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신태용 감독, 고민끝에 나온 명단입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청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스웨덴 장,단점 분석 중 이승우 필요성 느꼈다.”

신태용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 발표에서 만 20세 이승우(베로나)를 깜짝 발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감독은 이날 최종 엔트리 정원 23명에 5명을 추가로 발탁, 최종 소집 훈련을 28명으로 구성했다. 내달 1일 보스니아와 평가전까지 지켜본 뒤 3일 오스트리아 사전 캠프 출국 전에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는 “축구 팬과 언론 모두 잘 아시겠으나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최종 엔트리 23명에서) 5명을 추가했다”며 “자기보다 동료를, 동료보다 팀을 위해서 희생하는 자세를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 데뷔골을 넣으며 오름세를 탄 이승우 발탁엔 “20세 이하 월드컵 때 생활해봤다. 장점이나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내가 감독에 부임했을 땐 이승우가 바르셀로나에서 베로나로 이적하면서 적응 기간이었다. 최근 데뷔골을 넣는 등 많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대 팀에서 수비 뒷공간 파고드는 움직임 등이 좋다”며 “우리가 스웨덴의 장, 단점을 분석하면서 이승우를 잘 쓸 수 있다고 여겼다”고 했다.

[포토]차두리, 김남일... 오늘 명단 발표합니다
국가대표 신태용 감독이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차두리, 김남일 등 코칭스태프도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수 선발 배경은.

23인에 5명이 추가됐다. 축구 팬과 언론 모두 잘 아시겠으나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부상당한) 김민재, 염기훈은 35인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최소 4~6주 재활 예상이 있었으나 정밀 진단 보고에 의하면 최소 8~10주 시간이 걸린다고 들었다. 35인 명단에서 제외했다. 김진수는 러닝까지 소화한다는 얘기가 있어서 국내 훈련까지는 합류하게 했다. 상태를 지켜보고 최종 엔트리 포함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가장 어려운 건 수비진이다. 우리 코치진이 꾸준히 K리그와 J리그, C리그를 관찰했다. 센터백 6명을 우선 합류하게 했는데 모두 월드컵에 가는 건 아니다. 내달 1일 보스니아와 평가전까지 28명이 생활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내달 3일 (오스트리아) 출국엔 23인 체재로 갈 것이다.

또 내가 감독 부임한 뒤 처음 발탁된 선수는 오반석, 문선민, 이승우다. 짧은 기간에 이 선수들이 얼마나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월드컵에 갈 수 있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부분이 차질을 빚고 있으나 앞으로 4주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수비진과 새로 온 선수 조합을 잘 맞춰서 국민에게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

- 이승우를 발탁한 구체적인 이유는.

이승우는 내가 20세 이하 월드컵 때 생활해봤다. 장점이나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A대표팀) 감독 부임하면서 국내 팬이나, 언론에서 이승우를 뽑아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땐 이승우가 바르셀로나에서 이탈리아 베로나로 이적하면서 적응해야 한다고 여겼다. 이번에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그래도 많이 성장했다. 첫 골을 넣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승우가 상대 팀에서 수비 뒷공간 파고드는 움직임 등이 좋다. 만약 월드컵에 간다면 문전에서 상대 반칙을 잘 끌어낼 선수다.

- 이승우 발탁을 결심한 시점은.

베로나에서 꾸준히 뛰는지 코치진이 관찰해왔다. 스웨덴의 장, 단점을 파악하면서 이승우를 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문선민은 최근 경기력 외에 전술적으로 어떠한 부분을 봤는가. 또 이청용 발탁의 결정적인 계기는?

지금 명단을 발표했으나 누가 월드컵에 갈지 알 수 없다. 5명 탈락자가 나온다. 이청용도 100% 간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부분을 팀 동료와 소화하면서 조직력을 얼마나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인천 경기를 보고 느낀 점은 문선민이 스웨덴에서 5~6년 고생도 하면서 스웨덴 선수에게 정형화된 선수라고 여겼다. 스피드도 좋고 100m 11초대에 뛴다. 우리가 원하는, 과감하게 공격할 수 있는 부분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어제 경기까지 점검하고 28명에 넣어서 꼭 보고 싶었다.

- 23명을 추릴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내가 항상 강조하는 건 선수들이 자기보다 동료를 위해서, 동료보다 팀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보다 한 발 더 뛰어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 21일 합류했을 때 팀 분위기 와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앞장서는 부분을 많이 볼 것이다. 그러면서 팀 조직력에 녹아드는 부분까지 판단하겠다.

- 최철순 이창민 등 기존 멤버 중 빠진 선수에 대해서는.

이 선수들이 어려운 여정을 함께 했기에 월드컵을 9회 연속으로 갈 수 있었다. 함께 가면 내 마음이 편하겠으나 절반 이상이 탈락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나도 월드컵 본선에 가지 못했다. 내 마음속엔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여긴 적이 있다. 세 번(1994 1998 2002)이나 그런 경험을 나도 했기에 선수 마음을 이해한다. 이창민은 최근 부상으로 어제까지 경기 출전하지 못했다. 최철순은 투지 등 어느 선수에게 밀리지 않으나 상대 신체 조건에 열세고, 공격에 가담했을 때 마지막 마무리 패스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여겼다.

- 중국파 부진 등 일부 선수 선발에 논란이 많았는데.

이 선수들 발탁하면서 논란이 발생하리라고 여겼다. 다행히 김영권, 권경원 모두 경기 잘 뛰면서 감각이 좋다. 이전보다 더 잘해줘야 한다고 본다. 논란을 스스로 잠재웠으면 좋겠다.

- 애초 계획은 23명 선발이었나.

