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장현수, 핸들링으로 PK 실점 빌미...아쉽다...
축구대표팀 기성용이 23일 러시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전반 장현수의 핸들링으로 페널티킥 실점한 뒤 장현수를 위로하고 있다. 로스토프 나도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로스토프 나도누=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기적은 없었다.

신태용호가 북중미 최강 멕시코를 맞아 분전했으나 1-2로 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러시아 로스토프 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전반 26분 상대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21분 상대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에 추가골을 허용하며 두 골 차로 끌려가다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왼발 대포알 만회골을 넣고 졌다. 한국은 지난 18일 스웨덴전에서 페널티킥 실점으로 0-1로 패했다. 두 경기 연속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불운이 겹치면서 2연패했다.

한국은 24일 오후 3시 독일-스웨덴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엿 볼 수 있는 산술적 가능성은 남아 있다. 독일이 스웨덴을 이길 경우, 두 팀이 나란히 1승1패가 된다. 오는 27일 최종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다득점으로 누르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따돌리면 한국과 독일, 스웨덴이 모두 1승2패가 되면서 골득실로 16강 마지막 티켓이 결정된다. 그러나 한국이 독일을 이기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독일-스웨덴전에서 스웨덴이 비기기만 해도 한국은 바로 탈락이 확정된다.

이날 신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라인업엔 다소 파격이 있었다.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과 이재성이 맡은 가운데 미드필드는 왼쪽부터 황희찬~기성용~주세종~문선민으로 짜여졌다. 포백은 왼쪽부터 김민우~김영권~장현수~이용이 담당하고 있다. 골키퍼 장갑은 스웨덴전에서 맹활약한 조현우가 꼈다. 스웨덴전에서 아예 결장했던 문선민과 주세종이 월드컵 데뷔의 꿈을 이뤘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는 지난 18일 독일전과 똑같은 4-2-3-1 포메이션을 유지했다. 원톱으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를 세운 오소리오 감독은 2선에 독일전 결승포 주인공 이르빙 로사노를 비롯해 카를로스 벨라, 미겔 라윤을 집어넣었다. 중원엔 안드레스 과르다도와 엑토르 에레라가 투입된다. 포백은 왼쪽부터 헤수스 가야르도, 엑토르 모레노, 에드손 알바레스, 카를로스 살시도로 구성됐다. 백전노장 기예르모 오초아가 골키퍼 장갑을 낀다. 1차전과 비교하면 수비수 우고 아얄라 대신 알바레스 한 명만 바뀌었다.

예상대로 경기 주도권은 멕시코가 쥐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이 없어 태극전사의 투혼에 고전했다. 오히려 전반 15분이 넘어가면서 흐름이 신태용호 쪽으로 넘어왔다. 문선민~황희찬에 이은 이용의 슛 순간 멕시코가 간신히 걷어냈다. 이어 손흥민이 역습 때 위협적인 두 차례 슛을 날렸으나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때 변수가 터졌다. 전반 23분 김민우가 볼을 빠트리면서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상대 미드필더 안드레스 과르다도가 측면 돌파 기회를 잡았고, 그의 킥이 센터백 장현수의 손에 맞은 것이다. 지난 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주심을 맡았던 밀로라드 마지치 주심은 단호하게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벨라의 왼발 슛은 조현우를 완전히 속이며 골망을 출렁였다.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다.

다행히 태극전사들은 주눅들지 않고 라인을 끌어올려 멕시코를 압박하고 공략했다. 물론, 멕시코도 한국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위협적인 슛을 두 번이나 쐈다. 추가 실점할 뻔했다. 그러나 신태용호도 문전 앞에서 적극적으로 공격 찬스를 만들어 손흥민 중심으로 슛을 날리는 등 맞대응했다.

신 감독의 전날 회견 내용처럼 배수진을 치고 임한 태극전사들은 후반 들어 라인을 더욱 끌어올리고 공격적으로 나섰다. 골이 필요했다. 손흥민과 문선민 등 유럽에서 뛰고 있거나 뛰어봤던 선수들이 투지 있게 멕시코를 압박했다. 하지만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두 팀 선수들의 체력이 동시에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후반 중반 추가 실점하며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맞았다. 한국 수비 진영에서 기성용이 엑토르 에레라의 강한 압박에 볼을 빼앗겼고, 이후 멕시코의 빠른 역습이 펼쳐졌다. 멕시코 선수는 3명, 한국 선수는 두 명이었다. 치차리토가 로사노의 어시스트를 차분하게 추가골로 완성했다. 멕시코는 바로 베테랑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를 넣어 스리백 수비전형으로 돌아섰다.

한국은 후반 30분 상대 골키퍼 오초아의 실수를 황희찬이 잘 잡아내 만회골 넣을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황희찬이 슛을 쏘지 못하고 주춤하다가 손흥민에게 내주면서 상대 수비가 재정비할 시간을 줬다. 결국 득점하지 못했다. 신 감독은 주세종과 문선민을 빼고 이승우와 정우영을 투입했지만 너무 늦었다. 마지막 교체 선수는 공격수 김신욱이 아닌 레프트백 홍철이었다. 황당한 교체였다. 무득점 2연패 위기를 구해낸 것은 에이스 손흥민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대각선 슛을 날려 한국의 이번 대회 무득점 수모를 막아냈다.

한국은 오는 27일 오후 11시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과 최종전을 벌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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