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신태용 감독, 이승우 평가는...훈련 아닌 경기로 판단하겠다!
신태용 감독.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레오강=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만족한다. 90점 주고 싶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마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전훈 성과가 나름대로 있음을 전했다. 두 차례 A매치에서 1무1패로 부진했으나 오는 18일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1차전 스웨덴과 경기 준비엔 이상이 없다는 의지도 밝혔다. 신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미디어 호텔에서 열린 전훈 결산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생각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 세네갈이 팔꿈치를 쓰는 거친 경기를 해서 장현수와 이용이 피해를 봤다”며 “세네갈의 공격에 우리 수비라인이 좋은 경험을 했다. 훈련 캠프 성과는 점수로 90점 주고 싶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 7일 인스브루크에서 남미 볼리비아와 A매치를 치러 0-0으로 비겼다. 이날 그로딕에서 치러진 세네갈과 비공개 A매치에선 김신욱의 자책골 등이 나오면서 0-2로 완패했다. 세네갈은 최근 아프리카에서 전력이 가장 강해 신태용호가 이날 이기거나 비겼을 경우 많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어쨌든 강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한 수 배운 경기는 됐다.

-세네갈전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세네갈은 스웨덴처럼 4-4-2를 쓰지만 다른 플레이스타일을 갖고 있다. 세네갈보다는 스웨덴 갖고 경기 운영을 했다. 조금은 경기력에 있어 차이가 있었다. 세네갈 선수들이 워낙 스피드가 좋고, 파워도 좋도 신장도 좋다보니까 일대일 대인마크할 때는 힘든 부분이 있었다. 사디오 마네(리버풀), 이스마일 사르(렌) 등이 스피드 있는 플레이와 돌파를 추구했다. 우리 선수들이 수비적인 면에서 도움이 됐다고 본다.

-스웨덴전이 다가왔는데.

스웨덴전 영상을 10번 보고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상대의 패턴 플레이를 인식시키고 있다. 방심하지 않고, 상대의 플레이를 막고 우리가 득점할 수 있는 루트를 3~4일간 잘 만들고 싶다.

-스웨덴의 왼쪽 날개 에밀 포르스베리가 원톱 뒤에 가서 자주 플레이한다.

포르스베리가 4-4-2 왼쪽 윙포워드를 보지만 경기할 땐 섀도우 스트라이커라고 보면 된다. 측면에 있는 시간은 10분 밖에 안 된다. 80분을 가운데 가서 플레이한다. 내가 보는 모든 경기가 그렇더라. 스웨덴이 내 인터뷰를 보고 포르스베리의 패턴을 바꾸진 않을 것으로 본다.

-정보전을 너무 의식한 것은 아닌가.

무엇을 실험했는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스웨덴 한 팀과 경기하는 게 아니다. 스웨덴전에서 좋은 결과를 갖고 와도 멕시코전, 독일전이 남아 있다. 조별리그 3경기를 다 치러야 한다. 이 선수를 어떻게 쓸 것인지는 내 머리 안에 있다. 밖에서 보고서 실험이라고 말하지만 실험은 아니다. 전술이나 교체 타이밍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특정 선수가 몇 분을 뛰고 힘들어하는가, 누구와 부딪혔을 때 힘들어하는가를 다 알고 있다. 실험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으로 봐달라.

-세네갈전 결과만 보는 팬들은 걱정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기고 가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면 팬들도 편하게 월드컵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F조에선 최약체다. 어떻게든 스웨덴을 잡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고,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우리가 점유율에서 지더라도 결과를 갖고 오는 것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일주일 뒤엔 결과를 갖고 오도록 힘들 불어넣었으면 한다.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도 이기고 싶다. 스웨덴전은 결과 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첫 월드컵이 임박했다.

월드컵 감독이 되고 나서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다. 나부터라도 마음의 안정을 찾고, 내가 긴장하고 불안해 하는 모습보다는 여유롭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러시아 땅을 밟으면서 하나가 되도록 하고 싶다. 나도 월드컵이 처음이라 걱정도 되지만 의연하게 대처해서 팬들이 원하는 것을 채우도록 노럭하고 싶다.

-러시아 베이스캠프에 대한 기대는.

베이스캠프는 시설은 여기 레오강보다는 못 하다. 일반 팬들은 잘 알 듯이 페테르호프 성 바로 앞에 있어 선수들이 쉬기엔 좋은 것 같다. 앞엔 작은 호수도 있다. 선수들이 휴식하기엔 그 만큼 좋은 곳은 없다고 본다.

-오스트리아 훈련 캠프 성과는 어떤가. 100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시설이나 환경은 거의 100점을 줄 수 있다. 경기를 뛰러 왔다갔다 했을 때 교통편은 좋지 않았다. 그게 좋았다면 만족했을 것이다. 그래서 80점 정도로 깎은 것 같다. 훈련 성과는 만족하고 있다. 90점 주고 싶다.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선수들이 아직도 피로가 누적돼 있다. 국내에서 시즌을 마치고 온 선수들, 해외에서 시즌 마친 선수들이 이동하다보니 피로가 남아 있다. 러시아에 가면 컨디셔닝을 해서 피로를 최대한 줄여주고 싶다.

-선수들이 언론이나 여론의 평가에 민감하다고 하는데.

휴대폰을 빼앗을 수도 없고, 큰 고민이다. 어떤 매체는 “힘 내라”고 하고, 어떤 매체는 “분발하라”고 한다. 선수들도 어떤 기사엔 기분이 좋고, 어떤 기사엔 서운해 한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나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을 받아들이면서 이겨내야 한다. 내 인터뷰 직후에 기사가 올라가서 선수들이 보고, 다음 스케줄을 고민할 것 같다. 나를 비롯해서 의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 같다. 스웨덴전을 잘 해야 언론이나 팬들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때까지 잘 참아내겠다.

-러시아에 넘어가서는 파워프로그램을 안 하나.

왜 갑자기 파워프로그램이란 이름이 붙고, 데이터를 상세하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소모전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경기할 때 기준이 있다. 경기를 기준 두고 며칠 전엔 40%, 며칠 전엔 80% 식으로 정한다. 회복 훈련할 때도 GPS 다 차고 한다. 선수들이 어느 시점 가면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밖에 있는 전문가들이 우리 팀의 정확한 데이터를 모르는 상태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다. 그 분들이 우리 코치들을 흔들어 놓아서 혼동을 줄 수 있다. 언제 쉬고, 언제 수면을 취하고, 오늘은 체력을 더 끌어올리자 등등을 체크하고 있다. 스웨덴전까지 지켜봐주시고 소모전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역대급’으로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지방선거도 있고, 북미정상회담도 있다. 국내에서 단일 이슈로 너무 많은 것들이 있다. 이제 다가오는 18일 스웨덴전을 잘 하고 나면 그 관심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위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결과로 말하면 붐이 일어날 것이다. 스스로 잘하고 싶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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