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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 기자]“티아라 멤버로 활동할 수 있어 영광이었어요. 절대 잊고 싶지 않고, 늘 기억하고 싶은 시간들이에요.”

그룹 티아라 출신 효민은 지난해말 전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 후 향후 행보를 고민하다가 최근 써브라임아티스트 에이전시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및 중화권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상반기 솔로 앨범을 계획하며 아티스트로 화려한 2막을 준비 중인 그는 17일 전화통화에서 “2014년에 첫 솔로앨범, 2016년에 2번째 솔로앨범을 냈다. 또 2년만에 다시 앨범을 준비하려 한다. 기존에 보여드린 모습의 연장선상 보다는 새로 시작하는 느낌으로,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다. 아마 이전과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효민은 솔로로 활동하게 되더라도 이름 앞에 ‘티아라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빛나는 왕관일 수도 있지만 힘든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는 표현이다. 2009년 가요계에 데뷔했던 그룹 티아라는 정상의 기쁨, 추락의 아픔을 모두 겪었고, 환희의 순간보다 힘들었던 기간이 더 길었던 팀이기도 하다.

효민에게 ‘티아라’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티아라에 제 청춘을 다 바쳤어요. 제 청춘을 함께 한 이름이고 이미 삶의 일부가 돼 버렸어요. 어떨 땐 그 이름이 밉기도 했던 게 사실이에요. 그러나 절대 버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제겐 너무도 소중한 이름이에요.“

티아라 멤버로 보낸 9년에 대해 효민은 “절대 잊고 싶지 않고, 늘 기억하고 싶은 시간들이이에요. 티아라 멤버로 활동할 수 있어 영광이었어요. K팝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시기에 활동 할 수 있어 감사했고, 운이 좋은 그룹이었다고 생각해요. 멤버 모두 노력을 많이 하긴 했지만 운이 좋아 과분하게 사랑받았어요. 멤버들끼리도 ‘우린 운이 좋았다’라는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사실 티아라에겐 좌절의 기억, 힘든 순간도 많았다. 데뷔 4년째에 일약 국내 최정상급 걸그룹으로 도약했지만 2012년 7월, 일명 ‘티아라 왕따사건’으로 추락하고, 다시는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했다.

“힘들었던 순간이 있지만 좋은 기억이 더 많아요. 데뷔 3~4년 정도 됐을 때 그런 일이 터졌어요, 이후 8년차, 9년차, 10년차 그룹이 되가며 시간이 계속 가더라고요. 사실 우리팀은 활동 기간 중 행복했던 시간보다 힘들었던 시간이 더 길어요, 그래도 우린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행복했고, 운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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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좌절의 기억에서 배운 것도 적지 않다. 효민 인생 전체로 보면 ‘보약’이 될 수도 있다. “팀 활동 초반엔 ‘이 노래를 발표하면 당연히 사랑 받겠지’ 싶었어요. 나중엔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받지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그걸 알면서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힘든 순간들을 보내며 많이 성숙할 수 있었어요. 저희가 활동 초반에 받았던 사랑이 얼마나 과분하고 소중했는지 잘 알아요. 저흰 좋았던 순간에서 힘든 순간으로 바뀐 경계가 뚜렷해 그런 차이를 체감할 수 있었거든요. 환호가 사라진 뒤 무대에 서보기도 했는데, 예전 환호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되더라고요. 그런 깨달음의 시간이 저희에게 주어진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티아라 멤버들은 지난해말 계약만료 이후에도 서로 꾸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 전 소속사 MBK와 ‘티아라’ 상표권 출원을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지만 ‘티아라의 아버지’인 MBK 김광수 총괄프로듀서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계약만료 이후 김광수 프로듀서와 자매, 모녀 지간에 다투듯 사소한 오해로 서로 서먹해진 순간도 있었어요. 속마음은 그게 아닌데. 어쨌든 우리를 만들어준 아버지이고,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를 때 데뷔시켜준 분이잖아요. 법적 분쟁은 저희도 처음 겪는 일이라 서툴게 진행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김광수 프로듀서에겐 계약 만료 후에도 무슨 일이 있으면 여쭤보며 자문을 구하고 있어요 저희를 어린아이처럼, 딸처럼 소중하게 대해주시니까요. 계약 종료 이후 지난 4월 김 프로듀서를 처음 만났는데 서로 아무 말 없이 웃었어요. 마치 가족처럼요.“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써브라임아티스트 에이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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