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항소 기각\' 강정호, 1심 판결 그대로...유지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 4부에 출석해 음주 뺑소니 사고 혐의로 1심에서 징영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데 대한 항소심을 마친 뒤 소감 없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항소 4부(김종문 부장판사)는 피고인 강정호에 대해 항소를 기각했다. 2017.05.18.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여곡절 끝에 취업비자가 나와 다시 유니폼을 입지만 바로 빅리그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구단에 14개월 공백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내부경쟁서도 승리해야 한다. 극적으로 구제된 피츠버그 강정호(31)가 만만치 않은 과제와 마주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지난 27일(한국시간) 강정호가 취업비자를 발급받고 팀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강정호 또한 공식성명을 통해 사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강정호는 “내 후회스러운 행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잘 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뒤 내가 그토록 그리워한 곳으로 돌아오게 돼 정말 기쁘다. 첫 번째로 정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두 번째로 빨리 팀에 합류해 공헌하고 싶다. 다시는 그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냈다. 앞서 2차례의 음주 운전 경력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그를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고 법원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미국 정부는 강정호의 취업비자 발급을 거절했고 피츠버그 구단은 그를 제한선수 리스트에 올렸다. 제한선수 리스트에 오른 선수에게는 연봉이 일체 지급되지 않는다.

앞으로 강정호는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에서 있는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에서 컨디션을 체크한 후 구단의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과 ML 선수협회에서 주관하는 음주 치료 프로그램도 이수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아직 강정호의 몸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가 스프링캠프 기간 만큼은 훈련해야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는 몸상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츠버그 닐 헌팅턴 단장은 피츠버그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강정호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야구선수로서는 물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성장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 강정호가 지난겨울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참가했지만 그곳에서 제대로 된 경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정확한 몸상태는 강정호가 팀에 합류한 후 알 수 있을 것이다. 강정호가 예전 수준의 경기력을 찾는다면 그의 합류여부를 결정하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2015시즌과 2016시즌 2년 동안 ML 229경기에 나서 타율 0.273, 36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던 강정호는 지난겨울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선 24경기에 출장해 타율 0.143, 1홈런, 10타점에 그쳤다. 보통 스프링캠프 기간이 5~6주인 것을 고려하면 강정호의 복귀시기는 빨라야 6월말이 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지금의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있을 때와 상당히 달라졌다. 앤드류 매커친, 게릿 콜 등 팀의 중심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면서 이른바 ‘새 판짜기’를 진행하고 있다. 강정호의 자리였던 3루에도 트레이드로 영입한 콜린 모란이 왔다. 모란은 28일 현재 23경기 83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84 2홈런 13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강정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피츠버그가 재계약했던 데이비드 프리스도 여전히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결국 강정호가 다시 로스터에 들어가려면 과거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만일 강정호의 페이스가 쉽게 올라오지 않으면 피츠버그는 끝까지 그를 콜업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제한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연봉은 받고 마이너리그에서 실전은 소화하겠지만 빅리그 복귀까지는 변수가 많다. 무엇보다 피츠버그는 올시즌이 끝나면 강정호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팀옵션’을 보유했다. 2019시즌 연봉 550만 달러를 지급하지 않고 25만 달러만 강정호에게 전달하면 계약은 끝난다. 이 경우 강정호는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린다.

한편 피츠버그 지역언론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강정호의 복귀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이 매체는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다. 그런데 똑같은 실수를 세 번이나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강정호는 운이 좋았다. 음주운전 사고를 저질렀는데 누구도 죽지 않았다, 사고 이후 경찰에게 거짓말까지 했다. 강정호는 2016년 10월 3일 이후 ML 경기에 뛰지 않았다. 윈터리그에서도 부진했다. 강정호가 아닌 모란에게 계속 기회를 줘야 한다”고 피츠버그와 강정호의 재결합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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