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400050019384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지난 4일에 이어 두번째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이 전 이사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대기하던 이 전 이사장은 영장 기각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허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지난 11일 이 전 이사장을 소환 조사한 뒤 일주일 뒤인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이사장은 10여명의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실제로는 자신의 평창동 자택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시효 5년을 감안하면 법적 처벌이 가능한 불법고용 규모는 1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대한항공에 아무런 직함이 없는 이 전 이사장이 대한항공 비서실·인사전략실·마닐라지점을 동원해 이 같은 허위초청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정황을 파악했다. 하지만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인들을 고용한 것은 인정하지만 이들을 일반 연수생의로 가장해 입국시키는데 관여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1일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 11명을 상대로 24차례 폭언·폭행한 혐의로 검찰이 이 전 이사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지만 지난 4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한편 이민특수조사대는 기각 사유를 분석해 이 전 이사장을 다시 소환해 조사하거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도 이 전 이사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추가로 수집하는 등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melod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