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20년지기 페퍼톤스가 들려주는 #롱웨이 #안테나뮤직 #예능 그리고 친구
    • 입력2018-05-13 08:30
    • 수정2018-05-1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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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독보적인 2인조 밴드 페퍼톤스(신재평·이장원)가 3년 9개월만에 정규 6집 ‘롱 웨이’(long way)으로 돌아왔다.

2004년 데뷔 후 꾸준히 팬층을 형성하며 큰 사랑을 받아온 밴드 페퍼톤스는 2014년 8월에 발표된 정규 5집 ‘하이파이브(HIGH-FIVE)’이후 4년여만에 신보에서는 조금 더 서사적이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길’이라는 공통된 주제 아래 옴니버스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페퍼톤스만에 감성은 물론 음악적 내공이 짙게 느껴진다.

얼마전 만난 페퍼톤스는 “앨범이 나오는 기간이 들쑥날쑥하다. 정해진 기간이 아니라 좋은 앨범이 낼 수 있을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때까지 기다려서 내고자 했다. 4번째 앨범을 내고 첫 EP도 내고 5번째 정규에는 곡 수도 많았다. 그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낸 기분이라면 지난 기간은 다시 빈잔을 채우는 느낌이었다” 면서 입을 열었다.

-오래간만에 정규앨범이다.
신재평(이하 신):
라이브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이)장원이가 방송활동도 해왔지만 음반을 준비해서 긴 시간 공 들인 작품을 내는 것은 3년 9개월 만이라 긴장이 많이 된다. 연차가 15년 정도 됐는데 이제는 중견밴드라는 타이틀을 안 받아 들일 수 없다. 예전의 해왔던 방식을 고수해 나가기에는 시대적 변화도 있고 음악을 듣는 분들도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서 유연하게 수용하지 못하면 도태 될 수 있어 긴장이 된다.

-앨범 타이틀이 ‘롱 웨이’다. 설명을 좀 해달라.
신: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을 찾다보니 우리 안에서 새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존 앨범에서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경쾌하고 밝은 응원가로 들려주는 ‘뉴테라피’같은 곡이었다면 이번에는 곡마다 가상의 주인공과 가상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길’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를 관통하는데 지금까지 해오지 않던 방식이다. 가는 사람, 떠나는 사람, 외계인, 색다른 주인공을 하나씩 잡아서 길에 대한 노래를 옴니버스 구성으로 만들어봤다. 그 와중에 이야기만 집중하면 지겨울 수 있어 ‘카메라’같은 아기자기하고 우리만 할 수 있는 사운드를 연구하기도 했다.
이장원(이하 이):길 위에서만 느껴지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가서 원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누군가 마중을 나올까 등 특수한 설렘과 기대가 있는데 가벼운 여행이 아니다. 배낭을 메고 훌쩍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이민 가방 정도 들고 비장한 느낌이다. 돌아오는 기약이 없는 편도나 장기 투숙 정도.(웃음)
2018 페퍼톤스 콘서트_보도자료용
안테나뮤직 제공
-사운드적인 변화도 느껴진다.
신:
개인적인 변화도 있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면서 체득하고 획득한 정서들이 음악에 묻어나는 것 같다. 예전에는 기합이 잔뜩 들어갔다면 이제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설렁설렁 만들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전달하려면 음악적으로 너무 촘촘해도 메시지가 가려지게 된다.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적절한 정서만 채워넣고 필요 없는 부분을 거둬냈다. 또 우리가 공연장에서 재연하기에도 더 적합하다.
이:초창기에는 곡의 소리를 더하기만 했고 빼기는 하지 않았다. 계속 첨가하는 느낌이었는데 4집부터는 공연을 염두해 구현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과거에는 앨범은 물론 재킷이나 뮤직비디오도 직접 다 작업하셨는데 이번에는 안테나뮤직과 많은 협업을 하셨다.
신:
우리가 먼저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면 안테나뮤직은 서포트하고 도와주는 차원이었는데 최근에는 회사에 제작팀 등 식구도 많이 생겼다.이번 음반은 안테나 뮤직에서 시스템적으로 틀을 갖추어가면서 짐을 덜어주셔서 음악에만 온전히 신경 쓸 수 있었다.
이:우리에게도 새로운 시도다. 이전에 회사에서 이런 제안을 했다해도 받아 들이지 않았을것이다.(웃음) 회사에서 요즘 속칭 멋있는 것을 보여주셨는데 마치 인테리어를 하는 느낌이었다.
신:과거에는 안테나뮤직이 소규모로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회사라 아티스트 본인이 직접하는 부분이 많아서 아는 분들과 많은 작업을 했다. 원래 우리도 홍대 인디 레이블에서 시작했고 익숙한 제작방식인데 이제는 안테나가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웃음) 요즘은 시스템이 갖춰져서 다양한 분과 콜라보로 아트웍도 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실제로 안테나에 계시는 원로가수들은 로빈슨 크루소 같은 느낌인데 이번에는 회사와 함께하며 새롭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만족한다. 전작까지 우리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을 다 보여드렸다. 개인적으로 뮤직비디오에서 와이어 액션이 마음이 든다.

