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스웨덴 안데르손 감독, 과연...한국을 상대로?
스웨덴 축구대표팀의 안데르손 감독이 지난달 1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과의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고있다. 니즈니 |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이기는 게 강한 법’이라는 말이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이 진리를 잘 대변하는 팀이 스웨덴이다.

스웨덴 축구가 24년 만에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야네 안데르손 감독이 이끄는 스웨덴(FIFA랭킹 24위)은 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스위스(6위)와 경기에서 후반 21분 터진 에밀 포르스베리의 선제 결승골을 잘 지켜내며 1-0 신승했다. 대회 조별리그 F조에서 2승1패를 기록, 1위로 16강에 오른 스웨덴은 1994년 미국 대회 4강 진출 이후 무려 24년 만에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오는 7일 밤 11시 사마라 아레나에서 스위스를 꺾은 스웨덴과 4강 진출을 두고 겨룬다.

반면 E조 2위(1승2무)를 차지한 스위스는 월드컵 토너먼트 무득점 징크스를 깨지 못하면서 16강에 만족해야 했다.

킥오프 전부터 ‘방패-방패’의 대결로 관심이 쏠렸다. 양 팀 모두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예리한 역습을 즐기는 팀이다. 킥오프 전부터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재미없는 수세적인 경기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예상대로 양 팀은 초반 탐색전을 벌이면서 조심스럽게 공격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방패의 예리함은 스웨덴이 나았다. 역습 속도와 마무리 모두 스웨덴의 판정승이었다.

스위스는 이번 대회 실리 축구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선 수비 후 역습’ 색채를 담은 전통의 4-4-2 포메이션을 꾸준하게 가동하고 있다. 일부 경고 누적 및 부상 선수를 제외하면 투톱 선발 마르쿠스 베리-올라 토이보넨을 비롯해 주력 요원 11명의 구성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 상대가 스웨덴 전술과 선발진 예측이 가능하지만 알고도 당하는 축구가 됐다.

스웨덴이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상대보다 볼 점유율이 앞선 건 한국과 첫 경기 뿐이다. 그것도 52-48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힘과 높이를 앞세워 한국에 유효슛 0개 굴욕을 안기면서 페널티킥 결승골 한 방으로 승리를 챙겼다. 독일전 1-2 패배 이후 심기일전한 스웨덴은 멕시코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실리 축구의 진가를 제대로 펼쳤다. 볼 점유율에서 35-65로 뒤지고, 패스 숫자도 212-487로 두 배 이상 모자랐다. 그럼에도 짜임새 있는 수비와 번개 같은 역습으로 3-0 완승했다.

스위스전도 마찬가지다. 볼 점유율에서 37-63으로 밀렸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패스 숫자에서 270-601로 크게 밀렸지만 기회가 날 때마다 효율적으로 역습을 펼쳤다. 유효 슛수가 3-4로 큰 차이가 없는 게 이날 경기를 대변한다. 결국 간판 스타 포르스베리의 슛이 스위스 골문을 갈랐다. 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왼쪽 풀백 루드빅 아구스틴손이 공격으로 전진, 가운데로 이동한 포르스베리에게 공을 연결했다. 스위스 수비진을 흔든 그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공은 스위스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 오른발에 맞고 굴절돼 들어갔다. 스웨덴이 가장 좋아하는 공격 장면이 나온 셈이다.

이후 스위스 반격에서 스웨덴의 수비 집중력은 왜 이 팀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는지 엿보게 했다.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수비 조직력은 일품이었다. 후반 34분 스위스 아칸지의 결정적인 헤딩 슛도 골문 앞에 있던 포르스베리가 가슴을 갖다 대 쳐내는 등 투혼까지 곁들여지며 스웨덴의 8강 역사를 썼다. 스웨덴이 멕시코, 스위스전 연달아 볼 점유율과 패스 숫자에서 큰 열세를 보였음에도 뛴 거리에선 상대보다 많았다. 스위스전에서도 105㎞로 상대(103㎞)에 앞섰다. 즉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수비 지역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팀 전원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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