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김명수가 엘을 이기는 것, 제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 엘이 이제는 어엿한 배우 김명수로 거듭났다. 김명수는 JTBC 월화극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첫 주연 신고식을 제대로 해냈다. 김명수는 “임바른으로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감사했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2014), ‘군주-가면의 주인’(2017)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자신의 연기 실력을 채워온 김명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얻었다. 그는 “좋은 의견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것도 보이더라. 다음 작품에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새로운 연기 성장을 보인 것에 대한 주변, 특히 같은 그룹 인피니트 멤버들의 반응에 대해 묻자 김명수는 “처음에 방송했을 때는 ‘이렇게 나온다’고 말하더니 이제는 반응이 없다. 저는 항상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직접 가서 사비로 커피차도 해주고 응원을 해주는데…”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한 멤버들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이”라며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미스 함무라비’는 현직 부장판사인 문유석 작가가 대본을 집필해 리얼하면서도 신선한 법정극을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었다. 김명수 역시 원작을 읽고 실제 법원에 찾아가 문유석 작가를 비롯해 판사들의 근무, 재판 등을 보는 등 작품에 대해 연구했고 든든한 축이 될 수 있었다. 어려운 법정 용어가 담긴 대사가 많았지만 문유석 작가와 소통하며 해결할 수 있었다고. “소통을 중시하시고 최대한 의견을 맞춰주려 노력해주셨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며 문유석 작가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김명수가 연기한 임바른은 개인주의, 원칙주의를 추구하는 판사지만 박차오름(고아라 분)을 만나 변화하고 성장하는 캐릭터다. 그동안 아이돌 그룹 멤버로 보여왔던 김명수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제 옷을 입은 듯 임바른 그 자체였다. 실제 임바른과의 비슷한 점을 묻자 “어휘나 말하는 것 자체가 임바른과 비슷한 것 같다. 다른 점은 저는 나설 땐 나서는 스타일인데 임바른은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스타일이다”고 답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방송 전 90% 촬영을 마친 사전제작 드라마다. 김명수는 “보통 드라마는 피드백이나 시청률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사전제작이라 시청률 부담 없이 연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다”고 단단한 팀워크를 보였다. 또한 호흡을 맞춘 배우 고아라, 성동일, 류덕환 등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다음에도 성동일 선생님과 함께 (작품을)해보고 싶다. 상사와 직원이 아닌 다른 관계도 좋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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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사극에 이어 이번 작품도 법정물로 쉽지 않은 장르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 이에 “정말 하고 싶었다. ‘미스 함무라비’도 책을 본 뒤 하고 싶어서 말씀을 드렸다. 현직 판사님이 글을 쓰신 것도 끌렸다. 감독님도 저를 끄집어 내주실 것 같고 임바른을 녹여 같이 소통해주실 것 같았다”며 도전에 대해 두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들에게는 ‘연기돌’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편견이 짙기도 하다. 김명수 역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되는 점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활동해나가는 만큼 못하는 것도 있다. 욕을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 하면 없어지는 것이고 비판에 대해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편견을 깨나가는 것이 스스로도 힘든 일이라 생각하지만 저를 모르는 분들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단 것에 메리트를 느낀다”고 소신을 말했다.

이처럼 자신의 소신이 뚜렷하고 긍정적인 모습의 원동력은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당당하게 “저”라고 말한 그는 “객관화 시키려 최대한 노력한다. 내가 객관화가 돼있으니 자극을 줄 수 있다. 비판에 대해서도 자극을 받으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형적인 부분에 가려진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솔직히 재능이 없다. 그래도 다른 부분에 있어 열심히 하려 하고 있다. 지금은 살짝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어도 열심히 연기하고 노래하고 있다”며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했다.

배우 김명수나 인피니트 엘이 아닌, 스물 일곱 김명수의 일상을 묻자 “원래 조용한 스타일이다. 데뷔 초엔 회사에서 잡아준 신비주의 콘셉트가 있었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며 나에 대해 표현하고 활동이 많아지니 외향적으로 된 것 같다. 만화책을 보는 것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데뷔 후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던 그였기에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힐링’이라고.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몸은 쉬더라도 항상 뭘 해야하나 생각했었다. 이런 것이 저를 힘들게 하더라. 워낙 워커홀릭이라 일도 하고 싶고, 하반기 계획에 대해 세워놓아야 할 것 같다.(웃음)그래서 요즘의 관심사는 ‘힐링’이다. 제대로 쉴 수 있는 것에 대해서”라고 덧붙였다.

김명수는 자신에 대해 ‘계단형 성장’이라 표현하며 “키우는 맛이 있는 것 같다. 엄마의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스물 일곱의 김명수는 분기별로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이 김명수의 성장에 있어 한 페이지로 남을 ‘미스 함무라비’는 그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았을까. 김명수는 “나아가는 27살 김명수의 연기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이 작품이 끝나고 나서라도 시청률을 떠나, 다시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전했다.

데뷔 9년차지만 배우로서는 이제 시작이라 전한 김명수는 자신의 목표에 대해 “저를 엘이나 ‘인피니트 걔’라고 많이 말씀하신다. 우선 김명수가 엘을 이기는 것이 목표다. 좀 더 가수로서의 엘도 인정받고 김명수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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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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