-초창기 속칭 똘끼 있는 밴드로서 약간의 신비주의 느낌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문제적 남자’와 ‘건반위의 하이에나’등을 통해 대중에게 많이 노출되고 친숙해졌다.
이:
텔레비전이 가진 영향력이 있다. 공연을 할때는 똑같은데 주로 길에서 사람들이 알아볼때는 ‘페퍼톤스’보다는 ‘TV에서 봤어요’ 하는 경우가 많다. 말을 걸어오시거나 사진을 찍자고 하시면 당연히 흔쾌히 찍어드리면서 ‘페퍼톤스’ 노래도 한번 들어달라고 한다.
신:3년9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동안 수면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계속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 (이)장원이가 방송을 해서 그런것 같아 고맙다. ‘건반위의 하이에나’는 과거 같으면 TV라는 매체가 익숙하지 않아 겁내서 안했을텐데 덥썩하게됐다.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진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페퍼톤스_프로필
안테나뮤직 제공
-2003년 결성을 했지만 대학생활까지 생각하며 20여년을 함께 해왔다.
신:
친구끼리도 처음 만날때는 죽이 잘 맞아서 스파크가 튀면서 빠르게 가까워지지만 서로 다른점도 발견하게 된다. 일단 음악적인 취향과 좋아하는 것이 공통점이 많아서 빨리 친해졌고 서로의 성향, 욕심, 하고 싶은 마음이 많은 것이 일치해서 같이 음악도 함께 했다. 긴 시간 함께 하면서 다른 부분은 서로 존중하는 좋은 친구이자 동업자다. 그 사이 솔로 음반 한장도 발매 안하고 두명이 팀으로 오래가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서로 착한 것 같다. 앞으로도 쭉 가지 않을까 싶다.
이:밴드가 15년 됐다 생각은 했는데 가까이 지낸지 20년이라니... 인생의 반을 함께했고 20년전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술도 먹지 못하지만 둘도 없는 친구다. 가장 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같이 일을 하기에 가장 불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기획사서 맺어진 것도 아니고 재미로 시작했다가 이렇게 판이 커진 거라 특이하다. 아직까지는 일보다는 친구가 우선이다.

-오래간만에 신보인데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신:
솔직히 음원차트나 이런 것은 전혀 감이 없다. 언젠가부터 우리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탄탄하다고 느껴오고 있다. 전국민이 다 들어주시면 좋겠지만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고 좋게 들어와주신분들이 이번에도 재밌게 들어주셨으면 한다.
이:목표가 있다면 7집도 냈으면 좋겠고 환갑때도 ‘뉴 히피 제네레이션’(new hippie generation)을 불렀으면 좋겠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안테나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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