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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크로아티아축구협회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작은 나라 큰 꿈(Small country Big dreams)’

모두의 예상을 깨고 2018러시아월드컵 결승에 진출해 사상 첫 준우승을 일궈낸 크로아티아의 대회 슬로건이다. 4개 단어로 구성된 짧은 슬로건이지만 인구 415만명의 ‘소국’ 크로아티아를 특징적으로 잘 담아냈다. 또한 대회 직후에는 크로아티아가 슬로건의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대회 개막 이전만해도 우승 후보는 커녕 8강 진입을 낙관하는 전문가들도 많지 않았다. 승부에 가장 민감한 유명 베팅업체들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크로아티아의 우승 예상 순위를 10위권 밖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부터 강력한 다크호스의 면모를 뽐냈다. 크로아티아는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면서 조별리그 전승으로 16강에 안착했다. 토너먼트에서는 ‘역전의 명수’로 꿈같은 스토리를 이어갔다.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 4강에서 모두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마다 연장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크로아티아는 한 단계 한 단계 정상을 향해 다가갔다.

사상 첫 월드컵 결승에 오른 크로아티아는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투혼의 드라마를 쓰며 전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볼 수 있듯 크로아티아(20위)는 프랑스(7위)에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를 받았다. 크로아티아는 3경기 연속 연장승부를 펼치고 결승에 올라 체력적인 면에서도 불리했다. 소화한 경기 시간으로만 따지면 프랑스에 비해 1경기를 더 뛴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다 휴식 시간도 하루 적은 핸디캡을 안고 싸웠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주눅들지 않았다. 결승까지 진출한 것만으로도 역사를 썼다는 자부심을 안고 선수들은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크로아티아가 보여준 끈질긴 승부욕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은 세계 최고 무대의 피날레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우승을 따내지 못해 결과적으로는 결승전에서 조연이 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들이 보여준 ‘작지만 강한 나라’의 투혼은 오히려 더 뜨거운 박수를 불러 일으켰다. 크로아티아 축구협회는 결승전 직후 성명을 통해 “크로아티아는 자랑스러운 2등을 했다. 모든 영웅들이 망토를 걸칠 수는 없다. 우리 전사들은 조국에 자부심을 안겼다”면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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