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손흥민, 아디다스와 2023년까지 계약
손흥민이 15일 용산 아이파크몰 풋살경기장에서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와 후원연장 계약 체결식을 가지고 있다. 아디다스는 2023년 6월까지 손흥민과 계약한다고 밝혔다. 2018. 5. 15 용산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잠자리 중 스웨덴과 경기하는 꿈 꿔…상대보다 두 발 더 뛸 것.”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손흥민(26·토트넘)이 생애 두 번째 성인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15일 용산아이파크몰 풋살 경기장에서 진행된 아디다스와 후원 연장 계약 체결 조인식에서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은 자신감으로 꽉 차 있었다”며 “그러나 월드컵은 자신감으로만 되는 게 아니더라. 우리 선수들이 상대보다 두 발 더 뛴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2골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 순위 톱10에 진입한 그는 FA컵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총 18골 11도움을 기록했다. 두 시즌 연속 20골 이상 달성엔 실패했으나 토트넘 핵심 공격수로 입지를 확고히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월드컵 준비에 나서게 됐다. 4년 전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그는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에서 골 맛을 봤지만 대표팀이 1무2패 조기 탈락하면서 눈물을 쏟은 적이 있다. 손흥민은 이후 독일에서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기면서 한차원 더 성장했다. 반란을 꿈꾸는 ‘신태용호’를 이끌고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는 전날 신태용 감독이 발표한 월드컵 최종 소집 명단 28명에 포함됐다. 오는 21일 파주NFC에서 진행되는 대표팀 첫 소집 훈련까지 휴식을 취하면서 최근 경미하게 부상을 입은 왼발목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이날 손흥민은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와 직접 후원 연장 계약을 맺었다. 2008년부터 아디다스 코리아 후원을 받은 그는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서도 명성을 떨치면서 2023년까지 아디다스 지원을 받게 됐다.

다음은 손흥민 일문일답.-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각오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출전했는데, 당시 기대와 자신감으로 나섰다. 이번 월드컵은 조심스럽고 걱정된다. 솔직히 우리나라가 최약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월드컵을 경험해보니 자신감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나도, 동료들도 잘 인지하고 나서야 한다.

- 월드컵 본선에서 만났을 때 가장 반가울 것 같은 토트넘 동료는.

토트넘 선수가 있는 팀은 피하고 싶다. 다들 강팀이기 때문이다.(웃음) 마지막 경기 끝나고 선수들과 인사하면서 ‘러시아에서 보자’고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우리가 잘하면 (토너먼트 등에서) 팀 동료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적이 있는데, 독일 선수들을 만나면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나.

독일 스쿼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알 순 없다. 그래도 일부 아는 선수들이 있으니까 경기 끝나고 얘기할 것 같다. 세계 1위 팀인만큼 나부터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런 큰 무대에서 독일과 경기해보는 게 꿈이었다. 그런만큼 특별하게 더 준비하고 싶다.

-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이다. 그때와 가장 달라진 건? 어떤 부분이 성장했다고 느끼나.

2018 러시아 월드컵 참가가 확정된 건 아니다. 훈련하고 경기에 잘 뛰어야 한다. (4년 전과)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그땐 어리고 자신감이 꽉 차 있었다. 지금은 경험이 더 쌓였다. 동료 중 (나보다) 더 어린 선수도 많다.

- (독일 시절부터) 도르트문트 등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상대를 만나면 강한 면모를 보였다. 월드컵 첫 상대 스웨덴 유니폼도 노란색인데.

난 잘 못 느끼는 데 팬들 얘기로 알게 됐다. 잠자리에서 스웨덴과 경기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첫 경기이니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란색 기운이) 잘 나왔으면 한다.

- 이번 월드컵 우승은 어느 국가가 할 것 같나.

한 팀 만 꼽기가 그렇다. 워낙 좋은 팀이 많아서. 물론 우리 팀이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하나 어디까지나 꿈이다. 다른 팀 생각보다 우리 팀만 생각하고 있다.

-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려면 어떤 점이 달라져야 하고 노력해야 된다고 여기나.

상대보다 실력이 부족하다면 두 발 더 뛰어야 한다. 그러면 이길 수 있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다. 두 발로 똑같이 한다. 다만 퀄리티 차이가 있다. 얼마나 멘탈, 피지컬로 잡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는 많이 뛰고 많이 돕는 등 팀으로 하면 가능성이 있다. 12명처럼 뛰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 전 세계 언론이 한국의 대표 선수로 주목하는 데.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이 특별했으면 한다. 확실한 색깔을 두고 경기장에 나갔으면 한다. 언론의 관심이 부담이 되는 건 아니고, 다른 선수들이 (내게 집중되는) 그런 것으로 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좋겠다.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시아 선수 역사상 처음으로 득점 톱10에 포함되는 등 훌륭한 성과를 냈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 성적 외에 개인적인 목표는? 울보 이미지를 벗고 스마일보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항상 경기할 때 웃고 싶다. 사람을 만나도, 어떤 일이 발생해도 웃으려고 노력한다. 우는 건 지는 게 싫어서다. 대표팀에서 눈물을 많이 보인 것 같다. 솔직히 창피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많은 국민 앞에서 웃을 정도로 결과를 내고 싶다.

- 만약 골을 넣는다면, 하고 싶은 세리머니가 있나.

주변에서 세리머니 만들어야하지 않느냐고 자주 얘기한다. 난 순간적인 게 좋다. 가끔 환호도 하고, 무릎 슬라이딩도 하고, 핸드 셰이크도 하고, 그런 게 더 멋있다. 경기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웃음) 월드컵에서도 내가 골을 넣는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골을 넣으면 순간적으로 (세리머니를) 하겠다.

- 어제 발표된 대표팀 명단을 보니 공격진에 황희찬 이근호 김신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는?

(기)성용이 형이 3선서부터 상당히 내게 좋은 패스를 넣어준다. 다른 선수도 호흡이 잘 맞는 데, 특별히 성용이 형과 서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또 (구)자철이 형처럼 경험 많은 선수에게 도움을 많이 요청한다.

- 올해 큰 대회가 많은 데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최근 경기에서 진통제를 먹고 뛰었다는 얘기가 들리는 등 피로 누적에 대한 우려가 큰데.

올 시즌 경기를 많이 뛰었다. 부상없이 뛴 건 행운인데 시즌 후반기에 많이 지쳤다. 지금도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다. 그러나 대표팀 소집까지 일주일 시간이 있으니까 잘 쉬면서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발목도 6주 정도 진통제를 먹으면서 경기 뛰었는 데, 축구 선수 중 조금이라도 안 아픈 선수가 없겠느냐. 진통제는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니다.

- 마지막으로 국가대표팀을 지지하는 팬들에게.

우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는 데, 많은 국민들이 걱정이 크다. 아직 월드컵이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지 않은)결과를 예측하는 건 이르다. 선수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에 조금 더 많은 응원을 해줬으면 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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