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터뷰하는 넥센 장정석 감독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23일 발생한 성폭행 관련 사건에 히어로즈 두 선수가 연루된 것에 대해 사과와 함께 경기전 미디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KBO리그 전체에 누를 끼친데 대해 선수단 관리자로서 사과의 말을 전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23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양팀의 더그아웃은 초상집과 같았다. 홈팀 SK는 전날까지 올시즌 최다인 6연패 늪에 빠졌다. 시즌 초반 두산과 1위 다툼까지 하던 SK는 전날 패배로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전날 역시 SK의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지난주 잠실과 광주 원정에서 치른 5경기를 모두 패하고 홈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선수들의 표정이 밝진 않았다. 하지만 불미스런 사고로 뒤숭숭한 원정팀 넥센 쪽이 좀 더 침통했다. 이날 아침 넥센 투수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이 성폭행 의혹으로 경찰에 신고됐다. 경찰 측은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조상우와 박동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전 넥센은 조상우와 박동원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고 넥센의 수장인 장정석 감독은 제자들의 잘못에 공개사과했다.

[포토]선제 투런포 한동민, 고개떨군 로저스
SK 2번 한동민이 23일 넥센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 1회말 무사 1루 넥센 선발투수 로저스를 상대로 선제 우월2점홈런을 터트린후 홈인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믿었던 로저스마저 무너진 넥센

이날 경기에 앞서 장 감독은 “리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현장의 책임자로서 선수관리에 소홀했던 점에 관해 진심으로 팬들께 죄송하다. 아직 조사 중인 일이지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선수단 전체에 다시 한번 주의를 당부했다. 지금으로서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더 드릴 말이 없다”며 사과했다. 이례적으로 더그아웃을 찾은 넥센 고형욱 단장 역시 침통한 표정으로 장 감독 옆에 서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날 넥센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다.

어려움 속에 경기에 나선 넥센이지만 믿는 구석은 있었다. 이날 선발투수로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나섰다. 4승2패, 방어율 2.94를 기록 중이던 로저스가 마운드에서 버텨줬다면 승산이 있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로저스는 6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지며 9안타(2홈런), 2볼넷, 1사구를 내주며 5실점으로 흔들렸다. 삼진은 2개를 솎아내는데 그쳤다. 자신과 손발을 맞췄던 박동원의 이탈도 영향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날 로저스는 포수로 선발출전한 김재현과 호흡을 맞췄는데 김재현은 0-4까지 뒤진 무사 1루 제이미 로맥 타석 때 2차례 블로킹실패로 1루 주자 최정을 3루까지 보냈다. 이후 정의윤의 2루타로 5점째를 내줬다. 로저스가 초반 흔들리면서 선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졌다. 3회 선두타자로 나온 김혜성은 안타로 출루했지만 김재현 타석 때 견제에 걸려 아웃될뻔 했다. 비디오판독을 통해 세이프로 번복된 게 다행이었다. 4회 1사 만루에선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뽑는데 그쳤다. 다득점을 했다면 분위기는 또 달라졌을 수 있다.

[포토]연타석 홈런 한동민, 벌써 4타점
SK 2번 한동민이 23일 넥센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 1회말에 이어 3회말에도 무사 1루에서 2점홈런을 터트린후 홈인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넥센 녹다운시킨 한동민의 핵펀치

SK 선수들의 얼굴에서 미소는 사라졌다. 당연했다. 연패 중인데 쉽게 웃음이 나올리 없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SK 더그아웃에 웃음꽃이 피었다. 우익수 2번타자로 나선 한동민이 1회 무사 1루에서 로저스를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작렬했다. 부담스런 로저스를 상대로 홈런포를 가동해 2점을 먼저 뽑았고 상대가 불미스런 일로 침체돼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SK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여유를 줬다. 한동민은 2-0으로 앞서던 3회 무사 1루에서도 역시 로저스를 무너뜨리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고 7회에는 김성민을 상대로 이날 3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8회에는 김선기에게 4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9~12호포를 잇따라 터뜨린 한동민은 생애 처음으로 한 경기 4개(KBO 역대 5호)의 홈런을 기록했고 일찌감치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한동민의 홈런 4방에 넥센은 녹다운됐다. 초반 홈런 2방은 로저스의 기를 제대로 꺾었다. 5-2까지 추격당한 7회 1사에서 한동민의 솔로포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린 SK는 이후 정의윤, 나주환, 김성현의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더 뽑았다. 8회에는 이날 팀의 11번째 점수를 다시 홈런포로 장식했다. 울고 있는 넥센의 뺨을 제대로 때린 한동민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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