했으나 이 주심은 조현우의 동작이 주니오의 완벽한 득점 기회를 고의적으로 저지했다고 보고 퇴장 명령을 내렸다.

조현우는 지난 2013년부터 대구에서만 6시즌째 뛰며 붙박이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올시즌에도 대구가 치른 19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레드카드를 받은 건 K리그 통산 163경기 만에 처음이다. 지금까지 옐로카드(경고)를 받은 것도 7회에 불과하다.

조현우는 이날 대구 팬 뿐 아니라 후반 울산 서포터즈가 몰려 있는 반대편 골대로 이동해서도 큰 환호를 받았다. 월드컵을 통해 대중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러나 뜻밖의 퇴장에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안드레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 전 안드레 감독은 최근 이적료정보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조현우의 가치가 150만 유로(약 20억 원)로 월드컵 이전보다 세 배 이상 뛰었다’고 보도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그 후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기량 뿐 아니라 인간으로도 워낙 좋은 선수여서 그 정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안드레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현우는 29일 ‘1강’ 전북 현대전에 뛸 수 없다. 가뜩이나 수비 불안에 고전하면서 강등권 탈출에 골몰하고 있는 대구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일이다.

이미 교체 카드 3장을 다 쓴 대구는 조현우 대신 미드필더 류재문이 깜짝 골키퍼로 변신했다. 그는 주니오의 오른발 프리킥을 몸을 던져 선방했으나 후반 추가 시간 황일수의 평범한 중거리슛을 잡았다가 놓쳤다. 달려든 주니오가 가볍게 오른발로 차 넣었다. 조현우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대구의 0-2 패배로 귀결됐다. 안드레 감독은 경기 후 “조현우가 (골문 비우고) 나왔을 때 팔로 (공을) 저지하려고 한 건 아니다. 그러나 공이 맞았기에 아쉽게 생각한다. 비디오 판독(VAR)이 이뤄져서 확실히 의도적으로 상대 슛을 저지했는지 판단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울산은 7승7무5패(승점 28)를 기록하며 4위 제주(승점 28)에 다득점에서 한 골 뒤진 5위를 마크했다. 대구는 승점 14(3승5무11패)에 머무르며 12개 팀 중 강등권인 11위를 지켰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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