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지난달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왓포드와 홈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런던 | 고건우 통신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두 달 가까이 득점포가 침묵 중인 손흥민(26·토트넘)이 도움을 기록하면서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경신했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뉴캐슬과 홈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5분 해리 케인의 선제 결승골을 도왔다. 지난달 18일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전에 이어 나온 손흥민의 올 시즌 11호 도움(리그 6호)이다. 그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케인에게서 넘어온 공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이어받아 다시 케인에게 간결하게 내줬다. 케인이 오른발로 마무리하면서 1-0 신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도움은 토트넘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로 이끌었다. 승점 74(22승8무7패) 3위로 도약한 토트넘은 13일 오후 11시 킥오프하는 레스터시티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5위 첼시(승점 70)와 승점 차를 4로 벌렸다.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마지노선인 4위를 확보하면서 시즌 최소 목표를 달성했다.

손흥민은 18골(리그 12골)을 포함, 시즌 29번째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21골 7도움으로 28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을 세운 그는 1년 만에 자신의 기록을 넘어섰다. 특히 홈구장인 웸블리스타디움에서만 14골 9도움으로 23개의 공격포인트를 해내면서 ‘웸블리의 왕’으로 떠올랐다. 레스터시티와 최종전도 웸블리에서 열린다. 여전히 두 시즌 연속 20골 달성 가능성도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사상 첫 ‘한 시즌 공격포인트 30개’ 대기록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다만 기록보다 더 중요한 건 몸 관리다. 손흥민은 6월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대비하는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호’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공격수다. 대표팀은 김진수 홍정호 김민재 등 주력 수비수가 연달아 부상으로 쓰러진 데 이어 공격진의 베테랑 염기훈도 전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갈비뼈 골절로 4주 진단을 받아 러시아행이 불투명해졌다. ‘부상 악령’이 불어닥친 상황에서 시즌 막바지 체력과 싸움에 놓인 유럽파 태극전사들도 부상 위험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 손흥민은 뉴캐슬전 이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1일 첼시전 이후 왼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고 고백했다. 손흥민 측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몇 경기 왼 발목이 다소 부은 상태에도 순위 경쟁에 놓인 팀을 위해 진통제를 먹으면서 뛰었다. 지난 3월 12일 본머스전 멀티골 이후 두 달간 침묵하며 내림세로 돌아선 이유였다. 이날 결승골 도움도 ‘진통제 투혼’ 없이는 나오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손흥민은 올 시즌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정규리그 36경기(27경기 선발)와 컵대회(FA컵, 리그컵) 9경기, 챔피언스리그 7경기 등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서만 52경기를 뛰었다. 여기에 A매치도 4경기를 뛰면서 한 시즌 60경기 가까이 출전, 지칠대로 지친 상태다. 더구나 지난 시즌 맹활약으로 상대 압박과 견제가 심해졌다. 왼발목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참고 뛰는 건 시즌 종료 후 여러 후유증이 올 수 있다. 레스터시티전에서 무리한 욕심보다 관리에 초점을 둬야하는 이유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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