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호-황희찬 page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고교시절 라이벌이 돌고 돌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다시 만났다. 다음달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최종엔트리가 지난 17일 공개됐다. 20명의 선수명단 가운데 공격수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나상호(광주·이상 22)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고교시절 최전방 공격수로 쌍벽을 이룬 경쟁자였다. 금호고의 나상호와 포항제철고의 황희찬은 2014시즌 주니어리그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나란히 선정되기도 했다. 나상호는 2013~2014년 2년 연속 K리그 주니어리그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휩쓸었다. 둘은 주요 대회마다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면서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졌다.

황희찬과 나상호는 고교 졸업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황희찬은 고교 졸업 이후 오스트리아 리그로 진출하면서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황희찬은 2015~2016시즌 임대됐던 오스트리아 2부리그 FC리퍼링에서 11골을 터뜨리며 연착륙에 성공했고 최근 2시즌동안은 잘츠부르크에서 10골 이상을 기록하면서 주전 공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오스트리아리그 활약을 발판으로 성인 대표팀에도 발탁되면서 러시아월드컵을 경험하기도 했다. 황희찬은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를 경험하면서 더 큰 무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나상호는 고교졸업 후 단국대에 진학했고 2017시즌을 앞두고 광주에 입단해 K리그 데뷔했다. 그는 지난시즌 K리그1에서 18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했고 팀이 강등되면서 올시즌에는 2부리그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나상호는 올시즌 K리그2에서 가장 골 결정력이 탁월한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며 득점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둘은 결국 각자 맡은 위치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김학범호’에는 황희찬과 나상호를 비롯해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인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공격수로 합류한다. 김학범 감독은 3-5-2 전술로 아시안게임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을 일찌감치 밝혔다. 투톱은 손흥민-나상호, 황의조-황희찬 등 선후배간의 경쟁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합류 시기와 상대팀에 따라서는 황희찬과 나상호가 투톱으로 호흡을 맞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교시절 라이벌이 만드는 환상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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