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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이 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한국과 미국의 결승전에서 미국에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확정지은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15. 11. 21. 도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남북 교류가 닻을 올린 지금 야구 교류는 어디쯤 와 있을까.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는 봄날을 맞고 있다.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한다’는 판문점 선언 1조 4항에 따라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교류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체육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여자탁구대표팀은 27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깜짝 단일팀을 구성했고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한체육회의 1차 수요조사에 따르면 탁구 뿐 아니라 농구, 유도, 체조 등 7종목에서 단일팀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그러나 불어오는 훈풍 속에서 철저히 배제된 종목도 있다. 바로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다. 북한에도 야구는 있다. 북한은 세계야구연맹(IBAF, 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과 아시아야구연맹(BFA)에 가입돼 있다. 그러나 회비를 전혀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1993년 호주 퍼스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국제 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소프트볼 종목은 그나마 최근까지 국제 대회에 참여했으나 그마저도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북한에서 야구가 계속되고 있는지 조차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북한에서 야구를 하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소통 창구가 아예 끊겼다. 지난해까지 IBAF를 통해서도 연락을 취해봤고 한국 IOC 위원이 북한 IOC 위원에게 서신을 전달하기도 했다. 북한 대사관을 통해서도 접촉을 시도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이 없었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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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이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17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시구자 안내와 함께 손을 흔들며 그라운드에 나서고있다. 그러나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글러브를 넘기며 깜짝쇼를 연출했다. 2017.10.25. 광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협회 측도 야구 교류의 문을 열기를 원한다.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 회장은 1940년 평안남도 평원 출생으로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서 어머니와 헤어져 남쪽으로 내려온 실향민이다. 김 회장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언론을 통해 “남북 야구 교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완벽한 단절 상태로 교류의 물꼬를 틀 루트조차 없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도 답답하다. 노력하고 싶어도 루트가 없다. 지금으로선 북측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우리도 차츰차츰 북측과 교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주 열릴 것으로 보이는 고위급 회담에서 단일팀을 비롯해 체육 교류, 사전 등 문화 교류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선 ‘단일팀’의 ‘단’ 자도 꺼내기 힘든 남북 야구 교류의 현실이지만 이런 논의들을 계기로 ‘소통 재개’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단절된 벽을 트고 야구에도 남북 교류의 바람이 불어올지 지켜볼 일이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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