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역대급’ 시즌을 예고한 ‘코리언 몬스터’가 예기치 못한 부상에 고개를 떨궜다.

LA다저스에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던 류현진(32)이 3일(한국시간) 사타구니 염좌로 자진강판했다. 시즌 3승 무패 방어율 2.22로 ‘절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보다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던 류현진의 부상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허탈감을 드러냈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아 악전고투 중인 다저스 입장에서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류현진은 이날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2018 메이저리그(ML) 내셔널리그 라이벌전에 선발등판해 2회 1사까지 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투구를 했다. 1사 후 데블 마레로에게 초구 커브를 던진 뒤 2구째 컷 패스트볼을 던진 직후 왼 다리 통증을 호소했다. 로버츠 감독과 구단 트레이너, 내야수 전원이 마운드로 달려가 류현진의 상태를 살필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다. 투구를 이어가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던 류현진은 더이상 던질 수 없다고 판단해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2회말 선두타자 케텔 마르테에게 초구를 던지다가 투수판에 다리가 걸린 듯한 제스처를 취했는데 이 여파가 이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부상 도미노로 신음하는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매우 큰 손실이다. 트레이너들의 말로는 상당히 심하게 부상했다고 한다.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지만 류현진의 반응이나 같은 부위를 부상한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내일(4일) MRI(자기공명영상)촬영을 하면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부상이라면 6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하다. 로버츠 감독은 “올시즌 류현진의 출발이 매우 좋았다. 언제 통증이 발생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본인도 상당히 실망한 모습이다. 류현진이 팀을 위해 해 준 것들을 생각하면 정말 큰 손실”이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ML에 진출한 2013년 이후 사타구니를 부상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어깨 수술 후 복귀를 준비하던 2016년 4월 사타구니 통증으로 불펜 투구를 중단했다. 당시에는 경미한 부상이라 열흘 만에 투구를 재개했지만 이번에는 전력으로 투구하다 입은 부상이라 더 오래 쉬어야 할 수도 있다. 다저스는 4일 MRI 촬영 결과를 받아본 뒤 류현진의 정확한 재활기간과 복귀 시기를 가늠할 예정이다. 우선은 부상자 명단 등재가 불가피해 보인다. 성공적인 재활시즌을 보낸 뒤 올해 ‘괴물 본능’을 회복해 승승장구하던 류현진이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난 셈이다.

한편 류현진의 조기 강판에 볼구하고 다저스는 불펜진이 7.2이닝을 단 한 점으로 막아내고 2-1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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