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무라비 이별이 떠났다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다채로운 소재와 장르를 통해 영화 못지않은 드라마들이 안방을 채우고 있다. 이 가운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의 드라마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JTBC 월화극 ‘미스 함무라비’의 문유석 작가는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재직 중인 현직 부장판사로 집필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화제가 됐다. 특히 문유석 작가는 드라마의 원작인 동명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처럼 원작의 저자이자, 현직자인 문유석 작가가 ‘미스 함무라비’의 대본을 맡았기에 보다 현실적이고 세밀한 법정 및 인물의 묘사가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 출연 배우 관계자는 “어려울 수 있는 법정물이었지만 현직에 있는 문유석 작가가 집필을 맡아 직접 배우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소통할 수 있었다. 덕분에 실감나는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MBC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의 소재원 작가 역시 작품 원작의 주인이다. 소재원 작가는 소설가 출신으로 ‘이별이 떠났다’를 통해 첫 드라마 집필을 맡게 됐다. 앞서 소재원 작가는 영화 ‘비스티 보이즈’, ‘터널’, ‘소원’ 등의 원작을 집필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이 직접 쓴 원작을 드라마로 옮기며 새로운 역량을 보이고 있다. 소재원 작가는 ‘이별이 떠났다’를 통해 자칫 막장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불륜, 혼전 임신 등의 소재를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하며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원작자인 만큼 첫 방송 전, 전체의 절반 이상을 탈고했으며 결말 집필까지 거의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문유석, 소재원 작가는 자신의 원작을 드라마화 한 작품의 집필을 맡았는데 그만큼 작품의 디테일이나 살릴 곳을 제대로 알고 표현할 수 있었다. 현직 판사가 그리는 판사들의 이야기만큼 실감나는 이야기가 어딨겠나. 소재원 작가 또한 소설가 특유의 감성으로 대본을 집필하며 두 작가 모두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냈다”고 분석했다.

마더 무법
tvN 드라마 ‘마더’ (왼쪽), ‘무법 변호사’ 포스터. 사진 | tvN 제공

이들 뿐 아니라 최근에는 영화 작가들이 안방극장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tvN ‘마더’의 정서경 작가는 영화 ‘독전’, ‘친절한 금자씨’, ‘박쥐’ 등의 시나리오 집필에 참여했으며 ‘무법변호사’ 윤현호 작가 역시 영화 ‘변호인’, ‘공조’의 시나리오를 썼다.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JTBC ‘제3의 매력’에는 영화 ‘감기’의 박희권 작가, ‘멋진 하루’의 박은영 작가가 공동 집필로 참여한다. 송혜교, 박보검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드라마 ‘남자친구’ 유영아 작가도 ‘국가대표2’, ‘형’, ‘좋아해줘’ 등 영화 각본에 참여했다.

이와 같은 영화 작가들의 드라마 행에 대해 계속되고 있는 ‘웰메이드’ 작품 열풍을 들 수 있다. 장르에 대한 실험과 영화 같은 드라마가 계속해 등장하고 있는 추세기에 좋은 콘텐츠를 위해 섬세한 문법이 강점인 영화 작가들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는 것. 또한 작가들에게 있어서도 드라마 진출은 오랜 호흡이지만 작가로서 자신의 경험을 넓힐 수 있고, 재방송 등으로 인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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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튜디오앤뉴, 슈퍼문픽처스, PF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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