부상자가 없었다면 23명을 뽑으려고 했다. 내가 짧은 기간 감독했기에 23명으로 조직력 강화에 중점을 두려고 했는데, 부상자가 많이 나왔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추가 선수를 넣었다.

- 마지막에 5명을 추려야 한다. 선수들의 스트레스도 클 것 같다. 이청용에게 이런 옵션을 감수하겠느냐고 언질했나.

그런 언질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아일랜드와 경기할 때 (현장에서)이청용을 만나서 많은 대화를 했다. 월드컵 가지 못한다고 여기지마라, 늘 간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으면 한다고 했다. 또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과 30분 통화하면서 이청용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팀에서 경기를 뛰도록 도와달라고 얘기까지 했다. 다만 그는 팀 사정으로 경기를 못 나가지만 몸 상태가 좋다는 조언을 했다. 월드컵에 갈지, 안갈지는 소집 훈련에서 결정할 것이다.

(이청용의 메리트는 무엇인가)

2010년 2014년 월드컵을 모두 경험했다. 내 포메이션에 있어서 이청용이 필요한 선수라고 여겨서 끈을 놓지 않았다.

- 공격진에 4명을 선발했는데, 경기에 변화를 줄 조커 카드가 상대에 너무 노출되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드는데.

스쿼드가 두터운 것도 아니고, 포메이션을 많이 가져갈 상황이 아니다. 지금 선수들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여겼다. 2~3가지 전술을 완성하려고 한다.

- 수비진 숫자를 보면 산술적으로 23명 최종 엔트리로 좁히는 과정에서 다수 탈락자가 나올 것 같은데. 경쟁 열기 조절과 수비 조직력 극대화 두 가지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수비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일대일이 강하면서 조직력이 강해지면 최고의 팀이다. 지금 우리 현실에서 수비진에서 일대일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조직력이 더욱 중요하다. 월드컵을 가기 전 내 머릿속에 있었던 김민재가 빠졌고, 김진수도 얼마나 훈련할지 알 수 없다. 센터백을 더 많이 뽑은 것도 스리백과 포백을 함께 들고가려고 한 것이다. 이들이 경쟁하면서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면 좋겠다. 4주간 최대한 만들겠다.

- 김진수가 오스트리아 가기 전까지 회복 가능하리라고 보나. 왼쪽 풀백 자원만 4명 가까이 되는데.

김진수는 (월드컵에) 가기 쉽지는 않다. 눈으로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다만 대표팀 의무팀이 재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훈련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김민우, 홍철, 박주호까지 왼쪽 수비 자원이 많이 있다. 선수 개개인의 장, 단점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어느 포메이션을 쓰느냐에 따라 누가 월드컵 갈지 결정될 것이다.

- 플랜A 4-4-2 포메이션에서 이번에 선발한 여러 선수가 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는데.

플랜A를 4-4-2로 구상했으나 바뀔 수도 있다. 그래서 (깜짝 선수) 선발이 있다고 볼 수 있다. 4-4-2 포메이션이라면 겹치는 선수가 많다. 다만 바뀌면 활용도가 달라진다. 이 자리에서 자세하게 말할 순 없다. 플랜B가 플랜A로 올 수도 있고, 플랜A가 플랜B로 갈 수 있다. 오스트리아 출국 전까지 확인하려고 한다.

- 다른 포지션과 다르게 공격수는 4명만 발탁했는데.

지동원, 석현준까지 뽑아서 함께 하는 것이라면 예비 엔트리 35명을 다 불러야 한다. 미드필드에 박주호가 수비로 내려갈 수도 있는 등 그쪽에 (멀티 포지션) 선수가 많이 있을 뿐이다. 앞서 말했듯이 부상자가 없었다면 23명을 뽑으려고 했다.

- 중앙 미드필더도 4명만 뽑았는데, (부상했던) 주세종의 컨디션을 확인했나. 기성용의 파트너가 늘 화두인데.

주세종이 군사훈련 등으로 몸이 좋지 않았다가 많이 회복됐다. 이번에 체크하기 위해서 28명 명단에 넣었다. 기성용의 파트너가 누구냐가 아니라, 기성용이 아니고 다른 선수가 그 자리에 뛸 수 있다. 기성용이 팀 중심이나 ‘파트너’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 권창훈이 프랑스 리그에서 투톱으로 나오고 골도 넣고 있다. ‘4-4-2 포메이션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로 유추했을 때 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권창훈은 스트라이커, 측면 미드필더, 볼란치 등 다재다능한 선수다. 다양하게 고려하겠다.

- 28명 선발 과정에서 코치진 이견이 있었나.

처음엔 23명 선발이 좋다고 견해를 모았다. 그러다가 부상자가 나오면서 볼 선수를 최대한 다 봤으면 한다고 하더라. 나 혼자 결정하는 건 없다. 모든 코치와 의견을 공유해서 일정, 프로그램을 다 만든다. 함께 28명 명단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소집하면 유럽에서 온 선수들, 주중 주말 경기 뛴 K리거 등 컨디션에 맞게 훈련 진행할 예정이다.

- 전술 변화는 부상자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이전 경기력에서 불만족스러운 게 있었는지.

부상자가 나오면서 플랜A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가 자신했던 부분을 버리고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도 여긴다. 그래서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월드컵 최종 소집 명단(28명)

GK -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 -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 도스) 윤영선(성남FC) 권경원(톈진 취안젠) 오반석(제주 유나이티드) 김민우(상주 상무) 박주호(울산 현대) 홍철(상주 상무) 고요한(FC서울)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 현대)

MF -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 고베) 권창훈(디종) 주세종(FC서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현대)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FW -김신욱(전북 현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FC)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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